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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욕 시장 선거가 상징하는 것
diynbetter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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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6일 AM 11:50 · 수정됨(11. 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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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공유합니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는 이 경향을 읽지 못한 채 여전히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 주류 세력과 일반 유권자 사이의 간극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원글작성자: 희일이송(이송희일)​


조란 맘다니를 수식할 때 왜 '민주사회주의자'라는 표현을 쓰냐, 굳이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이유가 뭐냐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주의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냐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NO'.

국내 언론들 대부분도 조란 맘다니의 돌풍을 기사화했지만 '민주사회주의' 표현과 그에 대한 소개는 거의 다 회피하고 있다. 잘 모르기도 하겠지만, 조란 맘다니를 구성한 사상의 힘과 정치적 뒷배를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이야 먼 나라니까 그렇다 치겠는데, 이 경향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민주사회주의를 회피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조란 맘다니는 '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 (DSA)' 소속이다. 말 그대로 미국 민주사회주의 조직.
1982년에 결성됐다. 미국 내 군소 사회주의 조직들이 뭉쳐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고 사회운동과 풀뿌리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그 활약상은 미미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DSA는 늙고 영향력 없는 조직이었다. 평균 연령은 68세. 총 멤버는 고작 5000명 안팎.

그러던 중 갑자기 DSA가 환골탈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2016년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이 바로 그것. 금융위기와 월스트리트 점령운동을 통해 사회 모순을 깨달은 청년들이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을 경유하고, DSA로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간 것이다. 월스트리트 점거운동과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 이렇게 두 번의 실패를 통해 청년들은 안정적인 거점이자 진보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덕에 DSA는 2018년 평균 연령이 33세로 젊어졌고, 멤버 수는 5만 명으로 폭증했다. 68세에서 33세로 두 배 이상 젊어졌고, 열 배 가까이 회원이 늘어났다. 2019년 DSA 멤버였던 AOC가 하원의원이 되던 날, 5천명의 청년들이 또 DSA로 쇄도했다.
2016년 10개 안팎이던 지역 조직은 현재 230개가 넘는다. 회원은 대략 9만여 명 정도로 팽창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진보 정치 조직 중 하나로 성장한 것이다. 사회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민주당 플랫폼을 통해 젊은 좌파 후보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AOC를 비롯한 스쿼드, 그리고 이번에 뉴욕시장이 된 조란 맘다니.

조란 맘다니가 DSA에 가입한 것은 2017년이다. DSA 지부 중에서도 뉴욕시 DSA(NYC-DSA)가 가장 크고 역동적이다. 회원수만 11,300여명인데, 이곳에 가입하면서 맘다니의 정치 이력이 시작됐다. 트위터 계정으로 몇 년 동안 지켜본 뉴욕 DSA의 활약은 대단한 궤적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AOC와 조란 맘다니 같은 젊은 스타들을 배출하는가 하면 공공주택과 공공재생에너지 운동 등 사회운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조란 맘다니가 뉴욕 퀸즈의 주의원으로 정치 이력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DSA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후보를 결정하고 그 해당 지역의 밑바닥까지 샅샅 긁으면서 풀뿌리 선거운동을 형성하는 DSA의 전략이 밑천이 없는 무명 정치인에게는 결정적인 자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의 풀뿌리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것 역시 DSA였다.

따라서 조란 맘다니가 자신을 일컬을 때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건 민주당 정치인이 민주당 소속이라고 말하거나 공화당 정치인이 공화당 소속이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당신의 그 삐딱한 레드 컴플렉스가 아니라면.

민주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의 민주적 통제가 그 핵심이랄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삶을 구성하는 필수 공공재와 생산수단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시민들이 통제함으로써 자본의 포획에서 벗어나 우리 삶의 질을 끌어올리자는 이야기다. 조란 맘다니의 공약들을 보자. 부유세, 주택 가격 동결, 버스 무상화, 육아 무상화 등 대부분이 민주사회주의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물론 DSA에도 여러 사상과 입장이 각축하다. 교조적 사회주의에서부터 생태사회주의까지 여러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또 때로는 실수도 있고 잘못된 결정으로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미국을 왼쪽으로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지금 그 결과가 바로 조란 맘다니다.

얼마 전 갤럽 조사에서 미국 민주당 지지층에서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비율이 66%라는 결과가 나왔다. 2010년 사회주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렇게 사회주의 지지를 끌어올린 것은 미국의 여러 사회적 모순이 극대화된 일련의 사건들, 자본 과두제의 노골화, 그리고 버니 샌더스와 바로 DSA의 활동상 덕분일 것이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는 이 경향을 읽지 못한 채 여전히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 주류 세력과 일반 유권자 사이의 간극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조란 맘다니가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라고 공언하고 또 그를 소개할 때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건 홍시를 홍시라고 말하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걸 빼고 조란 맘다니를 이야기하는 건 사실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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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맘다니가 뉴욕시장 후보일 때 읽은 흥미로운 글도 공유합니다.
맘다니가 자신의 정책 방향에 참고를 했던 미셸 우에 관한 글도요.

댓글 (9)

  • boolsee

    boolsee Lv.1

    25.11.06 · 211.♡.80.125

    깨어있는 민주 시민 미국 버전처럼 읽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가보면후회

    가보면후회 Lv.1

    25.11.06 · 221.♡.183.165

    뭐 하나 해보려해도 절차적 정당성하에 지지부진하고 사회적 비용이 비대해지는 게 현존하는 민주주의 체제의 최대 단점인데
    사회주의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같아서는 도덕적 초인이 철권 통치하는 것도 가끔 생각나게 하네요.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가보면후회 작성자

    25.11.06 · 220.♡.37.28

    다수의 민주 시민이 다양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타협해 가면서 만들어 가는 사회가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의의 중지를 모으고 그걸 정당에서 행정권력에서 실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미국의 풀뿌리 민주조직이 후보를 내고, 뉴욕 시장에 당선시키고, 사회 민주주의 정책을 실험해 본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 서울꼬북

    서울꼬북 Lv.1

    25.11.06 · 1.♡.181.78

    맘다니 당선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민주사회주의인데 언론에서 무슬림만 헤드라인에 내세우는걸 보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이미 상실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민주사회주의자가 그 어떤 곳보다 자본친화적인 뉴욕시의 시장이 된 것은 매우 큰 변화입니다.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서울꼬북 작성자

    25.11.06 · 220.♡.37.28

    자본주의의 심장이자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에서
    '민주사회주의자'가 당선된 것의 의미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독사소

    독사소 Lv.1

    25.11.06 · 211.♡.105.238

    '민주사회주의' 처음 들어본 거라 궁금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보급형베토벤

    보급형베토벤 Lv.1

    25.11.06 · 222.♡.5.136

    오늘자 겸공에서 박구용교수님 시간에 민주사회주의에 대해 처음 알게됐습니다.
    사회민주주의보다 더 좌클릭이라고요.
    또 하나 배워갑니다.
  • 내고향은반포

    내고향은반포 Lv.1

    25.11.06 · 211.♡.201.238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테미스 Lv.1

    25.11.14 · 125.♡.76.172

    잘 읽었습니다.
    미국에 이런 바람이 더 크레 불어서 링컨 시대처럼 다시 한 번 내부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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