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 케이팝 나오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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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식이 좀 있어서 40년 전 중·고등학교 다닐 때 최고 인기 있는 외국 가수가 마이클 잭슨, 마돈나, 신디로퍼, 컬처클럽 등이었습니다. 디스코 유행을 끝낸 새로운 장르의 출연이 80년대 이어졌는데 저는 그 시절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 중 특히 개인적으로 컬처클럽을 좋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금기시되다시피 했던 성소수자 문화를 표방한 그룹이어서 문화 충격이었고, 노래도 참 좋았어요. 단독주택에 큰 전축이 있었던 친구집에서 컬처클럽 노래 틀어놓고 친구들이 모여 춤을 추곤 했었죠. 컬처클럽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 노래를 가지고도 참 많이 춤 추고 놀았습니다.
대학에 합격한 다음, 1학년 때도 강남역 주변 디스코텍 가서 춤 추고 나중에 신촌이나 홍대에 막 생기기 시작한 클럽 가서 놀곤 했었습니다. 그러다 학교에 소문이 나서 선배들에게 크게 혼났습니다. 시대가 엄혹한데 춤 추러 다닌다고.
그러니 엄숙하고 힘만 가득한 민중가요가 얼마나 제게 버거웠겠어요?
집회 가서 듣는 민중가요가 무척 제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집회 따라다니면서도 마이마이에 댄스곡 녹음에 듣고 다녔어요.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여의도 집회에서 케이팝이 흘러나오고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형광봉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옛 추억이 떠올라서 입니다. 엄숙함은 비장하게 만들기는 하는데 그 격조로 인해 조금만 무너져도 붕괴하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가벼운 게 오래 가기도 하죠. 예전 비장했던 이들이 바뀐 정도가 아니라 아주 이상하게 된 사람도 있는 반면, 대학 다닐 때 그저 옆에서 구경하는 수준인 사람들이 지금도 건강하게 사회 참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걸 느낍니다.
결론은 댄스음악이 집회에 나오니까 좋다구요. 제 정서에 딱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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