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장편소설 '파견자들'
diynbetterlife

Lv.1 diynbetterlife (220.♡.37.28)

2025년 10월 12일 PM 09:41 · 수정됨(10. 13. 12:31)

조회 1,186 공감 0

스포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추석기간 동안 '파견자들'을 읽었습니다.



김초엽 작가를 처음 접한 작품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었어요. 

장편이 아닌 단편 모음집이었는데 대부분이 재밌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지구 끝의 온실'을 읽었고요.

그리고 이번 추석때 읽은 '파견자들'.


어떻게 읽은 순서도 출판 순서대로 읽었네요. 2019, 2021, 2023.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갈 수록 흡입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욱 매력적이었고요.


이번 파견자들은 어떤 느낌이냐면, 참신한 소재는 장점인데 각 캐릭터들이 사건을 끌어가는 내적, 사건적 동기가 설득력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인물간의 교감이나 대립도 빌드업이 부족하고요. 마치 사건을 정해놓고 캐릭터를 끼워맞춘 듯해요. 그래서 드라마를 제작할 때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끝난 것 같습니다. 


참신한 점은

보통 SF 작품은 지구가 아닌 외계행성이 배경인데, 

이건 외계종족이 지구를 외계행성화 시킵니다.

외계종족도 마치 외형만 바꾼 인간특성을 가진 종족이 아니라 마치 개체가 네트워크 속에 사는 신경망 조직 같습니다.


지구 끝의 온실에서는 인간의 고도로 발달한 과학이 단번에 지구를 파괴하고, 멸망한 생태계를 식물이 구한다는 설정이거든요.

파견자들에서는 식물같기도 동물같기도 한 곰팡이류가 인간과는 다른 감각과 지성, 소통체계를 갖고 지구를 뒤덮습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지하세계로 밀려나고요.


이 외계종족은 마치 인간을 숙주 삼아 기생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인간이 죽으면 부패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점유한 영역의 일부분으로 부패시킨다음 흡수해 버리거든요. 


근데 외계종족의 거미줄처럼 뻗은 망에 흡수된 후에도 최초로 의식을 유지하는 특수한 인간이 생깁니다.

그 인간이 외계종족에게 인간을 이해하도록 일정부분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노출된 인간 중에는 아예 이들과 결합한 채로 살아가는 새로운 종족이 생겨나고요.

그리고 아예 인간의 머리속에서 기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의 자아를 유지하면서도 외계종족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새로운 종족도 생겨나요. 이는 인간들이 외계종족에 노출된 아이들을 실험체로 쓰면서 잔혹한 실험 속에 생존한 아이들입니다. 주인공은 그 생존자 중 한 명이고요.


결론적으로는, 서로를 길들인 외계종족과 인간이 살 수 있는 일종의 중립지대 같은걸 만들어냅니다. 외계종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도 있고, 이들은 계속 지표면이 아닌 지하에 갇혀 살게되고요. 인간을 이해하지 못해 중립지대가 아닌 지구 전역에 뻗어있는 외계종족의 침투를 늘 경계하면서요. 


두 종족 모두 지구를 점유하고 뻗어가려는 욕망을 갖고 있는데 서로를 비파괴적으로 길들이며 공생하는 방법은 여전히 양측 모두에게 최대 과제로 남아있지만 희망의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죽음 또는 부패이지만 외계생명에게는 그 자체가 다른 형태의 삶이라, 완전히 다른 존재가 어떻게 한 영역에서 공생할 수 있을지가 허구적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외계생명이 지구행성을 파괴하진 않는다는 겁니다.


외계생명의 판단으로는 자신들 기준으로는 인간보다는 지표면 아래에 있는 온갖 생물들, 곰팡이들이 더 지성체였기에, 이들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이들 밑에 숨어든 인간을 공격하지 않은 거거든요.


