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했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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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가 지나고 새벽 1시 40분경, 큰 아이가 갑작스럽게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장염인 줄 알고 집에 있는 약을 먹였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응급실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에게 물어보니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많이 아팠던 것입니다.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검사 전에 투여된 진통제로 아이의 표정이 조금은 편안해졌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소변검사와 X-Ray 촬영을 권했고, 검사 결과 혈뇨가 발견되며 요로결석이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이어진 CT 검사에서 방광 끝에 약 3mm 크기의 결석이 확인되었습니다.
새벽이라 응급실에서는 추가적인 치료를 할 수 없었습니다. 진통제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이의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습니다.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로결석임이 확인된 만큼, 간호사의 조언에 따라 24시간 운영하는 비뇨기과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라 문을 연 병원이 거의 없었고, 겨우 찾은 오리역 근처의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소변 검사를 진행하는 중, 다행히 결석이 빠져나왔습니다. 아이는 갑작스럽게 고통이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남아 있을 다른 결석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추가 검사를 통해 더 이상 결석이 없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높아 매일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사가 당부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통에서 해방된 아이는 웃으며 "내 덕분에 올해 크리스마스가 특별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으며 저도 웃음이 났습니다. 크리스마스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난 것에 감사하며, 가족이 건강한 것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임을 깨달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저에게 늘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제 생일이기도 하고, 과거 성당 주일학교 교사로서 아이들과 함께 성탄제를 준비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12월 내내 공연을 준비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성탄제를 열었습니다. 자정 미사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한 후 동료 교사들과 생일 파티를 하며 올나잇을 즐기곤 했습니다. 다음날에는 크리스마스 미사 후 떡국으로 해장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일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성당을 나가지 않게 된 후, 크리스마스는 점차 특별하지 않은 날이 되었습니다. 제 생일을 축하받기는 했지만, 20대 때의 설렘이나 짜릿함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년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오랜만에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이번 일을 떠올리며 가족과 함께 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평온한 크리스마스야말로 가장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크리스마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트홀릭님의 댓글의 댓글
boolsee님의 댓글
얼마나 아팠을까요?
ㅎㄷㄷ
의식적으로라도 물 자주 먹어야 하지요.
앤디웜홀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