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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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찍당 덕분에 지난 사진들을 뒤적여봅니다. 따로 정리할 기회도 없었던 사진들을 버리지는 못 하고 쌓아두었는데 좋은 계기가 되는군요.
이보다 앞선 사진들은 다시 보니 차마 부끄러워 못 올리겠고, 2007년부터 조금씩 열어봅니다. 상하이로 간지 2,3년쯤 되었던 때고, 한참 사진 고민이 많았던 무렵이네요. 그때 좋다고 골라두었던 사진과 지금 고르는 사진이 조금 다른 걸 보니 사진 보는 눈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구나 싶기도 합니다.
상하이의 예술가들은 다른 여타 도시들처럼 대부분 가난하고, 시내 어디 버려진 단지가 있으면 그곳으로 모여들어서 방 한 칸씩을 차지하고 작업실을 엽니다. 유명한 곳으로는 모간산루의 M50이 있지요. 그러다가 그곳이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면 자본이 눈독을 들이고, 상업공간으로 변하면서 임대료가 오릅니다. 작가들이 썼던 작업공간은 거대 상업화랑이 들어오거나 카페나 식당으로 바뀌지요. 돈 많은 작가들은 여전히 작업실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들은 떠나야 합니다. 또 다른 허름한 작업공간을 찾아서.
이 사진들은 그렇게 모간산루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공간 중에 한 곳입니다. 이름은 기억도 안 나네요. 시내 한 가운데 있었고, 예전 공장단지였던 곳입니다. 잘 됐으면 좋았을 텐데, 이후 몇 년 뒤에 있는 엑스포 기간에 이 공간의 예술가들은 쫓겨납니다. 시내 환경 개선 프로그램 때문에 그 공간을 지저분한 상태로 둘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이름도 장르도 잊어먹은 예술가들이 겨우 몇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MoBe님의 댓글의 댓글
해븐캐슬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istD어토님의 댓글
얽힌 이야기가 있어 사진을 더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