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읽었습니다. (+호흡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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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들이 지나가고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집어 든 책은 원래 읽기로 계획하고 있었던 <호흡의 기술>이라는 책인데, 읽다가 중도 포기를 했습니다. 그냥 (1) 코호흡의 중요성(+입호흡의 해로움), (2) 의도적으로 깊은 내쉬기를 해보자 정도로 정리하고 덮었습니다. 이산화탄소 얘기까지는 잘 읽었는데 그 이후로 갈수록 저와는 좀 안 맞는 책인 것 같더군요..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제가 예전에 했던 호흡법 때문이었는데 (책의 맨 마지막에 나와있는 호흡법입니다. 원리나 이해 없이 따라하고 숙면에 효과를 봤던..) 정작 기대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유시민 작가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을 읽었습니다.
너무 많은 메모와 밑줄이 그어져 있어서 어떻게 정리를 할까 하다가..
그냥 제게 가장 큰 인상을 남겼던 문장들을 뽑아봤습니다. 책의 후반부도 유작가님 특유의 통찰력이 빛나는 인상적인 내용들이 많지만 전반부에서 제가 울컥했던 대목이 있어서 그런지 베스트 3의 내용은 다 앞부분에 있네요.
1. “플라톤의 질문은 정치철학의 중심 문제가 될 수 없지만 중요하지 않거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님을 윤석열을 보면서 깨달았다. 민주주의는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윤석열은 제도만능주의를 경계하라고 가르쳐 주었다.국가는 추상적인 존재다. 정부도 그렇다.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정부를 이루는 사람들이다. 국가의 수준은 정부의 수준이 좌우하고, 정부의 수준은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의 수준이 결정한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의 정부수준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 자신이 어떤 수준이며 어떤 수준의 사람들을 정부에 기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윤석열은 정부를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도 인간 윤석열 수준으로 내려앉는 중이다.” P. 26
2. 악의 비속함(banality of evil). (…) 윤석열도 비속하다. 주체적으로 사유하지 않는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법이 없다. 자기 객관화도 자기 성찰도 하지 않는다. 그저 본능과 욕망이 명하는 대로 한다. 그래서 자신의 언어가 없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위계 조직의 최고 권력자가 되면 남도 사유하지 못하게 한다. 조직원 모두를 자신처럼 비속하게 만든다. P. 30 (…) 다시 말한다. 비속해지면 악에 물든다. 스스로 사유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언어로 말하려고 노력해야 비속함을 이겨낼 수 있다 p. 35
3. 불완전한 모습으로,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면서, 때로 길을 잃고 방황하면서, 자연이 준 본성에 따라 사회적 미덕과 선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사람들과 손잡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내일의 세상을 오늘보다 무엇 하나 낫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태려 한다. 윤석열을 보면서 마음에 새긴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관용이 악의 지배를 연장한다는 것을, 부족한 그대로, 서로 다른 그대로 친구가 되어 불완전한 벗을 관대하게 대하면서 나아가야 악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P. 44
이 책은 오늘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며 읽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김누리 교수의 신간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를 읽으려고 합니다.
Oceanblue님의 댓글의 댓글
아수라장님의 댓글의 댓글
앞부분들은 그 동안 뉴공 통해서 알고 있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부가적인 설명을 듣는 것 같아서 좋았고,
책 후반에는 "그의 운명"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러니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윤석열이라는 병'을 이겨내자고"
포말하우트님의 댓글
다모앙에서 나오는 민주당에 대한 문제점 그리고 그 발전 방향까지 정확하게 궤뚫고 있더라고요.
앞 부분은 유시민 작가가 평소 했던 말의 모음이라 재미 있게 읽었는데 마지막에 소름 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