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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수양 멀었단걸 깨달은 일화가 생겼어요 ㅜㅜ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Hunch
작성일 2025.03.06 23:42
1,919 조회
37 추천

본문


얼마전 병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 대합실에 앉아서 대기하는데,

내 옆자리에 환갑이 조금 안되어 뵈는 부부가 앉더라구요.


아주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벨소리는 요란한 트로트 노래.

조용한 대합실이 순간 어지러워졌고, 

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못마땅해하는 심보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울렁였습니다.


그때였어요. 

남편분도 신발을 벗으셨습니다.

어여쁜 발가락양말을 신으셨더라구요.

그리고는 대합실 의자 3개에 걸쳐 발을 뻗으셨어요.

'어어.' 제 심보는 더 못돼지면서 'IC'를 속으로 외쳤죠. 

'이걸 한마디 해? 말어?' 

정의의 사도를 빙자한 참견질을 할까말까 순간 고민했슴당.


또 다시 그때였습니다!

부부 반대 옆에 앉아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부부에게 말을 건내시네요?

'오호, 내 대신 꾸지람 한소리 하시려봐~'

저는 통쾌함을 느낄 생각에 귀를 쫑긋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ㅜㅠ

"남편분이 허리가 많이 아프신가보다.

그렇게 다리만 뻗어서는 허리가 계속 아프지~

내가 더 옆으로 비켜줄테니까 완전히 누우세요.

그래야 허리가 안아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분은 하늘에서 내려온 대천사 이실까? 성모 마리아 이실까?'

병원 대합실 어느 누구도 모르겠지만

나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는 완전히 챙피해졌습니다.


"아직 멀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

나는 아직 멀었다.."

이런 생각에 크게 뉘우치는 하루였어요 ㅜㅠ


p.s. 챗지피티로 생성한 그림이라 글과 그림이 일부 일치하지 않네요 ㅎㅎㅎ

37추천인 목록보기
댓글 16 / 1 페이지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작성일 03.06 23:47
환갑이 안되었다면 50대군요.
아직 젊은데 아프면 안됩니다
😀 1

봉짱91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봉짱911
작성일 03.07 00:07
그래도 일상에서 배우시고 성장하시는거 보니 대단하신거같아요...
저도 요즘 생각과 마음이 딱딱해져가는게 느껴져서 반성하고있습니다.
본문 일화를 보면 진짜 세상을 바꾸는건 엄격함보다 따듯함인거 같아요 ㅜ

Hunch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Hunch
작성일 03.07 08:05
@봉짱911님에게 답글 죽기 전까지 인격 수양해야죠 ㅎㅎ
이번 일로 진짜 아직 스스로가 많이 옹졸하단걸 깨달았어요.
일화속 할머니같은 노인이 되고 싶어요

가사라님의 댓글

작성자 가사라
작성일 03.07 00:32
Gemini 에게 이 얘기를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용 프롬프트를 짜달라고 해서, 그걸로 ImageFX (Imagen 3) 로 생성시켰더니 이런 그림이 나오네요.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님이 이상한건 전혀 아닙니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게 특별한 능력인거죠.
할머님이 굉장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네요.

groceryboy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groceryboy
작성일 03.07 02:17
@가사라님에게 답글 (글 본문과 다른 이야기) 와! 실재하지 않는 사람 이미지를  무서울정도로 너무 잘 구현했네요. 이래서 헐리우드 영화판에서 배우 파업 했었나봅니다. 엄청 위협받을 것 같아요. 특히 엑스트라 급들의 생계가 걱정이라던데.. 단지 본문의 발가락 양말 부분을 프로그램이 캐치를 못했네요. 왜 임의로 누락했을까요..

Hunch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Hunch
작성일 03.07 08:06
@가사라님에게 답글 ImageFX 써봐야겠어요 ㅎㅎ

Carrer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Carrera
작성일 03.07 09:46
@가사라님에게 답글 우와 대단하네요 배우(?)들이 헐리웃영화에 나오는 한인들 같습니다 ㅋㅋ

국수나냉면님의 댓글

작성자 국수나냉면
작성일 03.07 00:36
나이 들면, 유독 우리나라 6,70대들이 그런데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의 피해를 지 맘대로 산정하고 가늠하며 자기 진단에 어긋나면 피해자를 몹쓸 놈으로 단정하죠. 공공도덕도 마찬가지.
사실은 공공의 실례를 공공의 양해없이 하는 버릇을 상대의 배려보다 먼저 고지하거나 고쳐야죠.

junja91님의 댓글

작성자 junja91
작성일 03.07 00:38
자기 생각대로 넘겨짚고 단정짓기 좋아하는 제 얄팍한 마음에 꼭 새기고 싶은 이야기 입니다.
착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Hunch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Hunch
작성일 03.07 08:06
@junja91님에게 답글 저두요!

오리뒤뚱뒤뚱님의 댓글

작성일 03.07 00:41
실상 그 양말남은 무례를 따질 이상으로 아팠던 거고

할머니는 예전 본인이 겪은 증상같아 저런 거 같기도요

Hunch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Hunch
작성일 03.07 08:07
@오리뒤뚱뒤뚱님에게 답글 그럴수도 있지만 ㅎㅎ 이렇게 생각하나 저렇게 생각하나 여전히 저는 부족한게 맞음 ㅎㅎ

Crossthemilkyway님의 댓글

작성일 03.07 00:43
저도 반성합니다. 제 삶의 많은 부분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남들과 차별하는 것에 허비되었다고 요즘 부쩍 생각합니다.

오호라님의 댓글

작성자 오호라
작성일 03.07 02:06
전 어쩔수 없나봐요.. ㅠㅠ 심성이 꼬여있어서..

트라팔가야님의 댓글

작성자 트라팔가야
작성일 03.07 05:54
점진적인 의대 증원 꼭 필요해 보입니다. ㅎㅎ

트라팔가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트라팔가야
작성일 03.07 06:00
@트라팔가야님에게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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