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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라면 어떠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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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쌍둥이최고 121.♡.247.80
작성일 2024.12.01 00:35
2,13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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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예수님이라면 어떠셨을까"를 고민하게(종교적 용어로는 묵상) 됩니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도록 훈련 받아왔었는데 커리어에 매달린 후로, 내 욕심에 조금 마음을 열어둔 후로 이 질문을 잘 던지지 않았었어요. 이번 질문은 요즘 출석 중인 대형 교회의 차별금지법 관련 문자를 받은 후 던지는 질문이었어요. 

예수님이셨다면 이 교회에 계시지 않았겠다 싶더라구요. 제가 이해하고 있는 예수님은 교회에서 높임받는 걸 절대 좋아하시지 않으실 분이고, 수준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환담만 나누는 곳에 끼이지 않으실 분입니다. 지금 출석 중인 교회는 기독교계에서 그나마 '선교', '봉사' 등 행동을 중시하는 교회입니다만, 그조차도 문드러져 비싼 디저트 먹으며 노닥거리는 곳을, 예수님은 절대 좋아하시지 않을 겁니다. 작은 교회, 정말 소수의 인원이 모여서 김치와 밥을 주변 약자에게 나누는 교회, 목사님, 사모님이 본인 생계도 잘 해결 안되면서 헌금을 쪼개서 여기저기 돕는 교회, 그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는 목사님 사모님이 걱정되어 음식이라도 갖다드리는 수많은 작은 교회에 계실거예요.

제가 아는 예수님은 아마, 용산 뒷골목 쪽방촌 할머니 집에 도배를 하고 계실거고, 서울역 노숙인 옆에서 함께 앉아계실 겁니다. 결손가정 아이들을 챙기고 있을거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며 눈물 짓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진짜 크리스챤'들은 그 삶을 따라 그런 곳에 있습니다.

되돌아가 제 삶을 돌아봅니다. 어릴 적부터 그렇게 살고자 몸부림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외치다가 어느순간 현실에 안주해서 인센티브 늘릴 법을 궁리하고 집값이 오르길 기대하는 제 모습이 오늘따라 더 창피하고 초라합니다. 가족을 부양하는 무게에 짓눌려 훌쩍 다시 그 길을 가기엔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습니다. 통장 잔고의 일부를 헌금하고 후원해도 조금의 마음의 안정을 가질지언정 헌금함에 동전을 쏟아넣던 바리새인이 내 모습인 것 같아 괴롭습니다. 두 렙돈을 다 던져넣은 여인은 얼마나 마음이 가볍게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었을까요. 

내일은 달라져야합니다. 마음의 욕심을 비워내려 발버둥칠 겁니다. 더 높은 커리어 자리로 가고자하는 욕망을 끊고 내 주변의 작은 곳을 매꾸는 사람이 되려 노력할 겁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무엇을 한다'는 자기 최면으로 내 욕망을 신앙으로 포장하지 않을 겁니다. 내 방향타를 천천히 원래의 위치로, 배워왔던 위치로 돌릴 것입니다. 


덧,

예수님이라면 보편적 복지정책을 엄청 좋아하셨을 거예요. 약자와 함께 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박사학위를 가진 자의 화이트칼라 노동과, 아르바이트 시급 노동자가 같은 한 달란트를 받는 것이 얼마나 성경적인가요? 경상도에서 교회 장로를 하셨던 큰아버지께서 저에게 빨갱이 사상에 물들었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두둔한다며 소리치셨던 순간이 있었는데, 성경의 이 원리와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해내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댓글 17 / 1 페이지

DeeKay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eeKay (14.♡.64.225)
작성일 12.01 00:40


누가 돌아왔게 이러면서 전부 다 총으로 쏴죽이셨을 겁니다

RanomA님의 댓글

작성자 RanomA (125.♡.92.52)
작성일 12.01 00:50
저는 불교도입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예수님은 단순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그저 당신께 주어진 상황에서 모두를 바라본 후에, 가장 단순한 답을 주셨을 거 같습니다.

