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자폐 진단을 받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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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여름이였습니다.
자폐진단을 받고 40개월 아이가 발달수준이 17개월 수준이라고 판정나온날.
너무 허탈해서 눈물도 안나오더라고요.
그날 혼자서 결과를 들었는데요.
멍하니 병원 주변 거리를 한참을 배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남편에게 진단결과를 말해주고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절망은 하지 말자
치료하면 좋아진대 하고선
그 다음날부터 달렸습니다.
뭘했냐면요.
애가 걷는걸 너무 싫어했는데
폭염에도 하루 2시간은 산책시키고
집에서 4살짜리 붙들고 한시간씩 소근육(손가락) 훈련시키고
치료센터들 바로 알아보고 매일 치료시작했죠.
그중에서 꼭 가고 싶은 센터가 있었는데요.
현재 티오가 없다고 하시길래
원장님 붙들고 제발 한번만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했습니다. 울기도 했죠.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원래 수업을 안하던 시간대인데 수업을 해주셨어요.
주말이랑 휴일엔 무조건 나들이를 가서
아이에게 좋은 자극들을 줬습니다.
불빛과 소리나는 장난감은 차단...
티비도 차단...
저도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가 살이 엄청 빠져서
중딩1때 몸무게로 돌아갔습니다.
(지금은 복구됨요 ㅋ)
그리고 반년후에 장애등록을 위해서 검사를 다시 했습니다.
자폐성향은 그대로였고요.
(카스라는 검사가 있는데요 점수가 반년전 그대로였음요 허허)
발달검사는 또래수준 또는 1개월 빠름으로 나왔습니다.
반년만에 20개월이 넘게 뛴거죠.
(추가: 제가 30개월이라고 잘못썼어요 20개월로 수정합니다 죄송요)
자폐장애는 확정이였지만...
그날 저는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내가 해냈다!!!며 혼자 큰소리로 외쳤답니다...
제가 불행회로가 심한 사람이에요.
국가대항 스포츠 경기를 잘 못봐요.
과하게 불회가 돌아가서요.ㅋ
만약에 내가 아이 진단을 받고
우울하다고 손놓고 냅뒀으면
우리아이가 어떻게 되었을까?
어차피 장애인데 정상인이 되지도 못할거
그냥 포기하고 냅뒀으면요...
우리아이는 아직도 길 걷는거 부터 어려웠을거 같아요.
(지금은 줄넘기 수업을 시도할 수준까지 됨)
현재 우리아이는 전형적인 자폐장애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 옵니다만
아이가 가진 그릇은 꽉 채워주자 싶어서
매일 현재에만 집중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소근육이 약해서 선긋기도 어려워했던 아이는
현재 만5세인데 한글을 스스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글은 진작에 마스터해서 혼자 책읽고요...
저같은 사람도 버티고 삽니다.
암울한 미래가 정해져있는데도
불행회로는 최소한만 돌리고
당장 보이는 현재만 집중해서 삽니다..
그리고 안될거 같은게요
버티고 해보면 되더라고요.
이 글을 쓴 이유...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이 시국도 해결될거라고 믿어요...
당장은 답답해 미치겠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지만
매일 버티고 두들기면 ...
결국엔 무너질겁니다..
2023년 7월
2024년 2월
봇대스님의 댓글

부릎뜨니숲이어쓰님의 댓글

참이슬님의 댓글

제발 정상적인 세상이 되어서, 모든 짐을 가족에게만 부여하지 않고, 나라도 도움을 주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나름 발달장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 밀알복지재단 처음 생길때 주민들 반대로 힘들때 열심히 집회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월간 함께걸음 구독해 보세요. 아마 장애우에게는 무료일겁니다.
노력하는 레오님이 계시기에 아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굳게 믿으며, 중간중간 휴식도 가지시길 권해드립니다. 보호자의 건강도 매우 중요합니다.
레오야사랑해님의 댓글의 댓글
인생은경주님의 댓글의 댓글
물질적인게 아니라 발달장애 프로그램 하고 있는걸로 알구요 경기도 누림 장애인센터도 발달장애쪽 프로그램 할겁니다. 거기 사무국장 넘이 후배인데 발달장애 프로그램 했던 넘입니다.
혼자보다는 여러분이 의견과 경험을 나누면 괜찮을듯 하네요. 저도 후천적 장애를 가지게 되었지만 예전에 장애우 봉사, 집회 열심히 해서 글 올렸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하산금지님의 댓글

그래도 님의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는군요.
아주 가끔은 소리 내어 울면서 이 서러움을 날려보세요. 단단하게 뭉쳐버린 가슴의 응어리가 조금은 휘발되어 날아가 버리게요.
조심스럽게... 화이팅 입니다!
따르릉퇴근길님의 댓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가정에 웃을 일, 행복할 일 더욱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BearCAT님의 댓글

언제나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롱숏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