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역사를 잊은 가수에게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레오야사랑해 211.♡.113.108
작성일 2024.12.29 06:53
5,279 조회
125 추천
쓰기

본문

(앞부분 생략)

하지만 이에 대한 임영웅의 변은 달랐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임영웅 리사이틀'에 오른 그는 이번 논란을 의식한 듯,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면서도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사람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가겠다"라고 상황을 고집스럽게 요약했다.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이는 분명한 그의 공식 입장이다. 다시금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도돌이표다.

소속사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민망, 송구한 심경이나 입장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임영웅 본인의 생각에 변함 없다는 뜻이고, 그는 노래하는 가수로서의 본분에만 오로지 집중하겠다는 허울 좋은 변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 입장에는 크나큰 맹점이 있다. 그가 현 한류 케이팝과 트로트 산업에서 영리를 취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이 다져놓은 플랫폼 덕분이다. 임영웅 개인의 재능, 자질, 능력 이전에 그 업계 선배들이 일궈온 공적인 장(場)이야말로, 오늘의 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마침 이 트로트 산업을 민주주의라는 단어로 환원하면 어떨까. 80년대 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세대조차 펜대를 집어 던졌다. 숱한 20대 새내기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민주화 운동과 화염병 연기에 몸을 던졌던 그 시절이, 오늘의 평범한 우리네 일상을 만들었다. 밥을 먹고 싶을 때 식사를 할 수 있는 권리, 나들이가 필요한 주말이면 주변인들과 회동을 도모할 권리, 내게 주어진 한 표로 정치인들을 선택하고 내릴 수 있는 권리.

자유는 얼핏 민주주의가 상정된 대한민국 일상 속에서는 가벼워 보이는 당위지만, 이를 가지지 못한 민족에게는 애타는 갈망이자 금기이자 무거움이다. 과자 한 봉지를 사러 나가는 시민이 돌연 밤 거리를 통제 받아야 했던 12.3 내란 사태의 그 찰나, 산뜻한 자유가 일상이었던 국민들은 비로소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꼈다.

임영웅은 왜 모르는가. 자신이 선 스포트라이트 무대는 모든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온 노고라는 사실을 말이다. 기억하자. 지난날의 뜨거웠던 희노애락, 고진감래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댓글 17 / 1 페이지

달과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14.♡.23.97)
작성일 어제 06:55
무지함을 모르는 평범한 악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현장체험하고 있는 거죠.

타잔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타잔나무 (222.♡.228.100)
작성일 어제 06:59
공짜로 누리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면 염치가 없는거죠.

예지님의 댓글

작성자 예지 (116.♡.254.67)
작성일 어제 07:07
임 뭐요?

로버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로버트 (106.♡.197.110)
작성일 어제 07:14
불법계엄에 내란이라 전국민이 피해자이고
이건 정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시민) 과 반민주주의(독재) 의 대결입니다

EraMorgeta님의 댓글

작성자 EraMorgeta (123.♡.180.31)
작성일 어제 07:22
유인촌이 롤모델이겠죠.. 계엄 성공했으면 굥 찬가 앞장서 불렀을 인간들 많을겁니다.

가보면후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가보면후회 (59.♡.86.174)
작성일 어제 07:29
동참 지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지가 누리는 돈은 지키고싶다는 진심은 읽히네요.

다씰님의 댓글

작성자 다씰 (58.♡.114.220)
작성일 어제 07:36
트롯 쟁이들은 극우의 위안부가 되겠다 라고 들리는 군요

Castle님의 댓글

작성자 Castle (116.♡.141.94)
작성일 어제 07:42
누군가의 목숨으로 누군가의 피와 눈물로 현재 본인이 돈을 벌고 있다는걸 알리가 없나 봅니다.
뭐 오직 본인 돈버는게 중요하다는걸로 보이는군요

매직뮤직님의 댓글

작성자 매직뮤직 (115.♡.176.173)
작성일 어제 07:51
새마을운동 노래나 군가 같은 “건전가요”룰 불러봐야 정신 들겠죠. 자기 선배들이 피땀으로 읽궈낸 연예계 역사를 알기나 하겠어요.

EnderinHJ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EnderinHJ (106.♡.70.134)
작성일 어제 07:52
진짜 태도에서 손절한 인물입니다

미스테리알파님의 댓글

작성자 미스테리알파 (211.♡.108.34)
작성일 어제 07:52
누군가의 피로 만들어지고 있는 민주주의에 무임승차중이면서
피 흘리고 있는 그들에게 사과조차 없는 그를 보니
서글픔마저 느껴집니다

왜 저들마저 같이...아니 왜 저들이 더!!!! 혜택을 누리고 있는가.............

ZshCenturion님의 댓글

작성자 ZshCenturion (223.♡.176.66)
작성일 어제 08:04
개인적으로 원래 별로였어요...

돌진님의 댓글

작성자 돌진 (39.♡.28.21)
작성일 어제 08:07
대기실에서 담배 피고 침 찍찍 뱉던 그 사람이군요.

osiki님의 댓글

작성자 osiki (223.♡.164.140)
작성일 어제 08:40
민주 사회 시민  구성원으로써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봅니다. 가수는 국민이 아니란 말입니까? 다른 국민에 대한 모독입니다.

GONY님의 댓글

작성자 GONY (14.♡.190.189)
작성일 어제 08:42
원래도 크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젠 불매입니다. 부모님이 좋아하시지만 콘서트도 이제 예매 할 일 없겠어요.

려원아빠님의 댓글

작성자 려원아빠 (220.♡.182.251)
작성일 어제 08:46
2찍 노인네들한테 돈버는 놈이라 그런가
성향도 그쪽인듯..

아니 그냥 그걸 떠나서 못배운 놈인거 같아요

EddyShin님의 댓글

작성자 EddyShin (1.♡.83.68)
작성일 어제 11:13
그동안 얘기 안하고 있어서 중립 기어 놨는데...결국 내란당하고 다를게 없는 스탠스네요. 2찍들만 보고 내란을 덮으려는 것들이나 어차피 전부 다 내 팬이 아니니 난 그냥 내 팬들만 보고 가겠다...이거니...역사 인식이 많이 아쉽네요.
쓰기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