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무한도전 같은 예능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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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으로 미디어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90년대까지 공중파 집중
2000년대부터 유선방송 대중화
2010년대부터 미디어 다변화 시작(유튜브, 인방 등)
2020년대부터 미디어 다변화 정착, 공중파 및 유선방송 몰락, OTT 등 뉴미디어 다변화&활성화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한도전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3년 가까이 방송되었고 실제 쇠퇴기는 2014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중파의 마지막 전성기와 쇠퇴기를 함께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와 현재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정 컨텐츠에 대한 시청인원의 감소, 그에 따른 광고수입 감소, 제작비의 감소 등등이 지속되어 이제 주말 예능의 경우 3-5% 정도의 시청률이 뉴노멀이 되었습니다. 당시 10% 시청률을 무한도전 위기의 기준으로 잡던 상황과 너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무한도전과 요즘 예능을 비교해보면 일단 출연자 및 스태프의 투입 인원이 너무 줄었습니다. 촬영인원 뿐만 아니라 뒤에서 컨텐츠를 준비하는 작가들, PD들의 인력도 줄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동일한 시간을 채워야하니 재미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비슷한 결인 놀면뭐하니를 안 본지 1년이 넘어간 것 같습니다. 긴 시간을 채울 재미가 부족하니 싱겁습니다.
바뀐 컨텐츠 트렌드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짧아진 컨텐츠의 길이, 단기적이고 표면적인 캐릭터 형성, 저예산, 맞춤형, 다변화 등등으로 인해 이제 "대세"라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한도전도 생각해보면 1시간 넘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호흡이 그 당시에는 받아들여질 정도였으며 심지어 장기프로젝트의 경우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기대하며 몇 주를 의리로 봐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러기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호흡이 길기에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도 마찬가지구요.
미디어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권력의 다변화로 인해 인력과 예산은 집중되기 힘들어졌고 이에 따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재미와 컨텐츠도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시대를 관통할만한 역사적인 것은 앞으로 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설적인 것 같습니다. 정치가 발전했고 민주주의는 현재로서 인류가 가진 최고의 방법론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더 이상 베르사유 궁전 같은 건축물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베르사유 궁전을 보기 위해 돈을 들여 관광을 갑니다. 현재에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기에.
마찬가지로 저는 오늘도 무한도전 유튜브 채널로 갑니다. 이제는 더 앞으로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기에, 오히려 희소해진 그 재미를 저는 자주 그리워하는 것 같습니다.
강동구생물님의 댓글
공중파에서 자연스러운 개그 코드로 시청자의 입맛을 맞추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규제 자체가 유튜브랑 공중파의 급이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