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정말 잘 살게 되었단걸 요즘 식문화와 자동차로 느끼게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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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대 후반인데요. 제가 어릴 때 한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물가 자체는 저렴했을지언정, 음식 퀄이 그렇게 좋은 곳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이건 한식보단 양식 일식 중식 등 외국 음식에서 두드러지는데요.
일단 오마카세나 파인 다이닝? 그런건 재벌가 나오는 드라마에서조차 볼 수 없는 그런 곳이었죠. 상상도 못 할 개념이었습니다.
제가 어려서 잘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그때만 해도 '고급스러운' 식당 하면 양식집 정도가 생각납니다. 그 양식의 질은 물론 그리 높지 않았고요. 어릴 때의 추억임에도 그 맛은 지금의 푸드코트보다 조금 나은 정도였던 것 같네요.
가격은 상당히 비쌌습니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2007년 당시에 한 1만 원 정도였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심지어 부가세 미포함이었죠. 그때 최저시급이 3천 원 남짓이었네요.
일식집도 좋다는 곳이 한 인당 2-3만 원대 했습니다만 여러 가지 퓨전 요리일지언정 정통 일식이란건 찾기 어려웠습니다.
2000년대 고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주된 주제는 중식집이었습니다. 썩어가는 수준의 주방, 곰팡이 핀 그릇에 담은 식재료, 기름때에 쩌든 후드 등 끔찍한 위생상태는 단골 화제에 올랐습니다.
그렇다고 비싼 곳들 품질이 좋았냐 그건 전혀 아니었죠.
최저시급 3-4천 원대이던 시절에 단품이 9천 원대에서 시작해 1.2만 원이 넘던 크라제버거는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버거를 좋아하는데, 당시 크라제는 정말 별로였고 결국 망했죠. 2025년 지금 제가 정말 애정하는 브루클린 버거 더 조인트와 같은 최상급 수제버거조차 여의도, 잠실 롯데월드타워 한복판에서 1만 원 초반인걸 생각하면 정말 정신나간 놈들이었습니다. 망해 쌉니다.
스타벅스는 퀄리티가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높지 않지만, 2006년에는 최저시급보다 대다수 커피 메뉴들이 비쌌죠.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서 나오는 카페 메뉴판이 2025년 지금과 다르지 않은 4천 원대 가격이라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때 딱히 커피의 질이 좋던 것도 아닙니다. 그 비싸기만 하던 카페들이 원두를 제대로 신경 쓰긴 했을까요?
하지만 요즘 양질의 일식집, 양식집, 중식집은 정말 많습니다.
서양에 편중된 미쉐린 스타 같은건 별개로 두고 순전히 맛집으로 볼 때, 적어도 퀄리티 때문에 해외에 나가야 하는 경우는 예전만큼 많지 않습니다.
물론 현지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쌀 수는 있지만 수요가 적단걸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우리는 양질의 쌀국수, 분짜, 마라탕, 양꼬치, 라멘, 스시, 파스타, 피자, 슈하스코, 부리또, 햄버거 등 많은 맛있는 것들을 먹고 있습니다.
저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맛있는 식당을 열심히 찾아다니는데요. 요즘은 맛있는 곳보단 특이한 곳에 더 중점을 둡니다. 맛으로 따지자면 한국에도 많으니, 그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걸 찾는 것입니다.
자동차도 매한가지입니다.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등 외국 대중차가 다 망하고 독2사 같은 고급차 일부만이 잘 팔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만큼 국산차의 객관적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내구성도 좋지 않고 AS 푸대접도 극심한 싸구려 대중차 폭스바겐이나(이미 미국에서 폭바는 현기만 못 한 수준), 굳이 더 나쁜 디자인과 내장재를 더 비싼 가격에 살 이유 없는 토요타와 혼다는 더 이상 한국에서 경쟁력이 없습니다.
다시 시계를 돌려 2000년대로 가보면, 그때 강남을 비롯 부유층들에겐 렉서스가 유행이었습니다. 독3사는 E클래스가 7-8천만 원대로 어마어마하게 비쌌고(그때 은마가 6억 원대) 내구성이 매우 나빴던 반면 렉서스는 동급인 ES가 5천만 원대로 저렴한데다 내구성도 좋았습니다.
동시기 국산차 중 최고인 쌍용 체어맨이나 현대 에쿠스 등은 가격은 ES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했지만, 품질은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체어맨은 80년대 벤츠 E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들어 매우 좁았고 에쿠스는 기술력이 후졌던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해 아쉬움이 많았죠.
최저시급이 1만 원대인 오늘날에 2천만 원대 초반으로 세계적인 대중차 회사의 준중형 승용차를 살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아반떼는 3-4천만 원대인데 말이지요.
어릴 때는 해외에 나가 사는게 꿈이었는데요. 잠시 살아보기도 하고 이곳저곳 여행도 다녀보며 느낀 것이지만 요즘은 그냥 굳이 나갈 필요가 없는 듯 합니다.
환율만 좀 어떻게 됐으면 좋겠네요.
12시30분님의 댓글

노르웨이고등어님의 댓글의 댓글
Blizz님의 댓글

필리치즈스테이크에 고기가 이거밖에 안들어간다고??
월남국수에 고기가 이거밖에 없다고??
치즈케익에 치즈맛이 거의 없네??
콜라 캔은 한모금 밖에 안 들어있네!?
커피도 한모금밖에 안주네!
등등요.
요즘은 우리나라가 참 풍족해 보여요.
Realtim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