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기 엔딩멘트 :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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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없 몽데 ㅜㅜㅜㅜㅜ
저는 사실 박근혜 때는 덕질하느라 그렇게 정치에 관심이 없었고
걍 '독재자 딸 박근혜가 요즘시대에도 공주님처럼 굴다가 탄핵을 당하는구나~'
뭐 이런 정도로 생각해서 촛불집회도 가보지 않고 인터넷 하다가 사진이나 기사 보면 걍 스치듯 보는 정도였어요
약간 참여하기에는 조금 무섭기도하고 '증거도 나왔다는데 빼박으로 탄핵이지~' 뭐 이런 마음..... 박근혜 탄핵에 관심 진짜 없었어서 집회가 그렇게 오래 걸렸던 것도 몰랐을 정도였는데...
윤석열이란 희대의 미친놈을 만나서 탄핵 A to Z를 처음 겪어보곸ㅋㅋㅋ 이렇게 파면을 11시간 남짓 앞두고 있으니 기분이 정말 이상하고 그렇네요... 설레고 떨리고 즐겁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슬프기도 하구...
12.3 내란이 있던 날, 감기몸살로 반차를 쓰고 감기약을 먹고 열이 폴폴 나 몸상태가 좋지도 않았지만 국회로 와달라는 대표님의 라이브를 보면서도 용기내서 달려가지 못한 게 부끄럽기도 해요...
그만큼 그날 바로 국회로 달려가 계엄군으로부터 국회를 지키고 국회의원들을 지켜준 시민들께 너무너무 감사하구, 그 밤에 국회로 가준 앙님들도 고맙고 사랑해요💙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87년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90년대생이다보니 민주주의는 공기처럼 당연한 거였고 이명박 때 촛불소녀로 불리던 고딩이었지만 쥐박이를 욕하느라 밤새면서도 민주주의를 지키는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걍 지맘대로 하려던 폭력적인 이명박이 싫었을 뿐
그래서 그날 밤 깨질 것 같은 관자놀이를 눌러가면서 라이브를 지켜보는데 1980년 5월, 전국에서 홀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광주시민들이 정말 많이 생각났고 그분들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지 알 수 있었어요 국회에서 계엄군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시민들 보면서 눈물도 조금 남 ㅜㅜ
기적과도 같았던 탄핵소추안 통과, 그리고 매일매일 이어진 빛의 혁명...
이름없이 스러져간 이들의 동학농민운동부터 3.1운동, 5.18광주항쟁 그리고 촛불혁명과 빛의혁명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 한강 작가님의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가 민초같은 한국인들의 삶을 얼마나 깊게 통찰한 질문이었는지를 매일매일 곱씹어요... 한국인인 게 정말 자랑스러움요 하핳
그래서 오늘 미리 준비해둔 천재증명서를 집회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나눠드렸어요 앙님 중에서도 받은 사람이 있으려나요ㅋㅋㅋ

당연히 파면될 거 아는데 걍 기분이 넘 이상하구만요ㅋㅋㅋㅋ
앙님들 2022년 3월 9일부터 넘넘 고생 많았구
함께 했기 때문에 안 지치칠 수 있었어요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아 거없때문에 쫌 새벽감성스러운 글이 되어버렸는데
김대중 대통령님 사형받기 직전 최후진술에서 제일 좋아하는 문구 두고 그럼 이만 남천동 뒤늦게 보러갑니다용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허영군님의 댓글

김대중전 대통령님께서 하신 말씀중에 '하다못해 담벼락에 욕이라도 해라'
처럼 거리에 나와 함께 참여하지 못하였더라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외쳐서
이길수가 있었습니다.
아기고양이님의 댓글

12월3일 밤에 무섭고 두려워서 여의도에 가지 못 했던 건 이제 눈물버튼이 된 것 같아요. ㅠㅠ 그때 목숨 걸고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넉달간 거리에서 치열하게 싸워주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더이상 집안에서 편히 자는 게 미안하지 않고, 새벽에 뒤척이고 금방 깨버리는 일 없이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그게 제일 기쁩니다.
luq.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