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이 만드는 누적적인 삶과 개인지식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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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일기를 쓰시나요? 저는 일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일자별 메모, 블로그 포스팅, 그리고 일상의 순간을 담은 사진 등으로 말이죠. 최근 본가에서 초등학교 시절 일기를 발견했습니다. 집으로 가져와 펼쳐보니, 어린 시절의 평범한 일상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습니다. 학교를 마친 후 동네 친구들과 놀았던 이야기, 가족 모임, 놀러갔던 장소들까지, 지금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일상 포스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30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일기 한 줄만으로도 당시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재미있었다고만 적혀 있던 페이지도 그때 느꼈던 감정과 상황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킵니다. 여러분도 오래된 사진 한 장을 통해 그때의 감정이나 기억이 다시 떠오른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를 읽으면서 느낀 것처럼, 왜 일상과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일이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읽어보시면 여러분도 하루 한 줄이라도 기록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드실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나를 이해하는 과정
기록은 지금의 나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현재의 나를 형성한 건 과거의 경험, 감정, 생각, 그리고 그때의 선택들입니다. 우리의 모든 선택은 한 층 한 층 쌓여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 과정은 계속될 겁니다. 어린 시절에는 많은 결정이 어른들의 몫이었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제 내가 나를 위한 결정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기록을 보면 그 당시 내가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은 일종의 '사료'처럼 과거의 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우리가 국가의 역사를 파악할 때 과거의 사건을 기록한 사료를 통해 파악하는 것처럼, 개인의 기록도 나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통해 지금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면 앞으로 변화가 필요한지, 아니면 지금의 방향성을 계속 유지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록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자료가 되어, 앞으로의 삶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휘발하는 삶에서 누적적인 삶으로
기록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누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기록이 없으면 우리는 매번 새로운 결정을 내릴 때, 그 순간에 기억나는 정보와 떠오르는 아이디어만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과 통찰이 사라지면, 지금의 나 혼자서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 '휘발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내가 쌓아온 경험과 생각을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이 나중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면 더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기록을 남기고, 필요할 때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서 쌓아두고 있습니다. 옵시디언과 같은 도구를 통해 기록을 검색하고 연관된 메모를 연결하는 방식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쌓인 기록은 다양한 시점의 나와 협업하는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 뉴스레터를 작성할 때도 과거의 메모와 아이디어를 검색해 참고합니다. 오늘의 나 혼자 힘들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과거의 나의 생각들을 불러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죠. 기록은 현재의 나를 도와 누적된 지혜와 경험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찰리 멍거가 말한 '격자형 정신 모델'처럼, 여러 시점의 나의 생각들이 모여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기록은 과거에 대한 집착인가?
기록을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를 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기록하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일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기록은 현재를 잘 살기 위한 도구입니다.
기록은 우리의 일상에서 사소하게 흘러가는 순간들을 붙잡아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의미를 찾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외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단단함을 키우는 일입니다.
하이데거가 말한 ‘비본래적 실존’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면, 우리는 외부가 아닌 자신이 충만함을 느끼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기록은 그 과정에서 나만의 고유한 방향성을 찾고, 내 욕망을 삶 속에서 실현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도구인 것이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여러분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에 묻혀 있거나, 억눌린 많은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오래전 독서 모임에서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고 자신에 대해 20~30% 정도만 알고 있다고 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완전히 파악하는 일은 평생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은 나라는 사람의 역사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 그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기록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개인사를 써 내려가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일기장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도구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하루 한 줄이라도 기록하는 삶을 제안합니다. 소소한 일상, 떠오른 생각, 의미 있는 대화를 간단하게 적어보세요. 기록된 일상은 미래에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이나 떠오른 생각을 댓글로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생산적생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요약 : 기록은 과거의 나를 재발견하고, 현재의 나를 이해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데 중요한 도구입니다. 하루 한 줄의 기록만으로도 우리의 삶에 누적적인 가치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기록의 중요성과 그 가치에 대해 함께 알아보세요.
생산적생산자님의 댓글의 댓글
Hallo님의 댓글
그래서 매 장마다 1년씩 기록하는 평생일기? 기록장을 만들어서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어요.
시작한건 40대 중반이지만 태어난 해 부터 1년씩 적어놓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기록같은 것들을 나중에라도 적어둡니다.
최근은 돌아가신 분들이나 여행, 이사갔던 기록, 병력같은것 들을 적어두죠.
일기와 별개로 관리하기 좋습니다.
호흡지간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