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후 뜻밖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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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후 귀가길, 지하철에서 흥미로운 모습을 목격했습니다.안국역에서 다행히 자리에 앉아서 다모앙에 인사 중이었는데, 제 바로 옆 분께서 집회 피켓을 들고 계셨습니다. 그때 건너편에 앉아 계시던 분(아마 등산객으로 보였습니다)이 그분께 감사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가, 이번에는 돈을 접어 건네시며 "고맙습니다. 이것밖에 드릴 게 없네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피켓을 든 분께서는 깜짝 놀라며 괜찮다며 마음만 받겠다고 거절하셨고, 잠시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만 받으셨습니다.
잠시 후, 등산객분께서는 지하철에서 내리면서도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그 후, 피켓을 든 분 옆에 앉아 계시던 다른 어르신께서도 말을 건네며 추운데 고생이 많았다고 위로하셨습니다. 두 분은 한참 동안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헌법재판소에 대한 불만을 공감하는 대화를 이어나가셨습니다.
가끔 집회 후 지하철에서 시비거는 모습을 본 적은 있었는데, 응원해 주시는 모습은 처음 봐서 그런지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집회에서 반짝이는 응원봉을 보면서 집회 출근길에 읽었던 한강 작가님의 "눈물 상자"의 한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으면 검은색 물감이되지만, 여러 색깔의 빛을 섞으면 투명한 빛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빛이고 저들은 어둠입니다.
각자 다른 빛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모이면 가장 투명하고 밝은 빛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지치지말고 더 힘내야겠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아기고양이님의 댓글의 댓글

통만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