소재도 좋고, 의미도 좋아서 드라마적인 밀도를 높였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댓글 (10)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10.12 · 219.♡.171.27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10/bc4ba01754b1f1e4daa4dedaf378d1aa_v26u8i31_comment_3690507035_8CSfxPrL_Screenshot_20251012-215811..png]
    히히 다 흡수해 보겠습니다~
    이미지 안나와서 빛과실요 ㅎㅎ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10.12 · 220.♡.37.28

    이미지를 첨부했는데, 안 보여요 ㅠㅠ
    첨부도 안되고 다른데 올린 이미지를 복붙해도 안 보입니다. 그래서 교보문고 링크로 넣었습니다.
    구매를 하시려면 1번이 가장 낫다고 추천드려봅니다. 2, 3번은 소장하기엔 흡입력이 많이 부족해요 ㅠㅠ

    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35245
    2. 지구 끝의 온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53324
    3. 파견자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802440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10.13 · 220.♡.37.28

    이미지가 지금 보여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말씀하시는 거였군요.
    그러고보니 김초엽의 파견자에서도 마치 세상에 실을 뻗어 나와 외부를 연결하는 종족이 빛이 있는 지상도 차지하고 외계화된 행성에서도 살아남네요 ㅎㅎ
    https://damoang.net/free/5075142

    윤석열과 트럼프는, 아니 역사의 독재자들과 자본세습권력들은 카르텔을 이뤄 그런 사람들을 '척결' 해왔던거고요.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 diynbetterlife

    25.10.13 · 219.♡.171.27

    연결 공감 화합 공동체 이런 심상은 계속 반복되는거 같아요. 중요한가봐요 ㅋㅋ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10.13 · 220.♡.37.28

    다 아는걸 하기가 그렇게 힘이듭니다.
    '공정하다는 착각'과 '기울어진 평등' 마이클 샌델 하버드 정치 철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봤는데, 여기서도 다 아는데 안하고 못하는 걸 얘기하더라고요. 우리 다 아는거, 그거 하자고요.

    https://youtu.be/Q5p0Fnbvg48?t=1218

    홍사훈 기자도, 조앤 윌리엄스 학자도, 정준희의 토요토론에서 이대남 극우화 주제를 다룰때도 다 같은 얘기하는거고요.
    https://damoang.net/free/5030212

    홍사훈 기자가 '땀의 가치,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상하자'는 취지로 많이 얘기하는데요.
    마이클 샌델도 연이은 저서로 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해결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요.
    땀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사회적 인식으로 인정해 주는게 필요하다고요.
  • Vagabonds

    Vagabonds Lv.1

    25.10.12 · 222.♡.234.191

    국내 SF소설은 손이 가질 않았는데 올리신 글 덕분에 살짝 관심이 가네요.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Vagabonds 작성자

    25.10.12 · 220.♡.37.28

    저는 대하장편소설은 읽기 힘들더라고요. '듄'이나 뭐.. 그런거요 ;;
    책이 백과사전.. 읽다가 배경이나 인물들을 까먹어요 ㅎㅎ;;
  • 용가리11

    용가리11 Lv.1

    25.10.12 · 211.♡.63.76

    소개 감사합니다!
  • joydivison

    joydivison Lv.1

    25.10.12 · 119.♡.207.200

    좋아하는 작가라 저도 데뷔 때 부터 계속 읽고 있는 작가에요. 특히 이 분이 청각장애를 가지고 잇다는 걸 알게 되고 더 관심이 생겻고요.
    말씀처럼 단편이 더 몰입도가 있고 아직 장편을 똑같은 밀고로 체우기는 버거운 듯 싶지만 온실 보다 파견자들이 조금 더 발전한 느낌이아서 좋았어요.
    SF소설이라는게 결국은 현 세대를 반영하는거라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는 서로 다른 또는 대립하는 민족간의 화합을 희망적으로 보여주려는 듯 하도라고요.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joydivison 작성자

    25.10.12 · 220.♡.37.28

    외계종족만큼이나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죠. 그 사람들에게는 저도 외계종족만큼이나 이해하기 힘들테고요. 말씀처럼 인간사회를 비유한 것 같더라고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