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비가 세차게 쏟아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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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느린시간 114.♡.116.54
작성일 2024.06.15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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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 탈출해 집으로 오는 금요일 저녁 퇴근길은 여느때보다 더 길고 피곤했습니다.

소파에 몸을 던졌지만 온도와 습도도 높아서 그런지 유난히 몸의 열기가 빠지지 않고 맴돌았구요.

스마트폰으로 다모앙이나 전자책을 보다 금방 잠들 줄 알았는데, 비몽사몽인 상태로 오래 뒤척였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잠자리가 불편해서인지 새벽에 깹니다. 오늘은 날씨 탓도 있겠네요.

새벽 네시쯤 눈을 떴을 때 들립니다. 툭, 투둑, 아니면 빗소리를 들은 귀가 몸을 깨운 것이었을까요.

금세 소나기마냥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활짝 열어 놓았던 창문은 조금 닫아야 합니다.


새벽에 혼자 듣는 빗소리는 남아 있던 잠을 깨우고 머리 속 잡다한 생각을 씻어냅니다.

세상은 캄캄하지만 눈도 손발도 이젠 깨 버렸습니다. 그러나 딱히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없을 때,

낮시간이었으면 비가 오지 않았다면 엄두를 못 낼 일이 떠오릅니다. 자유게시판에 글을 써 보자.

접속 시간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상위권이겠지만 별 활동은 없는 나라는 회원도

레벨 도입 이후 경험치는 이틀 로그인으로 20% 밖에 못 채운 1렙 일반회원도

글이 드문 새벽을 틈타, 비가 내렸다는 사건을 구실로, 글을 써 보자.

아무 정보도, 재미난 내용도 없지만 그냥 뻘글을 써서 아침엔 조용히 다음 페이지로 밀려 보자.

지금이 아니면 실행하지 못할 좋은 아이디어 아닌가요.


비는 거의 그쳤습니다. 저처럼 새벽잠을 설친 개구리가 잠깐 불평처럼 울음소리를 내다 맙니다.

캄캄하던 바깥에는 하늘과 건물의 경계선이 생기고 있네요.

비가 내린 덕분에 토요일 하루는 너무 덥지 않겠지만, 저는 종일 꾸벅꾸벅 졸 것 같습니다.

초여름, 비가 내렸던 새벽, 비로 씻긴 깨끗한 머리로 글을 끄적인 벌입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걸 들으니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네요.


댓글 21 / 1 페이지

치미추리님의 댓글

작성자 치미추리 (183.♡.48.31)
작성일 06.15 05:00
스콜성으로 갑자기 무섭게 쏟아지더라구요. 조금이나마 열기를 식혀주는 비였길, 느린시간님에겐 편안한 주말 되시길 빕니다.

DoctorAh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octorAhn (218.♡.107.4)
작성일 06.15 05:07
비슷하게 잠깬 저도 좋아요라고 댓글 써봅니다.

쿨마인드님의 댓글

작성자 쿨마인드 (223.♡.21.163)
작성일 06.15 05:36
저도 지금 서울 고속터미널 앞에 정류장에 내렸는데
비가 새차게 내리네요^^

고속버스 시간이 여유가 있어 비가 잦아 들기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읹아서 음악을 들으며 간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어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WuBlanc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WuBlanc (140.♡.29.3)
작성일 06.15 05:37
뒤척이는 새벽이 확 느껴지네요

웰컴2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웰컴2 (222.♡.17.75)
작성일 06.15 05:43
나이가 들어서인지, 잠자리가 불편해서인지 새벽에 깹니다. 오늘은 날씨 탓도 있겠네요.

새벽 네시쯤 눈을 떴을 때 들립니다. 툭, 투둑, 아니면 빗소리를 들은 귀가 몸을 깨운 것이었을까요.
---> 공감하는 바 입니다
저 또한 그렇다는..
저도 앙질?중 입니다 :)

metalkid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etalkid (14.♡.240.124)
작성일 06.15 05:56
제 뻘글 100개랑 바꾸실래요?
소설 한 페이지 읽었습니다.

