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앞에서 휘어지는 법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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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필 208.♡.249.100
작성일 2025.01.03 14:42
79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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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인들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기득권들 앞에 가면 법의 공정성이나 엄정함이 휘어지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해왔었습니다. 마치 중력장이라도 있는 것처럼요. 고작 800원을 횡령했던 버스기사는 유죄판결을 받고 해고를 당해도, 유흥주점을 받아 면직받았던 검사의 처분은 가혹하다는 판결을 내린 판사가 현재 대법원 판사입니다. 소액의 범죄는 징역형을 받아도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풀려납니다. 3년 징역, 5년 집유라는 기득권 전용 공식이 생겨난 것도 법의 집행이 그들 앞에서는 휘어지기 때문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 며칠 뒤에 바로 쌩쌩해지는 기득권은 너무 식상한 이야기구요.


문제는, 그동안 모양새라도 갖춰왔던 것들이 오늘 무너졌습니다. 3년 징역/5년 집유 세트도 적어도 겉으로는 유죄판결입니다. 집유로 사회를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지만 적어도 그런 척이라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게 다 무너진 민낯을 우리는 목도했습니다. 일반 시민에게는 추상같은 법 집행, 체포영장, 구속영장이 그들에게는 무소용입니다. 위법하고 위헌적이며 수사권이 없는 집행이라고 떠들며 막아서면 잡아가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이 저항하면--저항할 리도 없거니와--테이저건이라도 쏘면서 체포할 경찰과 검사들이 권력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됩니다. 김건희에게 배달조사를 갔던 검사들은 휴대폰마저 거늬에게 제출했었습니다. 기득권에게는 휘어지던 법 집행을 그간 우리는 간접적으로 봐왔었는데, 오늘은 적나라하게 보고 말았습니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한' 게 아니라 '만명에게만 평등하다'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던 고 노회찬 의원의 말이 떠오릅니다. 네, 그건 농담이 아닙니다. 반농반진도 아니고 그냥 진리 명제 그 자체입니다. 법은 기득권 앞에서 휘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득권은 수구세력과 재벌세력만 해당됩니다. 민주진영 인사들 앞에선 그 법이 휘어지지 않더라구요.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어디까지 대한민국 상식의 죽음을 봐야하는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댓글 3 / 1 페이지

아드리아님의 댓글

작성자 아드리아 (218.♡.144.145)
작성일 01.03 14:44
오늘의 체포 집행 중지.. 라는 것도 역사에 길이 남을 기괴한 장면이 될 것입니다.

꼬마거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꼬마거인 (211.♡.158.86)
작성일 01.03 14:46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둠도 지나갈거라 믿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Mediapunta님의 댓글

작성자 Mediapunta (118.♡.25.226)
작성일 01.03 14:51
강약약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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