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칼럼] 조은산 님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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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진중권 등 '조국흑서 5인방' 능가했던 '진인'
극단적 시장주의 '시무7조' 횡설수설로 화려한 등장
민주정부 인사들엔 막말, 윤석열엔 '소탈한 호랑이'
윤석열 당선 자랑스러워하며 홀연히 사라진 인물
'시무7조' 시킨 대로 한 윤 위기, 팔짱 끼고 있을 텐가
혹시 신분 감추고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건 아닐까?
시무7조’에서 조은산은 무슨 주장을 했는가? ‘민생 파탄’ ‘시장경제 퇴보’ ‘굴욕외교’로 인해 여론조사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0퍼센트 아래로 내려갔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꾸짖었다. ‘허황한 꿈’ ‘해괴한 말’ ‘미친 소리’ ‘배신자’라는 말로 조국·이해찬·김현미·노영민 등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주요 인사를 비난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다음 일곱 가지를 요구했다. 문장이 종잡기 어려울 정도로 어수선해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만 추렸다.
1)소득세·상속세·법인세·종부세 등 세금을 줄여라.
2)보편복지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버리고 기업 규제를 철폐하라.
3)한일관계를 개선하고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라.
4)인간의 욕망 추구를 억압하는 부동산 규제를 철폐하라.
5)민주와 인권만 외치는 선동꾼·아첨꾼을 배격하고 자유를 함께 추구하는 인재를 등용하라.
6)토지거래 허가지역 지정 제도와 임대차 3법을 폐지하라.
7)적폐청산을 명분으로 한 정적 처단을 중단하고 낡은 이념과 복수심을 버려라.
어떤가? 대통령과 참모들이 일일이 대답할 필요가 있는 요구였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그때는 다른 이름표를 달고 있었던 국힘당, 조‧중‧동과 재벌 기관지인 경제신문들이 주장한 바로 그 정책이었다. 그래서 재벌언론‧족벌언론‧건설사언론은 ‘시무7조’를 역사적 가치가 있는 명문인 양 추켜세웠다. 그러나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리 평가한다. 조은산의 글은 극단적인 시장주의 이데올로기를 역사극 대사 같은 문장으로 포장한 횡설수설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평가도 다를 수 있음은 인정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미워하고 민주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조은산을 위대한 애국자로, ‘시무7조’를 역사의 명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보수언론이 명문장가로 떠받든 막말 범벅 ‘파워 블로거’
무슨 근거로? 책 판매 데이터가 있다. 조은산이 한 정치적 주장을 조은산 스타일의 문장으로 쓴 책으로는 시장에서 먹고 살기 어렵다. 2021년 8월 조은산은 <시무7조>(매일경제신문사)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여러 신문이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추천했다. 윤석열·윤희숙·서민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들이 추천사를 썼다. 그러나 그 책은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 딱 한 주 국내도서 베스트셀러 ‘TOP100’에 들었을 뿐이다. 딱 한 주였고, ‘TOP10’이 아니라 ‘TOP100’이었다. 교보문고와 알라딘의 판매실적과 독자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은산의 책은 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도서시장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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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라, 조은산!
blowtorch님의 댓글의 댓글
GreenDay님의 댓글
추론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였죠.
우주난민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