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강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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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DD20MB 112.♡.46.234
작성일 2024.07.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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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청소년에 대한 기록"


토마스는 어릴 때부터 조용하고 혼자서 잘 지내는 아이였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안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집에서 책을 일고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즐겼었다. 토마스의 부모님도 아이의 이런 모습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아이가 원할 때면 근교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필요한 장난감이나 물품을 구해주었다. 대학 졸업 후 제법 건실한 기업에 취업하여 꾸준히 저축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엔더슨은 밝고 활달한 아이였다. 집에서 있기 보다는 동네 친구들과 뛰노는 것을 좋아했다. 엔더슨의 아버지는 몇 년 전 공사현장에서 다리를 다치신 뒤, 쉽사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어머니 혼자서 마트 캐셔 일을 하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엔더슨이 학교 생활은 잘 하고 있는지 공부는 어떤지 궁금하지만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 이 없다. 엔더슨은 집에서 통학 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한 뒤 현재 레스토랑 서빙을 하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데 부족함은 없지만 몇 년 전 어머니도 아프기 시작해서 금전적으로 집안을 돕고 있다.

토마스와 엔더슨 모두 집에서 크게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 그러나 도움이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요인으로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둘은 가족에게 받은 영향이 제법 크게 차이 난다. 성장하며 선택의 순간에 마주할 때마다 각자의 가정 환경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엔더슨과 같은 가정과 청소년들에게 집중하고 쓴 책이다. 저자는 교사를 하며 빈곤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성장에 장애가 되는지 오랜 시간 인터뷰를 통해 조사했고 그 내용을 책으로 엮어 냈다.

빈곤한 아이들이 비행을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있다. 그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보살핌 받지 못한다. 사회적 자본의 부재는 그러한 현상을 더욱 부축이고 그 누구도 기대해주거나, 힘이 되지 주지 못한다.


사회적 자본 : 개인이 사회적 관계 안에서 형성한 정체성, 가치 등과 함께 신뢰, 협력, 상호작용을 통해 집단 안에서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빈곤 논의에서는 비빈곤층은 경제적 자본도 갖추고 있지만 사회적 자본의 힘에 의해 기존의 부를 더욱 지킬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빈곤가정은 경제적 자본도 부족히자미나 사회적 자본의 빈곤으로 인해 빈곤 상태가 유지되고 세대를 이어 전수된다고 설명한다 - 47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현실에서도 딛고 나아가며 자신이 이용 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최대한 이용하며 성장해 나가는 아이들도 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지현이 빈곤 상황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겪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한 점 불편이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서 바라보고 오히려 장점으로 이용했다. - 80
만약 이런 아이들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했다면, 이 아이는 지금쯤 어떤 삶을 살고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최소한 자신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데 사용했던 에너지를 좀 더 자신에게 집중하는데 사용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은 더 즐겁고 자신이 원했던 방향의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봤을 때 사회적 기반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환경에서 성장할지는 아무도 선택 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기반이 이 부분을 완충시켜주고 채워 줄 수 있다면, 그만큼 아이들이 성장함에 있어서 도움이 되고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몇 년 전 보편적 무상급식에 대해 논란이 된 적이 있고, 심지어 이때의 결정으로 인해서 서울 시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나는 무상급식은 모두에게 주어져야 하고 선택적 지원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숨긴다 하여도 아이들은 누가 무상 급식의 혜택을 받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구분은 아이들의 소외와 구분을 심화시킨다. 물론 혹자는 그럼 재벌 아이들도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는게 옳은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정도 재벌이라면 굳이 일반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더 비싼 사립학교에 다니거나 이미 국내에 없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소수를 위해 보편적 혜택을 반대하는 것은 옳바르지 못하다.

책은 가난이라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부딪혀야하는 벽과 견뎌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인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런 내용들이 사회적 합의와 구체적인 해소 방안에 대해서 주장한다. 아마 큰 관심을 받거나 사회적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의가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는 단지 환경을 잘못 만났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미래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줄여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유의미한 변화이자 발전이라고 생각 되기 때문이다.
댓글 4

문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문곰 (61.♡.222.77)
작성일 07.23 15:18
이 책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빈곤이 아이들의 잠재적인 기회와 역량을 박탈하고 있다는 문장은 큰 충격이었죠.
토마스와 엔더슨의 이야기로 빗대어주시니 그 문장이 더 무겁게 떠오릅니다.
빈곤과 아이들의 고통에 대한 커다란 담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개인적으로 어른으로서(나이만..-_ ㅠ) 무얼 할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HDD20MB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HDD20MB (112.♡.159.29)
작성일 08.01 11:03
@문곰님에게 답글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늘 관심과 예산이 문제라고 봅니다.

출산도 적어지고 인구도 감소하는데,
이미 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자원이 지원되면 좋겠습니다.

바나나좋아좋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바나나좋아좋아 (61.♡.127.116)
작성일 08.01 01:05
저는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에 근무합니다. 20년을 일했는데, 책을 읽고나서야 아이들을 조금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두번째 에피소드였나요.  왜 이렇게 가난한 아이들이 준비 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그 생활을 반복하는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는데… 가정에 대한 열망이 커서였다니 미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 책과 더불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추천합니다. 학교가 이런 아이들의 최소한의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한다면서 김현수 원장님이 추천해주셨던 책입니다.

HDD20MB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HDD20MB (112.♡.159.29)
작성일 08.01 11:04
@바나나좋아좋아님에게 답글 어우 20년이나 근무하시다니.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말씀처럼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보호막이 되기에는 아직 사회적 시스템이 많이 부족한거 같습니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 찾아보겠습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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