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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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헬스장을 다니며 열심히는 못했어도 꾸준히 운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그마저도 하지 않게 되었죠. 헬스를 안 다니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결제도 미루고, 그렇게 운동과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이제 30대 후반, 제가 하는 운동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번 1~15km 정도 걷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이 제게 "운동을 안 하더라도 하체 운동만큼은 해야 한다"는 영상을 추천하더군요. 그날부터 스쿼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30개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50개, 100개, 그리고 200개까지 늘려갔죠. 회식이 있던 날도, 등산으로 하체가 힘들었던 날도, 아픈 날도 하루를 빼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기록이 깨지는 게 싫어서 매일 빠짐없이 해냈습니다. 그렇게 300일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발을 디딜 때 무릎에 반대쪽으로 꺾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기록을 이어가고 싶어서 200개를 100개로 줄여가며 운동을 계속했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멈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2~3일 쉬고 나니 통증은 사라졌지만, 문제는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도 함께 사라져버린 것이었죠. 그렇게 생각 없이 20일 넘게 운동을 쉬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기록에 얽매여 열심히 해왔던 제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운동 생각조차 나지 않는 제 자신이 신기했습니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할 줄이야. 하지만 지금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조금 쉬었다고 무릎도 얇아진 듯하고, 제 자신을 되돌리기 위해 다시 스쿼트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