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YNM4N (175.♡.147.253)
2026년 7월 10일 PM 01:08
애 키우기 전에는 내리사랑이 당연한 말인 줄 알았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
그게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애 둘 키우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먼저 사랑하는 건 아이더라고요.
어릴 때 아이는 부모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잘생겼는지, 돈이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 그런 거 안 봅니다.
그냥 우리 아빠가 최고입니다.
저도 애가 어릴 때 아빠 최고!라는 말 한마디 들으면 진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별거 아닌 하루를 보내도 그 말 하나면 다시 힘이 나더군요.
생각해 보니 부모는 그 사랑을 받고 나서야 부모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먼저 무조건 믿어주니까, 그 믿음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사랑의 시작은 아래에서 위로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거기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부모는 그렇게 받은 사랑을 다시 아이에게 돌려줍니다.
그러니까 사랑은 아래에서 위로 한 번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많이 컸습니다.
초2, 초5가 되니 학원 가고 친구 만나느라 예전처럼 붙어 있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저도 마흔을 넘으니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미뤄뒀던 제 일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아쉬워지더군요.
아이들이 나를 하늘처럼 바라보던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구나.
부모도 결국 처음 해보는 역할입니다.
최선을 다해도 서툴고, 나중에 돌아보면 아쉬운 일도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한때 보여줬던 그 무조건적인 믿음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나은 부모가 되려고 애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아이를 키운 만큼,
아이도 나를 아빠로 키운 게 아닐까.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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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드리아
07.10 · 218.♡.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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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아드리아 작성자
07.10 · 175.♡.147.253
같이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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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리아스
07.10 · 106.♡.207.240
내리사랑이 들어맞는 시기는 애가 어릴때가 아니라
애가 자기 앞만 보며 달릴때 부모만 아이가 잘못될까 걱정할때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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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제리아스 작성자
07.10 · 175.♡.147.253
그런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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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인생여전
07.10 · 61.♡.252.137
항상 부족한 아빠인것 같아서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ㅜㅜ
반대로 부모님께는 부족한 아들이라 죄송스럽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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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인생여전 작성자
07.10 · 175.♡.147.253
삶은 언제나 후회의 연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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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규링
07.10 · 170.♡.228.34
이런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은 아이를 키워봐야 안다고 하니 결혼 해서 애낳으라고 하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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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규링 작성자
07.10 · 175.♡.147.253
에효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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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libaba
07.10 · 211.♡.196.214
글 정말 좋습니다.
(제목은 너무 자극적이긴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도 나를 아빠로 키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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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Alibaba 작성자
07.10 · 175.♡.147.253
. 애들오면 안아줘야겠어요
제목은 좀 바꿔봤습니다. 조금 커뮤식으로 적었던걸 수정해봄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내가 아이를 키운 만큼,
아이도 나를 아빠로 키운 게 아닐까.
좋은 말씀입니다. 못난 아빠가 반성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