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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의 죽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Dymaxion
작성일 2025.03.16 21:48
2,190 조회
28 추천

본문

저는 최근 이 나라에서 기업가정신의 죽음을 느끼곤 합니다.

예를 들어 2000년 경에 있었던 분위기

또 그 전에 있었던 분위기를 기억하곤 하는데

과거를 미화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나름대로 배제하고

하나하나 꼽아봐도 뭔가 굉장히 퇴행한 상태 아닌가 하는 생각에 도달하곤 합니다.

이런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이 거의 없을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인구감소, 노령화 이런것 보다는 기업가정신의 죽음이 더 무섭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면...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 예전에는 흔했는데

요즘엔 "명문대, 금수저 출신이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는 믿음이 더 강해진 분위기를 감지하곤 하고요.

"기술의 추구, 지식을 갈구하는 노력"이 예전에는 칭송받았는데

요즘엔 어리석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멍청이 취급을 받는 분위기를 느끼곤 합니다.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고 하는데...

중국 기업들 보면 그런게 느껴집니다.

"도전한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그걸 믿는다."

이런 믿음이나 확신 같은게 느껴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중국에 대해 공포심에 사로잡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한국에는 공포심이 아니라 투쟁심이 필요한 시점인데...

이런 집단적인 분위기에 한국 기업가들이 잠식당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나름대로 근거는 있겠죠.

자본이 어쩌구 명문대 졸업생 숫자가 저쩌구 말이죠.


근데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믿음" 즉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태도에 달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단상을 적어보는 이유는...

사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에 기인한 바도 있습니다.

직장(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CEO가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조급함이 심해지고 직원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같고

감시하고 압박하고 쪼아대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저게 답이 아닌데 왜 저럴까...

직원은 경영자를 돕는 동반자로 봐야 하는데

뭔가 잠재적인 범죄자로 바라보는 시선.

뭔가 아니다 싶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공포심에 사로잡힌 걸까요.

계속 스스로 의심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해석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복잡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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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1 페이지

demon님의 댓글

작성자 demon
작성일 03.16 22:07
저도 비슷한 것을 종종 느끼고 있었는데, 적어주신 글을 보니 크게 와닿네요. 매우 흥미로운 관점입니다.

현이이이님의 댓글

작성자 현이이이
작성일 03.16 22:09
좋은 글 감사합니다.

크랜베리스콘님의 댓글

작성일 03.16 22:15
저도 동감합니다.
중국 젊은이들이 시장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기업가 정신까지 투철해지니 정말 무섭습니다.
반면 우리 나라의 젊은이들은 의대 탈락자(?)들 같은 느낌이에요.
기업에서도 조직장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왜곡이 심해지는 현상이 많이 감지됩니다.
어디서부터 잘 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내수 시장이 작은 나라의 피할 수 없는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걱정이죠.

Bursar님의 댓글

작성자 Bursar
작성일 03.16 22:23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니 그런 것이죠. 성장하는 경제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뭔가를 하나도 해야 성장의 흐름을 같이 타고 같이 올라갈텐데, 성장하지 않는 경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죠.

덴디님의 댓글

작성자 덴디
작성일 03.16 22:42
경제적 자신감 상실의 시대

willie777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willie777
작성일 03.16 22:57
대기업 중심의 경제관이 이 나라의 성장동력을 박살 냈다고 봅니다. 기술이든 특허든, 상표권이든 만들면 뭐하나요? 법적으로 제지 못하고 다 뺏기는데…

SuperVillai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uperVillain
작성일 03.16 23:36
재벌들부터가 기득권으로 지대추구만 하려 드니 사회 전체가 따라가는거죠.

라디오키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라디오키즈
작성일 03.16 23:57
실패를 용인하고 재기할 기회를 주는 사회였다면 좀 나았을까요? 한 번의 실패로 인생이 휘청이는 걸 보면서 더 학습한 결과인 듯도 하고 아무튼 안타깝긴 합니다. 태생이 기업가 정신과는 거리가 먼 저 같은 사람도 있긴하지만, 뜻이 있는데 펼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은 안쓰럽네요.

푸른미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푸른미르
작성일 03.17 01:09
안철수가 기업가정신 망하는데 큰 기여를 했죠
기업해서 성공한 사람이 교수-정치인 테크를 탔으니 말이죠
아무리 기업해서 성공해 봐야 교수나 정치인 보다 못하다는걸 몸소 증명했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가르쳤다는게 정말 웃프죠

뭐든 롤모델이 중요한 법이니까요

액숀가면님의 댓글

작성자 액숀가면
작성일 03.17 03:24
노령화 사회 진입을 보여주는거죠. 일본이 그런거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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