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하반기에 읽은 인상 깊은 책 몇 가지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제목없는문서 121.♡.203.156
작성일 2025.01.14 11:54
분류 독후감
140 조회
4 추천

본문

25년에 접어든 지도 거의 절반인데 이제야 24년도 독후감을 정리하고 있네요. 글쓰는 건 재밌지만 퇴고는 괴롭습니다. 짧은글이라도 그렇네요. 대체 작가들은 어떻게 그 과정을 다 견디는 지 경이롭습니다. 게으름에 대한 변명은 이쯤해두고 작년 하반기에 읽은 책 중에 인상깊었던 책들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국내작가들의 발견

한동안 국내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읽지 않다가 최근 읽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국내 SF작가들을 많이 추천해주신 덕분입니다. 장르도 소재도 많이 다양해지고 지극히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그들만의 감성이 확연히 다른 시대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공감도 하고 세대차이를 느끼기도 하며 즐겁게 읽어나갔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 창비, 2019)

비를 피하기 위해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앉은 채 한 장을 뚝딱 해치우고 돌아와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록 재밌었습니다. 퀴어적 소재를 다루지만 개인의 고통과 사랑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워낙 글을 재밌게 잘 쓰는 작가라 읽는내내 낄낄대기도 하고 눈물도 찔끔나곤 했습니다. 김고은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있는데 본다하면서 아직 못봤네요.


달의 바다 (정한아 | 문학동네, 2007초판, 2023ver으로 읽음)

젊은 작가라기엔 이미 기성작가의 반열에 들어섰지만 그의 초기작이라 젊은작가라 우겨봅니다. 화제작인 친밀한 이방인(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안나)도 재밌었지만 저는 이 작품에 마음이 갑니다.

아나운서 시험에 번번히 낙방하고 이젠 약이나 먹고 죽어볼까 하던 주인공이 할머니의 '지령'을 받고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 고모를 찾으러 미국에 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데도 소속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의 위태로움이 안쓰럽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종의 기원담 (김보영 | 아작, 2023)

SF작가로 제 원픽인 김보영 작가의 화제작입니다. 75년 생이시니 저보단 연상이시지만 어쨌든 젊은 작가 반열에 넣어봅니다. 

김보영 작가는 자기만의 세계관을 구축해나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그리고 꽤나 설득력이 있습니다. 인류가 멸망한 지구에 로봇이 '지배종'인 세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어느날 그들은 '유기생물'을 발견하게 되며 생명과 신에 대한 정의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존재론적 담론을 로봇을 소재로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 의학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먼저

요즘 핫한 기능의학 영상들을 접하다 흥미가 생겨서 몇 권 읽어봤습니다. 잘자고, 잘먹고, 운동하고, 마음챙김하라는 메시지를 과학적 근거과 임상을 들어 이야기를 하니 꽤나 설득력이 있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사후치료에 의존하는것보단 생활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는게 코스트가 적게 먹힌다라고 하면 보통 효율주의자인 우리나라 국민들은 쉽게 수긍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질병 해방 (피터 아티아, 빌 기퍼트 | 부키·라이프스타일, 2024)

글쓴이가 미국에서 노화, 만성질병 관련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꽤 유명한 의사입니다. 발병 후에 뒤늦은 치료를 하는 기존의 의학에서 벗어나 예방하는 것에 촛점을 맞출 것을 강조합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위험요소를 피해 퍼스널한 영양/운동 등의 전략을 짜서 생활하는 헐리우드 유명인들의 유행이 아마 이런 의사들한테서 온 듯 합니다. 가장 강력한 장수요인으로 '운동'을 꼽는데 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해독혁명 (최지영 | 웅진지식하우스, 2024)

인간이 갖고 있는 고유의 해독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에 촛점을 맞추는 책입니다. 간-위-대장의 해독기전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을 꽤 알기 쉽게 해주는 편입니다. 대장의 상태가 나쁜 경우 단순히 장 치료만 하는 게 아니라 위의 헬리코박터균을 제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치유율이 높다고 하는 주장에 살짝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성질환이 있으신 분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듯합니다.


 * 노벨문학상 수상 예상자들

한강님이 노벨문학상을 타시면서 같이 언급되었던 수상 후보들의 책을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제작년 수상작인 욘포세의 글처럼 일견 난해하지만 매력적인 책들이었습니다.


한 여자 (아니 에르노 | 열린책들, 2020)

논픽션만을 글로 쓰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의 글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글로 옮기는 데에 대한 파괴력이 상당합니다. 한 여자는 노환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를 반추하며 쓴 글입니다. 모든 어른에게 어머니가 우주와 같던 시절이 있기에 우주가 주는 충격으로 은하밖으로 튕겨져나가기도 하죠. 불편하지만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빨강의 자서전 (앤 카슨 | 한겨레출판, 2019)

그리스의 신화 속 헤라클레스를 죽인 게리온이라는 괴물의 입장에서 쓰인 그의 자서전같은 소설입니다. 형용사적 표현을 일부러 제거하고 시적인 형태로 구성하였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관음하듯이 읽는 게 포인트입니다. 휴가지에서 땡볕을 맞으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댓글 3

Acro님의 댓글

작성자 Acro (222.♡.66.98)
작성일 어제 13:24
추천감사합니다 정한아,김보영 작가책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제목없는문서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제목없는문서 (121.♡.203.156)
작성일 어제 13:44
@Acro님에게 답글 따봉 감사드립니다. ㅋㅋㅋ즐거운 경험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파다닥님의 댓글

작성자 파다닥 (176.♡.65.158)
작성일 어제 19:43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