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조선에서도 악명이 높던 러시아의 전투종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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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서북부에 카자크족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사납고도 악독하여 유럽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그들은 우리나라에 와전되어, '카자크족은 퇴화되지 않은 꼬리가 있으며, 사람 고기를 식량으로 삼는다'고 소문났는데, 그들이 요즘 우리나라에 들어와 강토를 짓밟으며 남하하였다.
안주의 어느 백성이 암말을 잡아매고 편자를 박다가 갑자기 돌아다니던 아라사 병사를 만나자 말을 미처 풀지도 못하고 달아났다.
카자크족 병사들이 이 암말을 보더니 돌아가며 수간을 하였다.
이 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이들이 카자크인데 성품이 가장 음탕해서, 부녀자를 만나면 늙었는지 젊었는지도 묻지 않고 문득 범한다.
숫양처럼 하루에 수십 번이나 교합하므로 그들이 지나가는 곳에는 부녀자의 그림자도 없었다."
그들은 또한 의심이 많아서, 늘 약탈하다가도 네댓 명이 모여있는 것을 보면 침입하지 못하며, 먹을 것을 보면 소나 말처럼 반드시 생채로 씹어 먹었다.
그들은 말도 잘 타서 한번 휘파람을 불며 달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10여 리를 달렸다.
용모가 비록 사납게 생겼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만나도 죽이지 않았으며, 도리어 부드러운 빛을 보였다.
그들을 볼 때마다 이를 가는 자는 오직 왜놈뿐이었다.
이때 왜군은 황해에 퍼져 있으면서 자기 나라의 식량과 기계 운반 말고는 통행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다른 배를 타고 우리나라 사람으로 분장하여 평안도 지방을 드나들며 아라사를 정탐했는데, 아라사가 그것을 알고 엄히 수색하여 머리 깎은 자(주.당시 일본군은 삭발을 했습니다.)를 보면 그 자리에서 죽였다.
그래서 스님들 가운데 죽은 자가 수백 명이나 되었다.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이 방한모를 썼는데, 러시아 군사들이 사람들을 만나면 칼 끝으로 모자를 벗겨 머리를 깎았는지 아닌 지를 조사했다.
-《매천야록》, 황현-
다름 아닌 카자크족들인데...
그들은 유럽에서도 프랑스, 오스만 튀르크 제국 등에게 공포를 샀으며 러시아의 시베리아 정복도 이들이 주도했고 구한말에는 남만주와 한반도 북부까지 와서 활동한 바가 있습니다.
황현의 매천야록은 그 당시 조선인들이 카자크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료 중 하나인데, 한편으로는 초기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의 강력한 아군 중 하나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친해진 이유는 다름 아닌 지식 덕분으로, 이주한 한인들은 재빨리 러시아어를 배우고 읽고 쓰는데 능숙해졌고, 한인들의 지도층들은 복잡한 정치와 고도의 행정에 능해 문맹이 많던 카자크들과 러시아 정부간의 정치와 교섭을 도와준 게 계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연해주의 한인들과 카자크들은 사이좋게 지냈으나 스탈린이 민족 강제 이주를 실시하면서 흩어져 버렸다고 하네요. 이후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한인들은 카자흐인과 체첸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손을 잡고 스탈린시대를 해쳐나갔다고 합니다.
TheRoad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