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학교 답사 후기 - 2(서울 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 가짜 독립운동가들, '일송정은 죄가 없다.')
아기고양이

Lv.1 아기고양이 (223.♡.75.10)

2026년 5월 17일 PM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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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동작동 국립묘지(서울 현충원)가 군인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되었는데요.

원래는 해방 이후 장충단 공원에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려다가 1949년 3.8선 근처에서 있었던 국지적 교전이나 지리산에서 돌아가시는 분들 등 군인들을 모시는 공간으로 장충사가 조성되었고, 나중에 이곳이 국립묘지가 되고서야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1949년 독립유공자 표창이 시작되었는데 이 해에는 겨우 2명에게만 했습니다. 그 두 명은 바로 이승만 대통령 본인과 이시영 당시 부통령뿐이었습니다.

왜냐면 이승만이 외국인, 주로 미국인들에게 주려다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은 미 의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하는데 그게 불발되어 취소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상징성이 있는 대통령과 부통령 딱 2명에게만 표창을 했고 1950~1953년에는 외국인에게만 표창을 했으며,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표창은 훨씬 더 늦은 시점인 박정희 정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무후선열제단(후손이 없는 분들의 위패가 모셔져있는 곳)에 가서 독립운동가 안재홍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안재홍은 미군정 당시 민정장관을 했던 인물로, 김규식, 조소앙, 윤기섭 등 납북된 인사들(북한 입장에서는 모시기 작전을 한 분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 분들은 납북이 되었기에 1989~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훈장도 드리고 위패도 이 곳에 모시기 시작했다고 하구요.

그래서 이 제단의 가장 왼쪽에 위패가 모셔져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혁명열사릉, 애국열사릉, 재북인사묘역으로 묘지의 급이 나뉘어있다고 하는데요.

혁명열사릉은 국내에서 다녀오신 분이 별로 안 계실 정도로 가기 힘든 곳으로, 김일성의 핵심 측근들이 묻혀있고, 돌아가신 분의 흉상도 하나씩 있고, '동지' 라는 표현이 적혀있다고 하네요.

애국열사릉은 노동당,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한 분들이나 민족주의계 독립운동가 분들이 묻혀 계신 곳으로 조소앙, 김규식 등이 계시다고 하구요.

재북인사묘역에 박열, 안재홍 등이 계시구요.

안재홍은 비타협적 민족주의자로 신간회의 핵심인물이었고(신간회에 대해서는 6.10만세운동 사적지 답사 후기에도 조금 적었습니다. https://damoang.net/free/6225066), 해방 이후 여운형이 건국준비위원장일 때 부위원장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이 너무 설친다고;; 한국국민당을 만들어 미군정과 손 잡고 조병옥이나 장택상보다 더 높은 지위(민정장관)에, 한국인으로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올랐던 인물입니다.

4.3 봉기 후 5월 5일 미군정 주요 간부들이 대책회의를 했는데 김익열은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조병옥이 유창한 영어로 김익열이 국제 간첩이라고 해서 멱살 잡고 싸우고 김익열은 해임이 되었으며, 그 후에 박진경이 부임하여 군인들이 학살에 본격적으로 가담한 것인데요.

이 회의에 참석했던 안재홍이 김익열에게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이런 일을 당한다고 토로했다는 내용이 김익열의 회고록에 나온다고 합니다.

안재홍은 6.25 발발 후 피난을 못 가고 납북되었구요. 찾아보다보니 요즘 핫한 평택시 고덕 출신이셨군요.(평택 을 지역구)

어제 들르진 않았지만 장군 3묘역에 이응준이 묻혀있는데요. 이응준은 작년 가을 작성한 국립묘지 답사 후기(https://damoang.net/free/4970199) 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친일파였지만 독립운동가의 딸과 결혼했고, 대한민국 정부에서 초대육군총참모장을 지냈는데 이 사람이 문상길과 손선호의 사형선고를 내린 인물이라고 하네요.

그 당시 군사법정이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터에 있었다고 하구요.

남산에서도 역사 해설이 가능한 곳이 많아서 예전에도 답사를 가긴 했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닿으면 들으러 가봐야겠습니다.

후기 1편에서 지난 번 국립묘지 답사 때의 의문이 풀렸다고 했었는데요.

최재형의 묘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묘비에 비해 유독 새 것처럼 보여서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질문은 못 하고 그냥 넘어갔었는데요.

2년 전까지 빈 무덤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재형은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의 대부였고, 군 조직의 국내진공작전이 소원이었던 분으로 안중근 장군의 진공작전 때도 주도적이었고, 안중근 장군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때도 도움을 준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간섭 전쟁 때 일본군에 참살 당하였는데 가짜 최재형의 후손이 국립묘지에 무덤을 만들어 연금까지 받다가 진짜 후손이 나타났고, 가짜 무덤을 파가서 빈 무덤만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유해 없는 허묘는 불가하도록 법이 바뀌었는데, 배우자 유해가 있으면 묘 설치가 가능하다고 해서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의 시신을 키르키스스탄에서 모셔와서 묘를 쓰는 묘수를 썼다고 합니다.