시슬리아님의 댓글

작성자 시슬리아 (220.♡.25.200)
작성일 06.15 06:09
자주 글 써 주세요. 잘 쓰십니당~
전 진짜 댓글만 쓰는 편이라...  글을 쓰면, 항상 말이 쓸데없이 많아져서(재미도 없이) 이상하게 댓글만 쓰게 되네요 ㅋ

용기 잘 내주셨습니다. ^^

마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마니 (211.♡.216.253)
작성일 06.15 07:00
뻘글을 이렇게 잘쓰시면 에세이 지 말입니다 !

갈매동아재님의 댓글

작성자 갈매동아재 (58.♡.45.202)
작성일 06.15 07:28
공감이 많이 되는 감성 촉촉한 글이네요.

무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무제 (121.♡.80.206)
작성일 06.15 07:41
새벽비 때문인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바람이 시원하네요. 저도 새벽에 일어나는 처지라 더욱 공감이 가네요.

미니언님의 댓글

작성자 미니언 (110.♡.135.86)
작성일 06.15 08:34
그 비를 맞으며 신나게 달리고 왔습니다. 여름의 우중런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나미춘들네님의 댓글

작성자 나미춘들네 (180.♡.38.87)
작성일 06.15 08:48
새벽비를 핑계대고 오늘 산엘 가지 않으려 마음 먹었습니다.
잠깐 해가 비쳐 아 핑계를 댈 수 없겠는데 생각하는데
지금은 잔뜩 구름이 기득찬 하늘을 보며 새벽에 먹었던 생각을 다시 다짐합니다.
오늘은 방콕이다.라고요..

레베카미니님의 댓글

작성자 레베카미니 (221.♡.25.227)
작성일 06.15 08:52
더위를 잘 안타는데 새벽에 더워서 잠을 깼습니다
그러다 쏟아지는 비에 시원함을 느끼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자다 깨다 해서 피곤하네요 ㅠ

매일걷는사람님의 댓글

작성자 매일걷는사람 (223.♡.180.89)
작성일 06.15 09:00

Noobi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Noobie (58.♡.13.159)
작성일 06.15 09:08
수필인가요?
글을 아주 운치있게 쓰셨네요.

모리님의 댓글

작성자 모리 (218.♡.210.248)
작성일 06.15 09:22
가볍게 들어왔다가 글을 읽은 기분이네요.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221.♡.28.92)
작성일 06.15 09:54
며칠 더위 걱정글이 많던데.. 어제 퇴근할땐 선선하더군요~ 새벽에 내린 비로 주말 더위가 식혀지면 좋겠습니다~

stillcalm님의 댓글

작성자 stillcalm (125.♡.35.196)
작성일 06.15 10:11
글 잘 읽었습니다- 뻘글 수준이 아닌거 같아요 ㅎㅎ

newko님의 댓글

작성자 newko (101.♡.133.213)
작성일 06.15 10:35
빗소리 듣는 걸 좋아합니다. 근데 우리 집이 침수 위험지역이라 맘 편히 빗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도 홍수가 아니라면 역시 빗소리는 좋습니다.

Duriang님의 댓글

작성자 Duriang (14.♡.222.218)
작성일 06.15 11:10
저도 자다가 빗소리내 깼어요.덕분애 화장실도 가고싶더라고요~낮에 내렸음 시원했겠다 싶을 정도였고 방마다 다니며 창 닫고 자는 식구들 얼굴도 한번 보로 나만 깼던 새벽 무드 좋던데요~이 글보니 생각나네요~

느린시간님의 댓글

작성자 느린시간 (114.♡.116.54)
작성일 06.15 11:48
가볍게 쓴 글에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이 새벽에 내린 비로 각자의, 그러나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이 갑갑한 시절에 위로가 됩니다. 다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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