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랜선 집회꾼의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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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당시.. 엄마는 말기암 투병중이셨어요. 그래도 그때까진 심각하지 않아 당일 국회로 달려가진 못해도 날이 밝고 당에서 온 규탄대회 문자를 보고 점심땐 국회에 다녀왔었죠.
그리고 몇번의 주말집회를 끝으로 저는 부쩍 안좋아지신 엄마와 일정을 함께하다 1월말 상을 치뤄야 했고
혼자 살아가야 할 집을 알아봐야 했고
집 계약을 하고 난 후 수십년 묵은 엄마 살림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뚠!! 지난달 25일 발목에 심각한 복합골절을 당하고 말죠.. 아니 그냥 길가다..도보 위를 걷다가 그런 일을 당하니 어이가 없기도 하고 뭐 다쳐도 어지간히 다쳐야 조급증도 내고 할텐데 발목 안, 밖, 뒤가 하물며 부서지기까지 골고~~루 아작이 나서 발목이 너덜너덜 긴급히 수술을 받고 나니 그때부터 수술후 극심할(지도 모를) 통증어쩌지??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 안아프네요.. 골절상황이 너무 아팠어서 일단 고정을 해두니 흔들리지 않은 편안함 이랄까.. 사실 수술전 덜렁덜렁하던 제 발목을 눈으로 본지라... ㅠㅜ
석달쯤 후 일부 쇠붙이를 빼내는 수술을 한번 하고 또 일년 후에 마지막 나사제거 수술을 또해야 한다니, 아~~~ 인생에 일년은 쉬어가라는 건가보다.. 내가 국민학교 입학이후 지금껏 사십년 넘게 너무 쉬지 않고 달렸었지.. 쉬자 쉬어. 그냥 있자 숨만 쉬며 존재하자.. 다리에 힘만 안빠지게 견뎌보자 하며 내려놓게 되네요.
발목이 이지경이 되는데 어찌 팔 어깨 허리 머리가 안다치고 멀쩡하며, 그 흔한 타박상도 찰과상도 하나 없다니 그 또한 다행이 아닌가
무섭게 부어올라 수술도 힘들수 있다고 했는데 밤새한 냉찜이 효과가 있어 수술도 빨리 할 수 있었고..
옮겨온 한방병원 환자도 의료진도 원무과도 다 친절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밥이 맛있네요. 몸 불어 나가겠어요 ㅋㅋㅋㅋ
이사도..뭐 잔금 치루고 양쪽 집 다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봐야 관리비밖에 더 나가겠어요.
모든게 긍정회로가 돌아갑니다.
그래도 그래도 아쉬운건 이번 헌재사태에서 앙국에 함께하지 못함이네요.
어이없었던 지난 노통의 탄핵국면
503의 탄핵을 위해 그 추운 겨울 광화문에서 버티고 버티던 시간들(물론 그때 나간 내허리.. 윽!!)
모두 승리를 쌓아가는 지난하지만 행복한 기억인데
이번 승리(를 확신합니다)에는 제가 함께하지도 기여하지도 못했네요.
저녁마다 아침마다 온갖 유툽 방송을 섭렵하고 집회상황을 게시물로 보며 "흐규흐규 힘들고 좋았겠다.. 아우 가고싶다"만 외치고 있네요.
오늘 11시 선고 역시나 현장에 있지는 못하겠지만
노트북으로 폰으로 태블릿으로 여러 방송을 틀어놓고 그 순간만은 랜선으로 함께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우리 앙님들 제 몫까지 더 열심히 더 씐나게 훨훨 날아주시고 존경하고 사....사...사모 합니다.
병원서 새벽에 깨어 뻘글 하나 써봤습니다. ㅎㅎㅎ
Jedi님의 댓글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끝까지 치료에 매진하겠어요!
바람향님의 댓글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작년 스스로 조기은퇴해서 시간도 많으니 다리 낫고 나면 뭐라도 해봐야지요.
고맙습니다.
창가의고양이님의 댓글

여름숲1님도 빨리 쾌차하세요!
지금은 못나오셔서 아쉬우시겠지만, 건강먼저 입니다!
까마긔님의 댓글

온라인에서 응원해주시고 연대해주신 분들은 다들 본인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지셨는지 체감 못 하시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ㅠㅠ 그 분들의 힘이 아니었으면 못 달리고 주저앉았을 사람들도 많을 거에요. 쾌유하시고 감사했습니다!!!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그것들도 힘이 됐겠죠?
고맙습니다.



현이이이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