점심시간에 책을 잠시 읽었는데 기분이 너무 더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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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출장이라고하기엔 그런, 짧은 출장/외근을 나오게 되어서 점심을 먹고 났더니 널널함을 즐길 시간이 평소보다 넉넉하네요. 월요일에 조그만 선물을 받은 듯 싶습니다.
항상 책 한 권은 소지하는 버릇이 있는데(저는 여전히 종이책 파인지라...), 그렇게 소지하고다니는 책은 단편 모음집이라거나 챕터가 딱딱 나뉘어진 두껍지 않은 책들이고요.
오늘부터 들고 다니기 시작한 책은 "클레어 키건 - 푸른 들판을 걷다" 에요.
국내에도 이미 유명세 많이 타고 있어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작가인데요.
어느 순간 서가에서 워낙 평이 좋고 추천이 많아서, 일단 국내에 소개되는 책은 모두 읽게 "되어버린" 작가인데, 훌륭한 작가이고 글쟁이라 저 역시 생각합니다.
다만, 제 취향이냐 하는 점에 있어서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잘 쓴 책이니까 읽고, 글을 잘 쓰는 그리고 이야기를 잘 표현하는 작가이기에 읽어가는 경우에 속하네요. (이것도 일종의 허영이라면 허영일까요? 하하)
재미에도 각각의 종류가 있고 슬픔에도 종류가 있고 불편함에도 종류가 있어, 재미있다고 모든 게 좋은 것도 아니며, 슬프거나 불편하다고 해서 마냥 짜증나거나 싫은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이 작가의 이야기는 기분 더러운(그것도 매우 심하게) 불편함이 동반되는 이야기들이다 보니 마냥 슬프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해서 제 취향에 들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독자가 저는 아님에도 불구하고(혹은 아니라고 저 스스로 생각하는) 그 "기분 더러움"을 소화하기엔 이젠 더 이상 젊지도 산뜻하지도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게 되어버린 늙은이라서 그런지 그 기분 더러움에 평소보다 더 요동치는 제 "심박수"가 스스로 너무 불쾌해서...
첫 단편 "작별 선물"을 읽고 바로 책을 닫아버렸네요.
다음 편이 책의 제목인 "푸른 들판을 걷다"인데 원래 이것까지 읽고 점심시간 후 휴식을 마치려했는데 말이죠.
쩝...
그나마 "맡겨진 소녀"는 뭔가 동화 같은 구석이라도 있었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서는 너무 끔찍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착한(???) 인물이 등장하고 조그만 반항과 개선이라도 해보려 노력하는 이가 등장해서 그 "기분 더러움"을 조금이나마 희석해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였는데...
점심에 읽은 "작별 선물"은... 하아~ 그냥 기분 더럽네요.
피해 자체도 기분 더럽고, 그 원인을 둘러싼 이들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할 뿐더러 그저 순응하고 있던 상황도 기분 더럽고, 그것도 가장 안전한 장소여야 하는 곳에서 가장 믿어야할 사람과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던 것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기분 더럽고...
그래서 급하게 유투브를 열고 "무한도전"을 보고 휴식시간을 마무리했네요.
살 것 같네요.
결론은 "무도 짱!" 입니다.
TANK님의 댓글의 댓글
낑낑이님의 댓글
저도 뭐랄까.... 그냥 좀 부정적인 아우라가 가득한 글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가의 다른 책들은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sdfsdfsdf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