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넋두리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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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신장암입니다.
시어머니께는 그냥 혹이 있어서 서울에 수술하러 간다고만 말씀드렸었죠.
어머니는 조금 아니 조금 더 자기중심적이신 분입니다.
며칠 전 식사를 하려고 대기중 마트에 잠시 들렀습니다.
내리자마자 옷을 사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보는데 비싼 브랜드가 아니다보니 그냥 됐다 하시길래 그럼 마트에 장보고 식사하러 가자고 마트안에 들어갔습니다.
어머니께 아무래도 아들 병명은 정확히 아셔야될꺼 같아서 부담 안되게 "어머니. 남편이 혹이 아니고 암이래요. 그래도 수술하면 괜찮아진데요."
그 순간 어머니 왈 "우짜노. 그렇나?" 끝.
그리곤 앞에 있는 오렌지를 보고 오렌지 사자고하시더라고요.
순간 남편이 너무너무 안쓰러웠습니다. 너무 불쌍했습니다.
평생 초등생부터 우유배달하고 돈 벌면 어머니 봉양하고 이제 결혼해서는 가족들 때문에 일하고 그러다 암진단받고
적어도 부모라면 아무리 가볍게 얘기해도 그 순간만큼은아들 괜찮냐고 어떡하냐고 그랬을건데..
얼마전 큰아주버님도 암수술했는데도 전혀 걱정없시더라고요. 그래서 형님이 우리남편 암진단 받을때 어머니께 사실대로 말씀드리는게 부모가 섭섭지 않으실꺼다해서 말씀드렸는데..
그때 그 상황이 그래서 그런건지..
아님 어머니는 크게 걱정이 없으신건지..
항상 전화통화하면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나 아프다..
이러니 자식들이 어머니를 보러 가고싶을까요?
다들 지쳐있습니다. 우리 남편부터 안가고싶어하고 전화도 안합니다.
그런 어머니가 밉다기보단 우리 남편이 불쌍합니다.
항상 어머니는 우리 아들 지갑 두둑하제? 그것부터 물어보십니다. 한달에 5만원도 안쓰는 아들한테요.
그래서 제가 남편한테 아내도 되고 친구도 되어줬지만 이젠 엄마도 되어줄려고요.
12시간 넘게 일하고 와서 지쳐서 잠드는 남편보며 참 부모복 없으니 나라도 저사람한테 복있는 사람이 되어줘야겠다 싶더라고요.
폭삭속았수다의 부모는 그냥 상상일뿐이란걸 우리 시어머니를 통해 또 깨닫게되었습니다.
부모라고 다 자식을 자기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은 진실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시어머니 뼈속까지 2찍이십니다.
느그가 무슨 정치를아는데? 라고 ..그냥 슬픕니다..
PWL⠀님의 댓글

남편분이 쾌유하시길 기원하구요. 얼른 낫고 재미있게 지내실 수 있길 바래요.

우주난민님의 댓글

은비령님의 댓글

그래도 빈센트반고흐님이 계셔서 남편분은 행복하실 듯 합니다.
하얀후니님의 댓글

출가외인이고 이제 심적으로 독립하신 신랑이라면 크게 내색하지 않고 상처 받지도 않으실 것 같아요.
특정 어르신들이 정치 이야기를 꺼내고 특정 비하 단어를 내는건 자신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걸 아셔야 할탠데 말이에요.
위로드립니다.
BLUEnLIVE님의 댓글

큰 도움은 못 드려도 들어드리고 위로 한 마디는 다들 해드릴 수 있을 겁니다.
남편분께서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부서지는파도처럼님의 댓글


남편분이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이렇게 멋진 분을 다 만나시고..
앞으로 함께 나아갈 날들이 봄볕처럼 따스하기를 기도합니다.
티니야님의 댓글

그래도 남편 분의 엄마가 되어 주시겠다고 마음 먹은 고흐님이 계셔서 다행이네요.
언제든 응원해 드리겠습니다.
상추엄마님의 댓글

옆에 계시면 빈센트반고흐님 손 꼭 잡아드리고 제 기운이라도 다 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 답답하시고 그럴때 여기다가 다 풀어놓고 가세요 행복한 기운 가져가실 수 있게 귀 열고 있겠습니다
문없는문님의 댓글

어쩔수 없는건 어쩔수 없지만...
어쩔수 있는거라도 잘 챙기세요.
신랑분의 쾌유를 빕니다.
시그널님의 댓글

힘내세요.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삽니다.
미스란디르님의 댓글

자식이 부모를 위해 힘쓰다가 고통받고 힘들어하는것 만큼 부질없는 짓이 없다는 말입니다.
서로 사이 좋아도 쉽지 않은데, 도리 다 한다고 힘든 것보단 놓아드리는게 낫습니다.
nanadal님의 댓글

맘이 너무너무 힘드시겠어요 ㅠ (제 시아버지랑 비슷하네요)
저 같으면, 남편분만 괜찮다 하시면 끊고 사시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ㅜㅜ
주변 시선 의식해서 부양하다가는 자식이 더 먼저 병들어 버립니다. ( 마음 굳게 먹고 남편분과 아이들 위주로 사셨으면 좋겠어요. 글쓴이분도 남편분에게만 치료에만 집중하시고요.)
그리고, 수술하면 괜찮아진다고 하시면 내몸 아픈거 아닌 이상 잘 모릅니다.(그런 부모니까..) 누구나 내 똥배가 다른이의 큰 상처보다 더 아픈 법이거든요.
velma님의 댓글

저도 사실 6개월 전에 암 수술했는데, 제 친정엄마도 앙님 시어머니와 비슷한 성격이라 알리지 않았어요.
(아부지가 돌아가시고 49제에 가족이 만났는데 당신 칠순이니 여행 보내달라고 했던 분)
대신 남편이 든든하게 지켜주어 수술도 잘 끝내고 첫번째 정기 검진도 무사통과 했답니다!
보호자님도 속상하시거나 환자에게 티를 낼 수 없을때가 종종생기실텐데, 그럴때는 여기에 꼭 말해주세요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아기고양이님의 댓글

그 누구보다 자신만 중요한, 그렇다고 뭐 옷 사입고 자식한테 뭘 요구하는 분은 아니셨지만 그냥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베풀거나 돌볼 줄 모르는 분이셨는데 많이 외로운 분이셨어요. 자식, 손주들이 많아도 사랑을 주지 않으시니 받으실 수도 없고 당연히 그럴 수 밖에요.
고흐님의 시어머님도 스스로 외롭게 사는 길을 택하신 것 같고 남편분께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데 마음씨 좋은 아내분이 계시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이렇게 위해주시고 사랑해주시니 치료 잘 받으시고 곧 쾌차하실 거라 믿어요. 나으셨다는 소식도 나중에 꼭 올려주세요.^^
코니님의 댓글

어른왕자T님의 댓글

widendeep79님의 댓글

하늘햇살님의 댓글

남보다 못한 엄마 보다 더 많이 사랑받으실것 같습니다.
RubyBlood님의 댓글

남편분도 쾌차 하실거에요.
힘 내세요.
정말 멋진 분이세요♡
노마드37님의 댓글

남편분께서는 친구도, 아내도, 엄마도 되는 참 좋은 아내가 있으셔서 행복 하실것 같습니다.
남편분의 쾌유를 빕니다. 잘 치료 되실겁니다.
heavyrain3637님의 댓글

가시나무님의 댓글

먹먹하다가..
‘이젠 엄마도 되어줄려고요.’
눈물이 주르륵 흘러 버리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kita님의 댓글
그럼요. 자식 버리는 작자들도 수두룩 하구요.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