이전의 묘비에는 순국선열이라 적지 않고 애국지사라고 적어두기도 하고, 보훈관리를 엉터리로 했다는 사례 중 하나라고 하셨습니다.

최재형의 가짜 후손 얘기가 나와서 이 분의 가짜 후손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는데요.

김진성은 1930년대 만주에서 무장투쟁을 했던 분으로 해방 때까지 감옥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후손도 중국에 남았구요.

한중 수교 즈음에 노래방 문화가 연변에 퍼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노래방에서 겨우 서너개 정도의 화면이 랜덤 플레이되고 있었고, 그 중 하나가 현충원이 배경인 화면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노래 방에 갔던 김진성의 아들이 아버지의 묘를 배경화면에서 보고, '한국에서 우리 아버지를 높이 평가하나보다.'라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교 후에 와서 국립묘지를 방문해보니 이력은 아버지의 이력이 맞지만, 가족관계, 사망일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국립묘지에서 일하시는 분께, 혹시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 차 여쭤보니, 여기 말고 다른 자리에도 가서 제사를 지내더라고 듣고, 알고 보니 5명의 가짜 독립운동가가 국립묘지에 묻혀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됩니다.

2병의 의명과 2명의 무장투쟁 독립운동가와 1명의 3.1운동 참여자를 찾아냈다고 해요.

아들 김세걸씨가 그래서 하얼빈에서 2018년에야 아버지의 유해를 모셔오고 영구 귀국하셔서 활발히 활동하셨는데 몇 해 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링크를 아래에 첨부할게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201810021108358756?did=NA

아래 캡쳐가 기사의 일부입니다.

지난 국립묘지 답사 후기에 언급했던 가짜 독립운동가 김정수도 이 5명 안에 들어있는 사람 중 하나였나봅니다.

다른 기사에서 보니 이 지경이네요...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로군요. 하아...

기사 출처 : https://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100920405978450

독립유공자 묘역과 무후선열제단쪽에서 내려오면 정자가 하나 있는데요.

만주 용정에 있는 일송정이라고... 으르신들은 다 아시는 '선구자'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일송정에서 따와서 이 정자의 이름도 일송정이었다고 합니다.

'선구자'라는 노래가 예전에 70~80년대 집회 현장에서 거의 제2의 애국가처럼 불렸다고 어제 답사 참여하신 분들 중에도 결의에 차서 눈물을 흘리며 부르시기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노래는 원래 '용정의 노래'라는 곡으로 지어졌고, 일본의 만주 개척을 찬양했던 건데 해방 후 가사를 좀 고치고 독립군에 대한 노래로 호도했던 것으로 밝혀져서 요즘은 잘 불리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작사가 윤해영도 친일 인사라고 하구요.

암튼 이 정자에 '선구자'의 노래패가 걸려있어서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현충원 담당자가 제거했다고 먼저 대답하고 나중에 뗐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노래패를 떼면서 죄 없는 '일송정' 현판도 같이 떼버려서 지금은 이름 없는 정자로 지낸다고 하셨습니다. 일송정은 죄가 없다면서요.^^;

이동하면서 보니 묘비에 '징용'이라고 써있는 경우가 좀 있었는데요.

6.25 때 징용으로 전쟁에 가신 분들의 경우 저렇게 표기된다고 합니다.

이제 필기해온 것의 절반 정도 적었는데 또 너무 길어지니 3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3편에 다시 4.3관련 인사들에 대한 얘기가 나올 예정입니다.

댓글 (7)

  • kita

    kita Lv.1

    05.17 · 125.♡.203.162

    보훈 쪽은 비리가 엄청나다고 들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겠습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kita 작성자

    05.17 · 223.♡.75.10

    그러게요. 갈 길이 정말 멀어보이더라구요.

    정권 안 내주고 긴 시간을 두고 계속 뿌리 뽑아야할 것 같아요.

  • 5호라

    5호라 Lv.1

    05.17 · 175.♡.10.77

    음 알아 둬야할 내용들이 많은데 묶여서 쓰셔서 묻히는거 같습니다

    특정 내용 하나만 주제로 쓰시면 많이 보실거 같네요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5호라 작성자

    05.17 · 223.♡.75.10

    일단 자게에 쓰고 사용기에 올릴 때 추려서 올리든지 해야할 것 같아요. 한번에 많은 내용을 듣고 받아적어와서 관련 기사랑 찾아보고 정리하려니 정신이 없습니다.^^;;

  • Lv.1

    05.22

    삭제된 댓글입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작성자

    05.22 · 223.♡.84.250

    한중 수교 후에 알려진 것이라고 들었는데 문익환 목사께서는 이미 알고 계셨군요. 정말 싫어하실 만 하셨겠어요.

  • cleasi

    cleasi Lv.1

    05.22 · 182.♡.97.137

    선구자 같은 경우 간도 명동촌 출신인 문익환 목사가 만주군 노래인 걸 알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언론에 문목사님이 그 노래를 싫어하는 사연이 소개된 뒤로 그 노래가 그 위상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진 준 애국가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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