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인싸 (210.♡.244.174)
2026년 4월 21일 AM 10:55
딸이 고3이었을때,,
본인의 성적에 맞는 학교와 과를 지원하고
지원한 학교중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에
예비 7번으로 있다가 예비 1번에서 끝납니다.
대신 그보다 한단계 낮은 학교에 붙어서
일단 다녀봅니다.
1학년을 다니고 아무래도 아쉬운지
휴학후 재수를 하고
옆에서 보기에도 저러다 쓰러지는 거 아냐? 하고
걱정될만큼 열씸히 하더니
고3때보다 훨씬 좋은,
본인이 제일 가고 싶었던 학교에 지원을 합니다.
결과는 예비 1번.
1달(2달?) 넘게 기다렸지만 예비 1번으로 끝.
아무래도 좋은 학교라
예비가 소진되지 않은 듯 하지만,,
최종 합격 소식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삐쩍삐쩍 말라가는 아이를 보며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대학이 뭔지..
최종합격을 기다리면서
살이 빠지고 방에서 칩거하며 나오지도 않고
어떤 날은 눈 뜨고 싶지 않다.
하루하루가 괴롭다하며
이러다 폐인되는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저는 아이 교육은 엄마한테 맡겨놓는데
(저까지 참전하면 아이가 갈팡질팡할까봐)
암튼 최종 불합격이되자 집안 공기는 그야말로
숨쉬기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됩니다.
와이프도, 아이도, 눈치보는 나도
누구하나 진로에 대해
더 말을 꺼내기 어렵게 됩니다.
저는 사실 살아보니
대학이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이 말이 또 얼마나 상처가 될까 싶어 자제합니다.
그저 눈치만 보고 또 1년이 흐릅니다.
복학하고 2학년이 끝날즈음에
아이가 갑자기 편입시험을 보겠다고 합니다.
나도 엄마도 깜짝 놀라서
준비는 했어? 했더니
학교다니면서 나름 준비했다 하네요..
또다시 상처받지 않을지..
딸바보 아빠는 걱정만 많습니다.
그러고는 예비1번으로 떨어졌던 학교에 시험보고
경쟁률이 상당하던데
그렇게 바라던 "합격"을 합니다.
올해 초의 얘기입니다.
같이 식당에서 가족들이랑 저녁을 먹다가
조심스럽게 딸이
핸드폰으로 합격자 공지 사이트 들어가
합격한 거를 확인하고는 눈 동그렇게 뜨고는
주변에 민폐될까봐 작은소리로
"아빠 나 된것 같아" 하고 나즈막히 말해 줍니다.
집에 오는 차안에서
앞자리에 저와 와이프가 타고
뒷자리에 딸이 탔는데
딸이 무심코 한마디 합니다.
"아빠 세상은 아름다운것 같아요"
3년을 얼마나 암흑속에서 지냈는지..
히끼꼬모리처럼 힘없이 방안에서 있었는지
엄마아빠한테 티 안낼려고 편입준비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너무나 뻔히 알기에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딸이 빽미러로 제 모습을 볼까봐
빽미러를 돌렸더니 엄마도 울고 ㅠㅠ
다시 빽미러 돌려 본 아이의 얼굴에는
역경을 스스로 이겨낸
아이의 미소가 보였네요. ^^
오늘 갑자기
그날이 떠올라 기록상 글을 남깁니다 ^^
다모앙은 제 일상의 일기장이니까요.
댓글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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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eltant79
04.21 · 61.♡.15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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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heltant79 작성자
04.21 · 210.♡.244.174
감사합니다. ^^
딸바보 티내는 글이라 쓸까말까 망설였는데 다른 분들한테도 혹 용기나 위로가 될까 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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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북극올빼미
04.21 · 211.♡.227.121
결과론 적인 이야기지만 어찌보면 순탄하게만 흘러갔을 평행세계의 따님보다 더 단단하고 높고 멀리 갈수 있는 몸소경험을 한것 같네요.
감동적인 경험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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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북극올빼미 작성자
04.21 · 210.♡.244.174
공감 고맙습니다.
저 또한 3수를 했던지라 그 역경의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대견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딸, 아들 수험생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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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UrsaMinor
04.21 · 121.♡.77.65
먼 길 돌았지만 결국 가고픈 곳에 도전하고 성취한 따님이... 정말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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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UrsaMinor 작성자
04.21 · 210.♡.244.174
순탄한것 보다 아이가 살아가는데 소중한 경험과 자산이 될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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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raupappe
04.21 · 210.♡.40.39
노력을 했고, 결과를 만났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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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graupappe 작성자
04.21 · 210.♡.244.174
감사합니다. 아빠는 발만 동동 구른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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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UNHILL
04.21 · 118.♡.12.192
이글 읽고 왜 제가 울컥을.. 그동안 고생했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멋진 라이프를 만들어 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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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DUNHILL 작성자
04.21 · 210.♡.244.174
감사합니다. 댓글을 보니
럼블피쉬 노래 IGO의 "내 인생은 Beautiful 가끔 쓰러져도 Wonderful"이라는 구절이 생각나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대학에 붙어서가 아니라, "역경을 용기있게 마주하고 스스로 이겨내서" 따님의 미래는 행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