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어떻게 최강의 빌런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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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 시절엔, 공안기관이 킹왕짱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4대 천왕이 있었습니다.
대빵 - 안기부(구 중앙정보부, 현 국정원)
군 - 보안사(기무사, 현 방첩사)
경찰 - 구 치안본부 대공분실
검찰 - 공안부
놀랍게도 이들은 때로 협조할 때도 있지만, 자기들끼리도 경쟁을 하느라 의외로 서로 정보를 잘 교환하지 않았습니다. 상호 견제도 심했죠. 원래 박정희가 서로 견제하면서 충성을 바치라고 만들었던 구조라서. 박정희는 부하들을 항상 이렇게 경쟁을 붙였습니다. 어쨌거나, 검사 중에서도 공안 검사가 최고였죠. 청와대로 파견도 나가고 안기부로도 파견 나가고. 검찰 내에서도 특수부는 가장 엘리트라는 자부심은 있었어도, 공안부의 끝발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정형근, 김기춘, 이들 모두 대표적인 공안통이었고, 한동훈의 장인 진형구도 그렇습니다.
그러다 YS, DJ,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 공안 조직은 힘을 많이 잃었습니다. 국정원도 대공수사권을 상실했고, 경찰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아예 사라졌고, 보안사의 국내 민간인 대상 수사 기능도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이전처럼 마음대로 도감청이나 사전 수사를 하지 못하고, 영장 발급이 필수가 되었고, 영장은 검찰을 통해야 하니 완전히 검찰 밑으로 깔립니다. 이번에 윤가가 국정원에 지시를 내리면서 대공수사권을 주겠다고 딜을 했죠. 국정원의 워너비거든요. 그게 있어야 예전의 파워를 회복하는 거니까요.
뭐 좋은 방향입니다. 문제는, 그러면서 상호 견제 기능도 사라졌다는 겁니다. 공안 검사들이 힘을 잃자 검찰에서는 특수부가 가장 강력한 파워를 누리게 됩니다. 견제할 조직도 없이 말이죠. 검찰 내 최강이 된 게 아니라, 안기부도, 보안사도, 치안본부도 사라진 곳에서 어느 사이엔가 최강의 조직이 되어버린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제어하려다 실패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실패했죠.
검찰이 어떻게 저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제가 아는 바를 짧게 요약한 겁니다. 틀린 점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hunio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