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어서 쓰는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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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hinerdebriang 223.♡.159.149
작성일 2024.11.25 18:52
53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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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읽고들 계시겠죠 

한강씨 소설을 왜 읽게되었냐고 묻는다면 

제목때문이라고 말할수밖에 없네요

(애초에 518관련 이라면 감정소모하고싶지않아 굳이 안읽었을겁니다…소년이 갖는 희망과 아련함때문에 

성장소설 쯤으로 생각했던거같네요)


대하소설로도 모자랄 주제의 무거움을 

정말 간단하게(?) 충격과 슬픔의 심연으로 

몰아가죠 


광주의 아픔과 타오르던 복수심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던 것이 

죽음이후 영혼에 대한 묘사였어요 


영혼이 아무런 사리분별없이 

흩어져서 

이리 저리 휩쓸려간다는 발상이 

너무 그럴싸했거든요 


어떤 종교에서도 쥐어지지않았ㄷㅓㄴ 

죽음이후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다가왔어요 

그간 지구별에서 살다간 

수억명의 영혼이 천국과 연옥에서

빠짐없이 수용되고 있다고? 


전생을 거듭인과한다면 

그 기록은 누가 관리하고 

알맹이(본체)는 과연 너덜너덜해지지않고 

고유함을 간직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 


그럼 우리는 그냥 아무 의미없는 무기화합물로 돌아가는 걸까?  그냥 혼비백산해서 

재로 흩어진다는 것도 맘에 안들었고요…


근데 소년이 온다에서는 

저의 보잘것없는 문학적, 영적 상상력을 

만족시켜줬어요…


눈물도 흘렸지만 

많은 깨달음을 준 책입니다 

노벨상을 받았든 아니든 

물론 아직 그 열기가 

사라지기전임에  힘입어 

몇자 감상을 덧붙이게 되었지만요 


그후로 수술을 하게되어 

대기실에서 마치 “시체안치소“처럼 

차가운 스텐 수술대위에 

마취가 깨길 기다리는중에 

저 멀리 산맥을 돌아 

누가 말을 타고 오듯 

끈질지게 

아야야야아 아파 아파.. 신음을 하고있더라구요

(마치 매일아침의 알람이 잠결에 끼쳐서 들려오듯) 


그때 느꼈어요 

아 소년이 온다에서 말한 그 느낌을…

저는 살아있어서 

생명을 조금 더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 때 그 기억과 함께 

소년이 온다는 

그렇게 남아 있습니다




댓글 3 / 1 페이지

빠다속에감자님의 댓글

작성자 빠다속에감자 (220.♡.77.96)
작성일 어제 19:00
책을 한참 전에 구입하고 며칠 전에 손에 들었습니다. 이제 2장 까지 읽고 3장을 읽고 있는데, 읽는 내내 눈앞에 상황이 그려져서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완독 하고, 첫째 아들에게 건네 줄겁니다. 아들이 다 읽을지 중간에 포기할지 모르지만 만약 아들이 완독 한다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철벽뮐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철벽뮐러 (118.♡.83.13)
작성일 어제 19:32
결이 다르긴 하나 박건웅 화백의 '황금동 사람들'도 읽어보셔요...

someshin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어제 19:58
저는 책 나오고 거의 초반에 읽었었는데 그때는 주변에서  지금 만큼도 광주나 4.3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물론 광주 사람들과 제주 사람들은 한번도 그 기억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을테지만요. 
그래서 이렇게 모든 국민이 겪은 일을.. 실제 겪으신 분들은 그 고통에 몸소리쳐 숨죽여 소리조차 내지 못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끊임없이 작게나마 담론으로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고
나 혼자만 숨어 느끼는 슬픔과 고통이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는데 이제 전세계가 알게 될
텍스트의 상상력이라는 힘이 정말 놀랍게 느껴지고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무엇을 썼더라도 잘 쓰실 분이지만 이런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이 참 큰 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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