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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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서

작성일
2024.12.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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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렸을 때 친구와 놀다가 학교 뒷 산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와 저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학교에 있는 소화기를 하나씩 들고서 뒷 산으로 뛰어갔습니다. 바짝 마른 겨울 낙엽에 불이 붙어서 번지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무서웠습니다. 저희는 소화기도 뿌리고 불이 난 곳을 나무몽둥이 같은 것으로 치면서 불을 끄려고 했습니다. 이어 동네 주민들이 오셔서 도와주셨는데 불을 끄다가 처음 알게된 것이 불꽃이 꺼졌어도 불씨가 살아있는 곳은 바람만 불면 다시 불이 살아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눈 앞에 불꽃은 하나도 없는데 낙엽과 나무 탄 자리 여기 저기에 불씨가 살아서 숨 쉬듯 이글거리고 있는 순간은 정말 공포 그 자체더군요. 어느 순간에 바람을 받아 불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깨달아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소방관 아저씨들이 출동하셔서 신속하게 불은 제압되었습니다. 저는 지금의 상황이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가 여기 저기 살아남아 숨쉬는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불씨가 진짜 위험한지 아닌지는 논쟁 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남아있는 불씨를 확실하게 끄는 것이 최우선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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