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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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모친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어머님을 떠올리며 마지막 기억을 남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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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저에게 너무나도 크고, 깊고,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어머니의 삶은 저의 기억과 함께 녹아 있어, 이제 그 삶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아니라, 시인의 감수성을 품고 살아가신 분이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언제나 시집과 노트가 놓여 있었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영감을 떠올리시던 모습이 선명합니다. 당신의 시어에는 늘 자연과 삶에 대한 성찰, 그리고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랑이 때로는 너무 무겁게 다가왔고, 그 무게는 저와 형, 그리고 아버지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던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저희 자식들을 사랑하셨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때로는 보호막이었고, 때로는 족쇄였습니다.
어머니의 삶은 험난했습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함께한 결혼 생활, 학교에서의 교직 생활, 그리고 할머니를 모시며 겪은 고난은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너무나 형과 저를 지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시절 어머니는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다. 저는 그 사랑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때로는 외면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고 세상을 조금 더 알게 되면서, 그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머니하고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늘 걱정이 우선이셨고, 저는 그 걱정을 피하기 위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어머니가 저희 결혼을 반대했던 이유, 제 큰아들의 돌잔치에 아버지가 오지 않았던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 질문들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걱정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이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던 날, 서울의 밤하늘에서도 북두칠성이 밝게 보일정도로 별이 밝게 빛났고. 발인날에는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날이 풀려 마치 자식들을 걱정하며 저희 춥지 말라고 마지막까지 도와주셔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이후에는 수고했다며 포근한 눈을 내리게 해 주셔서, 어머니가 남긴 사랑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신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셨는지, 어떤 꿈을 꾸셨는지, 어떤 아픔을 견뎌내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만큼은 분명합니다. 어머니는 당신의 모든 것을 바쳐 자식들을 키우셨고, 그 사랑 덕분에 형과 나,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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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너무 걱정이 많았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얼 먹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늘 궁금해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형하고 나는 엄마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잘 살아가고 있고, 애들 잘 키우고 노력하고 있어. 엄마가 형하고 나한테 준 사랑과 가르침이 늘 우리 마음속에 있으니 더는 걱정하지 마.
엄마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엄마가 있어서 우리가 있자나. 때로는 엄마를 미워하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고 생각해.
이제 고향 잘 돌아가시고, 걱정하시 마시고, 공기중에 살아남아 형하고 나 잘 봐주시고, 지금까지 살아오신 길이 모두 꽃길이었듯. 앞으로 우리 인생도 꽃길일테니 편히 주무시길. 그리고 그토록 사랑하셨던 시를 다시 쓰시길.
독사소님의 댓글
vulcan님의 댓글
몇년전 어머니를 보내드라고 시월 말즈음 아버지늘 보내드렸습니다 이젠 고아네요.
청소년기 까지는 어머니가 제일 무서웠습니다 엄하셨어요. 그렇다고 어리광 못 부리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이해 했지만 보내드리니 부모님은 모든 것이 다 날 사랑해서라 생각되고 이해됐습니다.
저도 슬픔이 아직도 다 가시지 않았기에 만기님의 마음이 공감이 됩니다
평안 하시길 빕니다
6미리님의 댓글
남은 가족 분들에게도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