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느낌의 두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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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출장에서 막 돌아와서 짐 정리하다 떠오른 생각입니다.
5:4:1 정도로 홍콩/간사이/하네다로 출장을 가고 있습니다. 영어도 일본어도 못하는데 짬에서 밀려서 떠맡고 있습니다.
16년도부터 쭉 다녀왔고 코로나 직전, 직후 까지 계속 출장을 다녀야 했습니다.
홍콩은 민주화 시위 + 코로나 이후 급격한 쇠락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도심은 덜 하지만 주요 출장지인 정관오 산업단지(가산+구로+판교 느낌입니다. 주거지와 산업단지가 분리되어 있습니다.)나 쿤통(정관오로 가는 버스가 있고 호텔이 저렴합니다.) 주변은 광둥어보다 북경말이 들리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간단한 영어로 소통하는 건 빨간 택시(홍콩 도심권을 주로 다닙니다.)가 다니는 곳에선 문제 없었는데 홍콩섬과 침사추이 주변을 제외하면 영어로 간단한 소통하는 것에 조금씩 삐걱거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오가는 길에 눈에 익은 상점들 쇼윈도에 걸려 있던 왓츠앱과 페이스북 링크들이 하나둘씩 QQ/위챗/틱톡 링크로 바뀌어 갑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홍콩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야 할 날이 다가온다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중심지라고 느낄만한 꺼리들이 많이 있는 것도 느꼈습니다. 내리막 길이라지만 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아트바젤 홍콩과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갤러리/전시관들, 미슐랭 받았거나 월드 레스토랑에 들어있는 식당과 중화권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소화 할 수 있는 음식들, 무엇보다 홍콩시민이라는 인식과 이를 지키려는 자세들이 홍콩이라는 장소의 매력을 근근히 버텨나갈 수 있게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반대의 느낌을 일본에서 받았습니다.
일본은 조금씩 이지만 분명하게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여두었지만 QR코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이전 보다는 훨씬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엑스포 때문인지 간사이는 오픈루프를 도입해서 교통카드를 구입하지 않고도 시내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전보다는 엄청 많아진 신용카드 사용처에 놀랐습니다.
도심권 한정이지만 계속되는 개발(오사카/우메다는 언제나 공사중인 것 같습니다.)과 함께 코로나 이전 보다는 좀 현대화(?)된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간단하지만 이제는 일본어+바디랭기쥐 위주에서 영어/한국어로 소통하려는 자세부터들이 보이는게 저력이 있는 동네라는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거기 사는 사람들은 우리네 처럼이나 무척 고달파 보였습니다.
연말연시 시즌이 시작되면서 술먹고 헤롱거리는 직장인들, 같은 말, 행동을 기계처럼 반복하며 몇 시간을 고강도로 일하는 서비스직 노동자들, 영어가 들리면 일단 굳으면서 당황하는 모습들, 너무 매뉴얼에 얽메여서 패턴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일처리가 엄청 늦어지는 모습들. 일처리 못하는 부하직원 한탄하는 상사와 상사의 업무 지시가 이해 안가는 부하직원
한국에서의 삶이 조금 더 빡빡해지면 저런 모습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업무로는 시키니까가더라도 계속 찝찝한 기분이 남고 여행으로는 선택지에 꼽기 힘든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제 12월에 홍콩, 1월에 일본 출장을 한번씩 예정되어 있는데 가기 싫지만 다녀오면 모닝캄 다녀와서도 비슷한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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