관하님의 댓글

작성자 관하 (180.♡.171.232)
작성일 12.01 01:10
예수님이라면,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계실 겁니다.

migo님의 댓글

작성자 migo (104.♡.68.24)
작성일 12.01 01:23
예수님은 사랑하라고 하셨고 실제로 사랑하셨지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거미님의 댓글

작성자 거미 (211.♡.195.44)
작성일 12.01 01:46

레드향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레드향 (222.♡.203.98)
작성일 12.01 05:46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youngyoung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youngyoung (182.♡.220.179)
작성일 12.01 05:53
세상과 신앙 사이 양다리 걸치고 내가 편한대로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머리로 알고 있는걸 실천하는 삶..  예수님 계신곳을 바라보며 그쪽을 향해 가는 삶을 살수 있길 바라 봅니다.

녹차중독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녹차중독 (220.♡.165.112)
작성일 12.01 06:16
지금 개독은 돈없는 예수님은 다시 오셔봐야 관심도 없을 걸요. 중독 석유 재벌로 재림하셔야 …

까망꼬망1님의 댓글

작성자 까망꼬망1 (61.♡.120.114)
작성일 12.01 07:13
교회자체가 교황의 권위를 부정해서 나온건데 지금은 되려 교회가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는거 보면 웃기지도 않죠
예수님이라면 우리나라 교회를 보면 바로 독사의 자식들아! 하시면서 채찍들고 뒤집어엎으셨을겁니다.

WinterIsComing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WinterIsComing (124.♡.1.247)
작성일 12.01 07:20
넷플릭스 메시아2가 종교계의 외압으로 제작중단 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Typhoon7님의 댓글

작성자 Typhoon7 (118.♡.10.43)
작성일 12.01 08:28

예수 핑계로 목사를 떠받들고, 온갖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며, 기득권의 종이 되어 호의호식하려는 꼴을 보고는 탄식하시겠죠.

'일부입니다. 일부^^'따위의 핑계를 듣고는
"야, 이 뱀 *끼들아! 맛을 잃은 소금이구나!"라며 일갈하시거나...

부산행님의 댓글

작성자 부산행 (38.♡.78.156)
작성일 12.01 08:50

주여...

이모양님의 댓글

작성자 이모양 (125.♡.54.138)
작성일 12.01 09:21
예수님도 유튜브 프리미엄 때문에 인도계정 알아 보실 거에요.

빵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빵발 (116.♡.145.23)
작성일 12.01 11:24
저도 성경 속의 예수님의 삶은 실제로 '빨갱이'의 삶을 사셨다라고 생각합니다.

운명공동체 안에서 약자들을 돌보며 서로의 필요를 살피고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이루라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고 형제들을 섬기라고 하셨는데,

지금의 교회는 자기의 안위만을 위한 딱 '동호회'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최악인 것은 이권에 관여하고 그 이익을 더 키우기위해 정치권에 발을 담가 거짓 선동을 일삼으며 스스로 권력화하려는 모습인데,

저는 도저히 견디고 버텨낼 수 없어서 모든 기독교의 틀 안에서 나왔고, 몸에 밴 기독교 습관들이 빠지고 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예수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성경에서 구약과 신약을 통틀어 제시하는 구원의 유일한 방법인 십자가 피의 의미를 믿고 확신하지만,

지금의 비성경적이고 복음을 철저하게 가로막는 '교회당'에 나갈 일은 절대로 없을겁니다.

Piosito님의 댓글

작성자 Piosito (58.♡.118.202)
작성일 12.01 11:39
저도 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교회가 그리고 종교인들이 해야하는 것은 바로 낮은 곳에 임하는 것이죠. 함께 나누고 돌보고 함께 살아가야죠

colashaker님의 댓글

작성자 colashaker (121.♡.232.141)
작성일 12.01 12:17
이미 최소한 몇번.. 우리곁에 오셨었을겁니다만..
목사들에게 매번 밟혀 죽임당하시고 암매장당하셨었을겁니다.

비가그치고님의 댓글

작성자 비가그치고 (182.♡.147.145)
작성일 12.01 12:25
정말 제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글이라 놀랐습니다.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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