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재가 본 남태령대첩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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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카이불입니다
저는 7일과 14일 국회앞에 갔습니다
21일은 일이 생겨서 못나갔다가 남태령소식을 듣게 되었고 일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참석했습니다
90년대 초중반 학번이며
한때 사수대도 했던 한 아저씨의 남태령대첩 소회들을 남겨봅니다
1. 이상한 시위
이상합니다. 국회앞 집회때부터 느낀건데
제 대학시절과 30대시절의 시위와 집회는 항상 마이너스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 집회의 마지막에는 항상 강제진압이나 강제해산
그래서 내 친구와 선배가 잡혀갔고
내 옆사람이나 내 몸이 부서지고 힘이 빠져갔고
시간이 지나면 동지들도 흩어지는 그런 식이었습니다.
근데 이번 집회들은 이상합니다. 추위와 긴 시간에도 에너지가 더해가고 사람들이 더 많아집니다.
남태령역 도착해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밤새고 귀가하는 20대 청년분들이 맞은 편에서 내려가며 우리를 향해 화이팅 밝게 웃으며 외쳐주었습니다
2. 응원봉사진은 이렇게 찍는거예요
다모앙, 딴지 등에서 20,30대여성집회참석자분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글을 많이 보고 갔기에 최대한 그분들께 부담 안되려고 집회에만 참석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그 유명한 응원봉의 NCT팬분이 이거 드세요 하고 맛난 육포를 가방에서 주시더니 앞뒤 사방에서 간식,핫팩,목도리 나눔세례를 받았습니다 ㅠㅠ
나중에는 옆의 분과 좀 친해져서 정중하게 "NCT 응원봉이 넘 멋있어서 혹시 응원봉 사진찍어도 되나요?" 물었더니 "응원봉사진은 이렇게 모아서 찍는거예요"하며 흔쾌히 찍어주셨습니다!
3. 광주의 주먹밥
남태령의 보급상황은 감동이었습니다
과자류 어묵 떡 빵 귤 생수 제육볶음밥 등등
핫팩 의약품 위생용품 목도리 깔개 난방버스 의료지원단 민변집회인권감시단 등등
그 시절의 광주가 우리를 또 살아가게합니다
4. 지는 싸움, 이기는 싸움
대학시절 철거민분들이 강제철거 당하기 직전이라고 한밤중 달려갔던 봉천동 높은 동네
노동집회,통일집회 사수대로 밤새며 경찰들과 대치하다 도로에서 맞이하는 새벽4시
(그리고 잦았던 새벽3,4시의 진압작전..)
특히나 공권력은 노동자농민등과 연대하는 자리에서는 더욱 잔인했고
많이도 패배했던 그 새벽들이 생각나고 걱정되서 남태령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차빼라를 계속 외치고 있었지만 옛기억이 많은 저는 속으로 경찰이 명분없이 차벽을 비켜주지 않을텐데.. 농민회의 트랙터가 서울로 진입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다 뒤를 보니 인산인해.. 결국 차벽은 무너졌습니다
이게 되는구나!
5. 유관순의 후예들
남태령이 뚫리고 우리가 이겼다 외치며 사당역까지 도보행진을 하는데 옆에 대학생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 캐리어를 끌고 집회에 참석하신겁니다.
그래서 캐리어들고 참석하신 이유를 조심스레 여쭤봤더니 세종시에서 오신 분인데 남태령과 요즘 시국을 그냥 지켜볼 수 없어서 며칠동안 서울에 머물며 참석하려고 왔다는 겁니다 ㅠㅠ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수고해주고 계시지만 정말 이번 탄핵정국에 유관순 후예들의 활약은 멋집니다!
골골대는 몸을 추스르며
24일 해피탄핵크리스마스이브를 기다리며 글을 맺습니다
2024년4월10일님의 댓글
이게 되네,
유관순 후예들,
맞습니다. ㅠㅠ
모두 고맙습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세대
기대가 됩니다
diynbetterlife님의 댓글
화염병 대신 응원봉으로 피흘리지 읺고 저항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감사합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때론 선배들에 비해 비겁했던 청년이
이제 중장년이 되어 용감한 청년들 곁에 서있기만 하고 있습니다
다시머리에꽃을님의 댓글
그 역사가 면면히 흐르고 있음에 대단히 감사하고 자부심 또한 느끼게 합니다
모두 다 자신보다 나라를 위해 한몸 던졌던 순국선열들, 선배님들, 동지들, 후배님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거 같습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국민이 주인이다
우리가 이긴다 외치는 모습에 눈물이 났습니다
kes5713님의 댓글
"오죽하면" 이 겨울에 어르신들이 트랙터 끌고 일주일을 달려왔겠냐 (O)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내가 집에서 가장 소중한 응원봉을 들고 왔듯이
농민분들도 가장 귀중한 트랙터를 가지고 왔다고
알타미라님의 댓글의 댓글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비읍님의 댓글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다른 세대지만 이번 경험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그대로멈춰라님의 댓글
요즘 죽은자가 산자를 살린다는 한깅 직가님의 말이 정말 실감납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본대 보호한다고 맨몸으로 최일선에 섰는데
진압시작되고 경찰최루탄 수십발이 우리 머리위를 지나서 날아갔죠. 그리고 백골단 돌진해오고..
그 공포의 기억이, 30대가 다 지날 때까지 악몽으로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 영화 변호인과 1987의 진압장면에서 또 트라우마가 ㅠㅠ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그 당시 서울에 있던 모교 사수대로 전라도지역 학생집회에 참석했는데
경찰봉쇄와 백골단진압에 고전중이었는데
녹두대인지 오월대인지 슥 나가더니 밀집한 경찰 대부대를 다 밀어내더군요 ㄷㄷㄷ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91년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해로 알고 있습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은 관절도 발바닥시림도 넘 힘들어서
털방한화 오늘 샀습니다 ㅎㅎ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일리악님의 댓글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MDBK님의 댓글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10대 20대 이 친구들이 이런 축제같고 주인공같은 집회로 세상과 만나는 첫 경험을 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제 응원봉은 내란수괴와 반민주세력을 응징하는 정의봉입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를 둘러싼 어둠을 없애 가고 있습니다
카이불님의 댓글의 댓글
일제치하 독립군들
419 518 610 헌신했던 분들의 희생과 노고가
헛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카이불님의 댓글
오늘 보니 감사한 댓글이 많네요
귀한 말씀들 천천히 정독하고 댓글 달도록 하겠습니다!
달과바람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