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로를 만나 스윙 재건에 성공한 후기+후기+후기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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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분들을 위한 세줄 요약
평소 골프 성공의 절반은 좋은 프로를 빨리 만나는데 달려있다고 생각했음
2023년 말 스윙이 무너지고 2024년 초 좋은 프로님을 만나 1월부터 매주 1회 레슨 시작.
6개월만에 스윙이 어느정도 잡히고 8개월 째 스코어가 90대로 진입했는데 드라이버 스윙이 망가짐
안녕하세요
평소에도 장비만 좋으면 공은 앞으로 나간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골프장에 나가기를 어언 십여년.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더블보기플레이어지만 지금은 경치구경도 하고 공도 안 잃어버리는 더블보기라 나름 만족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2023년 스윙이 망가지기 전까지는요.
시작은 2022년 가을이었습니다.
같이 라운드했던 사람이 지나가면서 던진 '드라이버보다 우드가 더 멀리가네요'라는 한마디가 비수처럼 가슴에 꽃혔습니다.
180~200m 나가던 드라이버가 갈수록 짧아지더니 어느새 160~170m를 가게되고 2022년 말 즈음에는 150m에서 160m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주력이었던 7번 우드가 160m를 갔으니 1번 우드가 7번 우드보다 안나가게 되버린 거였죠.
그러거나 말거나 골프는 즐겁게 즐기고 있었는데 2023년 여름에는 7번 우드가 망가집니다. 곧이어 5번 아이언이 6번 아이언이 그러다 2023년의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무너져 버립니다.
그날 공을 10여개를 잃어버린것 같아요. 글을 쓰다 말고 가민 기록을 뒤져보니 작년 11월에 115개를 기록했네요. 와, 그래도 90대 중반까지는 갔었는데 2년사이에 20개를 후퇴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망가진 건 스윙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었던 자신감 비슷한 무언가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2024년 1월 저는 한 레슨프로를 찾아갔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제가 알던 어떤 골프를 처음 배우다 포기했던 사람을 3개월만에 스윙머신으로 바꿔놨거든요.
(여담이지만 그분이 처음 만난 프로는 '넌 왜 스윙이 그모양이냐? 이런 간단한 걸 왜 못하냐?' 가 입버릇인 분이었답니다. 그리고 2년 동안 골프연습을 끊으셨었죠)
그냥 바꾼게 아니라 골프를 쳐다도 안봤던 사람을 골프 스윙에 푹 빠져 하루라도 연습장을 안가면 미칠것같아할 정도로 좋아하게 만들어 버렸고, 스윙도 40대 초보의 스윙이라고 볼수 없을 정도로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참 좋아보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굳게 마음을 먹고 찾아간 그 프로 앞에서 망가진 스윙을 보여줬을 때 그분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회원님의 스윙은 말하자면, 모래 위에 나무판으로 얼기설기 고층빌딩을 세워 놓고 그걸 경험이란 접착제로 보수하면서 억지로 버틴 거다. 스윙이라기 보다는 공을 맞추기 위해 몸을 그때그때 움직여 왔다는게 맞는 표현일 거다. 그런데 그 접착제로도 버틸 수 없는 충격이 누적되어 이제 무너져 버린거다.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저는 2023년 말에 골프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던 터라 아쉬울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립잡는 법부터, 정말 기초의 기초부터 다시 배울테니 처음부터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말 대로 저는 그립부터, 어드레스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언인 6번을 들고 처음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빈스윙은 어불성설. 휴대폰을 들고 손바닥이 어디로 향하는 지를 몸으로 익히게 하지를 않나, 거울을 보고 팔을 보게하지 않나. 처음 겪는 연습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골프장에 갈일이 생겼는데, 스윙을 할 때마다 몸 어딘가에서 '예전처럼 치면 100개는 치는데 님 왜 이러세요?' 하는 유혹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었습니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기록한 스코어들은 115개, 118개, 120개…이게 맞나 싶은 결과들이 스코어 카드를 장식했습니다. 피할 수 없는 고객분과 접대 골프 가서 121개 치고 온 날은 술이 정말 술술 들어가더군요.
이왕 시작한거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계속 반복했습니다.
라운드 다녀와서는 가장 많이 실수한 부분들을 기억해서 프로에게 전달하고 스윙의 완성과 자잘한 실수의 해결책들을 하나씩 배워나갔습니다. 어프로치 미스 많이 난 다음 주는 어프로치 위주로, 그 다음주는 드라이버와 롱 아이언 점검 등등....그러다가 문득 스윙이 조금씩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리도 조금씩 나기 시작했습니다. 캐리로 105m 나가던 7번 아이언이 어느덧 115m에서 120m까지 나가고 토탈 130m 보낼 수 있게됐습니다.
6번 아이언이 캐리로 125m, 다해서 140~145m를 가게됐습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수도 없이 들었던 엎어친다는게 무슨뜻인지 이해하게되었고
드라이버 스윙이 '느려서' 슬라이스가 난다는게 어떤 건지 알게되었고
드라이버 헤드가 안 열려서(혹은 이미 닫혀서) 왼쪽으로 공이 날아가버리는 걸 이해하고
드라이버와 아이언 스윙의 차이가 조금은 뭔지 알것 같아지고
왜 80-90대 치시는 분들이 웨지를 두개씩 들고 다니시는 지 알게되니까,
다시 스코어가 105타가 되었습니다.
6개월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같은 아이언인데도 더 잘맞고 거리도 안정적으로 나옵니다.
드라이버도 이젠 180미터는 평균적으로 나가네요.
가장 큰 변화는 골프장에 가는게 즐거워진 점입니다.
이제 목표를 보기 플레이어를 목표로 다시 정진해보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라운드 되길 빕니다.
지지지난 주 마지막 골프 모임에서 드디어 99타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저는 94타를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드라이버샷이 다시 망가진 걸 알았습니다.
이유는 백스윙후 다운스윙시
1. 골반이 움직이면서 스윙의 시작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2. 오른팔이 옆구리에서 떨어지면서 스윙이 이루어졌다.
의 두가지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지만 자세한 건 프로님 레슨을 받아봐야알겠죠.
여하간 다시 드라이버샷이 150~160m를 가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드, 아이언, 칩샷이 제대로 맞으니 스코어는 줄었습니다.
드라이버도 한타, 칩샷도 한타, 퍼팅도 한타 라는 옛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나던 하루였습니다.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Bluepond님의 댓글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Bluepond님처럼 연습하면 금방 늡니다.
게다가, 전 안좋은 스윙의 잔재까지 남아 있던 터라 더 걸린 듯 합니다.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조금 좋아지고 나니 욕심이 살살 생깁니다.
fromnow9님의 댓글
한 1년 정도 레슨받고 한 6개월 혼자 연습하고 있는데 좀 더 안정적이 되려면 도움이 필요해서요 ㅠ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odyssey9님의 댓글
남 일 같지않게 절절하게 잘 읽었습니다.
혼자 고민 말고 제대로 된프로를 한번 찾아뵈어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골프 칠만 하구나 하던 상황에서 추락해버리니까 더 막막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고민하시면 저처럼 모래위에 빌딩 올리시는 수가 있는거 아시죠? :)
좋은 프로님은 반드시 주변에 있습니다.
꼭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Yuirin님의 댓글의 댓글
사장나이스샷님의 댓글
저도 프로님 소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왜나를불렀지님의 댓글
저도 골프가 너무 어렵기만 해서, 재미 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이 비싼 골프를 이렇게 치려고 나가나 싶어서 자괴감이 들때가 많네요.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