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에서도 성인으로 공경받았던 석가모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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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 이야기가 서양에 전래되면서 성 요사팟으로 받아들여진 사실을 아시나요?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자세한 사정을 풀어보죠.
모든 일의 시작은 사실 불교도 가톨릭도 아닌 마니교 쪽이었습니다.
마니교는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동서양 모두에 넓게 퍼져있었고 조로아스터교, 불교, 크리스트교의 교리와 신격 등이 섞여있었습니다.
이 마니교에 의해 석가모니의 일대기가 고대 페르시아어로 번역되어 퍼지다가 6세기에 중세 페르시아어로 바뀌고, 10세기엔 아랍어로 번역되어 바그다드의 책방에서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끕니다.
근데 이 과정에서 석가모니를 '보디사트바(보살)'로 부르던 게 '부다사흐'로 표기되는데, 마니교는 그 부다사흐가 불교를 창시했다는 내용을 쏙 빼 버렸습니다.
이게 이슬람권에서 서양 기독교권에 전해지면서 조지아인에 의해 시리아어로 번역될 때 '요다사프'가 되었고 이후 동방교회 신부에 의해 그리스어로 번역 후 라틴어 번역이 되면서 요사팟(요사파트/조자파트)라고 이름이 바뀝니다.
이 과정에서 줄거리가 인도 왕자 요사팟이 인생무상과 괴로움을 깨닫고 바르람 수도사를 만나 기독교도가 된 후 궁을 떠나 수행자로 살다 돌아와 기독교를 싫어하던 부왕을 개종시킨 이야기로 바뀌어 버렸죠.
이게 유럽 각국에 번역 소개되어 대인기를 끌다 서양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크리스트교 성인들의 일화집 '황금전설'에 수록되고 1583년에는 아예 로마 교황청에 의해 공식 순교자 명단에까지 올라가는 동시에 11월 27일이 성 요사팟의 날로 지정되어 버립니다.
이후 성 요사팟 이야기가 된 석가모니 이야기는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심지어 예수회에 의해 동북아에 전해져 '약살법(若撒法)'이라 불리기도 하였으나 이후 19세기 불교 전승이 기독교 전승으로 변형된 게 알려지면서 성 요사팟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불교와의 습합이라는 걸 인정하고 배제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톨릭에서 성 요사팟이라고 하면 폴란드 출신의 대주교이자 순교자 성 요사팟 쿤제빗을 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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