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아노라]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18.♡.95.46
작성일 2024.11.10 10:21
129 조회
2 추천
글쓰기

본문

가끔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아노라는 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고 또 ‘플로리다프로젝트’를 만든 션베이커의 작품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도 칸이 왜 이작품을 선택했는지 혹은 플로리다프로젝트에서 보여준 감독의 문제의식이 이 작품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계속 고민을 하며 보게 되는데,, 그게 내 의도대로 보여지지 않으면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을 방해하고 영화자체를 즐기지 못하게도 합니다

물론 저는 중간 즈음에 영화를 그냥 즐기자라고 포기해서 재밌게 보긴했습니다 ㅎ

여자사람으로서 성매매 노동자를 다루거나 소재로 쓰이는 영화를 볼 때 항상 양가적 마음이 듭니다. 노동자의 권리는 개나 줘버린 그녀들의 현실이 답답하고 성매매 남성들은 돈으로 성을 샀을 뿐인데, 권력을 샀다고 착각하고 성매매 여성들에게 폭력을 행하거나 갖은 욕설을 내뱉고 인간 이하로 대합니다. 그리고 그녀들도 그런 취급에 익숙하게 되고요,,

 그래서 아무리 자본주의지만 돈으로 성을 사는게 과연 옳바른 것인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물론 성매매는 자본주의 이전부터 있었지만요..

 영화에서도 이반을 찾으러온 러시아 사람들이 그녀를 그렇게 대합니다. 물론 영화에서 애니는 자신을 그런 취급하는 남성들에게 계속해서 뻑을 날리며 저항하고 강변합니다 

무튼 이런저런 입장으로 영화의 초반부터 나오는 감각적인 장면들은 좀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제 입장인거고,, 초반엔 성매매 노동자로서 애니의 노동시장 혹은 노동(?)을 보여주고, 중반까지는 영화 귀여운 여인의 2000년 대 버전을 보여주고, 중반부터는 티모시샬라메 초딩버전 같은(ㅋ) 이반을 찾아나서면 일어나는 소동극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후기를 다 쓰려면 너무 길어질거 같고,, 소동극형태나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계급의 문제 등을 다루는 방식은 영화 슬픔의 삼각형과 유사하다는 생각이듭니다. 영화엔 성매매 노동자인 애니 뿐 아니라 이반의 집을 청소하는 청소노동자, 그리고 이반을 관리하느라 고충을 겪고 있는 러시아 노동자 등 여러 노동계급이 나옵니다 

 지난 금요일에 매블쇼에서 거없이랑 최광희 평론가가 엄청 극찬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라이너의 생각에 좀 더 가깝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느꼈던 씁쓸하고도 긴 여운을 받지는 못한거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바라는 앤딩은 어떤것인지 저도 잘 찾지 못하겠네요 ㅜ 

그치만 영화는 충분히 잘 만들어졌고, 재밌고, 웃깁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댓글 6

지리님의 댓글

작성자 지리 (172.♡.52.235)
작성일 11.11 13:57
전 보면서 재밌었고, 그럼 됐지, 하고 나왔습니다. 이정도도 재미 없는 영화가 너무 많아요.

베니와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75.♡.183.194)
작성일 11.11 19:30
@지리님에게 답글 정답이네요 ㅎ 그래도 올 해 정말 재밌고 좋은 영화들이 많았어요.

한글님의 댓글

작성자 한글 (119.♡.177.211)
작성일 11.11 20:54
이반(반야)의 부모는 무슨일은 하는지 모르지만, 구글 검색으로도 나오는 러시아 국적의 부호,
그 밑에서 이반 뒷처리를 하는 토로소와 가닉은 아르메니아계,
가닉이 고용한 이고르는 노동계급의 러시아계로 보이는 이민 1세
애니(아노라)는 우즈베키스탄계 이민 3세입니다.

감독 션 베이커가 마약으로 바닥쳤을때, 그 아래에도 사람들이 있다는 것 느끼고, 영화에 많이 투영하는 편이죠.
그래서 애니가 일하는 클럽에는 사장(?)이나 매니저, 동료들이 애니가 잘되는 것을 가족같이 기뻐해주죠. 물론 사이 안좋은 동료가 있지만 이건 수평적 관계이고.
애니와 이반은 결혼 마저도 시민권과 부가 걸려있는 철저히 계약 관계죠. 그 관계에서 애니는 이반의 책임감을 기대했고, 이반은 단순히 재미였었고.

베니와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75.♡.183.194)
작성일 11.11 22:16
@한글님에게 답글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슬픔의 삼각형도 그렇고 아노라도 그렇고 왜 러시아 재벌들이 대상으로 나오는 걸까요?? 사회주의였다가 국가자본주의로 변해서 그 아이러니가 더 극대화되서 일까요???
물론 같은 감독 작품은 아니지만요,,,

한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한글 (119.♡.177.211)
작성일 11.11 22:30
@베니와준님에게 답글 구소련에서 정계나 정부 고위직, 또는 KGB였다가 국영기업을 먹고 부자가 된 경우가 많아서,
미국식 자수성가도 아니고, 대대로 부자로 가문을 이룬것도 아니라
폭력적이거나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거나 탐욕적인 부자 이미지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졸부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거 아닐까요?

베니와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75.♡.183.194)
작성일 11.11 22:59
@한글님에게 답글 일리있는 말씀이네요.. 근데 뭔가 씁쓸하긴하네요,, 감사합니다
글쓰기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