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oston) 탈수증상으로 죽을 뻔한 18km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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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런닝이 정말 굉장히 좋았습니다.
12km 런닝을 마쳤는데도 달리는 중에도 호흡이 남고 근력도 아주 편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 일찍 장거리 훈련을 하겠다는 욕심을 냈죠.
그 과욕으로 결국 일이 아니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얼린 500ml 스포츠음료 하나 벨트에 넣고, 에너지젤 3개 챙기고 출발 전 미리 하나 먹고
32km를 목표로 출발했습니다.
평소보다 다소 빠른 530 페이스로 출발했는데도 좋았습니다.
아 ~ 마일리지 쌓은 결과인가보다 ~ 라는 생각으로 10km 까지는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12키로를 넘어가면서 차츰 몸과 다리가 무거워지고 호흡이 힘들어 집니다.
그때 문득 아무래도 32키로는 무리이겠다 싶더군요.
32키로는 갔던 길을 반환해서 돌아야 하고18키로를 뛴다면 16키로 정도에 집으로 빠지는 코스가 있습니다.
15키로부터 계속 고민을 하면서 몸 상태를 느낌으로 점검해보는데
특이하게 많이 힘들지는 않지만 이상하리만큼 호흡도 안되고 급격하게 근력도 떨어지는게 느껴지더군요.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빠지는 코스로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더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하더군요.
중간 중간 신호등을 건너야 하는데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우면서 눈앞이 깜깜해 지는 그런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순간 이거 몸에 무리가 와서 좋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뛰기를 멈추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어찌 집 앞에 도착해서 마무리 운동하고 올라갈 생각으로 땀 좀 식히자고 벤치에 앉았는데
도무지 어지러움과 눈 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더군요.
거의 10분 이상을 앉아서 쉬는 중에도 땀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나고 있었습니다.
마무리 운동은 포기하고 집에 올라가서 욕실에 들어가 입은 옷과 물통과 벨트와 신발 등등을 정리해야 하는데
역시 어지럽고 눈 앞이 캄캄한 증상으로 대충 흉내만 내고
샤워도 서서 하지 못하고 샤워기 켜놓고 앉아서 대충 대충 씻고 나왔습니다.
씻었으니 이제 좀 나으려나 하고 스포츠음료를 두어잔 마셨는데 어지러움은 계속되고 땀도 계속 흐르더군요.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해서 거실에 에어컨 켜고 선풍기도 켜고 누웠습니다.
이때 아내가 나와서 제가 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뒷정리는 나중에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잠시 누워서 쉬려는데 온 몸에 땀이 비오듯하더군요.
아내가 가벼운 이불 하나 깔아주고 베게에도 수건으로 커버를 해줘서 누웠는데
이번에는 양쪽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ㅠㅠ
더 심각한 건 눈 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보이고 호흡도 잘 안되더군요.
아내가 놀라서 아무래도 119를 불러야 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탈수 증상이 심하게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식염포도당 2알을 깨물어 먹고 이온음료 한 컵 마시고서 종아리 경련은 마사지로 버텼습니다.
그 와중에 땀이 얼마나 많이 흐르던지요....
바닥에 깐 이불이 축축할 정도로 식은 땀이 나더군요.
그렇게 잠시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나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하프 거리 정도는 매월 1~2회 정도 뛰고 있었고 32키로도 두번 정도 뛰었던 경험 믿고,
기온도 조금 내려갔다는 것에 너무 까불었던 모양입니다.
이런 일을 제가 당하니 대처방법도 떠오르지 않아 많이 당황스럽더군요.
또 중간에 빠져 나와서 망정이지 고집스럽게 32키로 달리겠다고 계속 뛰었으면 아마 뛰다가 쓰러졌을 것 같더군요 ㅠㅠ
모두들 건강하게 안전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뛰시기를 응원합니다.
해바라기님의 댓글
틸수증상이 나타나신 것 같습니다.
어제 너무 가벼웠던 몸과 컨디션 생각에
무리가 되었나 보네요.
탈수가 심하니까 내려 가던 심박도 올라가고
어질어질하고 팔도 저리고 그렇더라구요.
이게 일상생활은 지장이 없는데 묘하게
어지러운 느낌이 조금씩 남아 있으면서 오래
갔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혹시 비슷한 증상이 있으시면 벤치나
바닥에 누워서 다리를 베개 한 두개 높이로
편안하게 호흡하시면서 심박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 까지 기다리시면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에는 비타민C를 아침저녁으로 먹어
주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잘 쉬시면서 몸의 변화도 잘 관찰하시되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서서히 회복되어서
어느날 딱 괜찮아 지실 겁니다.
당분간 달리기 보다는 가볍게 걷기 정도
하시면서 컨디션 회복 잘 하세요!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글 올린 이유가 다른 분들도 같은 상황에 처했을때 조금이나마 참고하시라고 그랬네요.
소상한 설명과 위로 감사드립니다 ~
포체리카님의 댓글
이제 아내분이 못달리게 하겠네요.
너무 무리하셨나봐요ㅜㅜ
얼른 회복하세요!!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풀코스는 뛰지 마라고 하구요.ㅠㅠ
다행이 지금은 다 회복해서 가족들하고 돌아댕기고 있습니다 ~
종아리 경련 통증이 근육통이 되어서 좀 불편하지만 곧 나아지겠죠!!!
감사합니다 ~
나는지구인이다님의 댓글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무리한 런닝으로 부상당해서 못뛰면 너무 속상하죠
호되게 혼났습니다 ㅠ
저스트리브님의 댓글
마일리지도 쌓이지만 피로도 누적되는 것 같습니다. 운동에 제대로 된 휴식이 필수라는걸 또 느끼게 되는것 같아요. 좀 푹 쉬시고 어서 기운차리시기 바랍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마일리지와 피로는 같이 쌓이겠네요.
나름 잘 쉰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평일에는 수면이 상당히 부족하죠.
욕심부리지 않고 여건에 맞게 뛰어야겠습니다ㅠ
단트님의 댓글
잘 멈추셨습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하면 상당히 무섭죠
진짜 말 그대로 시야가 사라지니까요~
지금은 많이 회복하셨더니 천만다행입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고집부리고 계속 뛰었으면 중간에 쓰러졌을겁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ㅠㅠ
이런이런님의 댓글
회복하시고 다시 달리실때에는 주기적인 휴식 꼭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마라톤 오래 하시는 분들은 의외로 게으른분들이 롱런하시더라구요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부끄럽게도 나이가 들수록 현실과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정과 파악보다 쓸데없는 고집과 과욕이 더 커지네요.
지혜로운 게으름 좀 장려해봐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서 식염포도당 얼른 씹어먹었죠.
다른 분들의 경험이 제게 너무 소중한 해법이 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도 이런 저런 유익한 경험(?)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 !
아깽이님의 댓글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바람향님의 댓글
저도 뛰는 게 좋아 몇 년 간 달리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면 제 감이라고 할까요?
순간 순간 판단되거나 느껴지는 좋다고 생각되는 감정들을 믿으면 안된다는 거였어요.
늦은 나이에 한창 팔팔한 어린 친구들 처럼 선수가 될 것도 아니기에
가급적이면 더 빠르게 더 멀리 달리고 싶은 충동들을 최대한 억제하고서
적당히 땀 흘리고 개운해서 만족할 만큼만 달리려고 한답니다. 그래야 오래 오래 달릴 수 있을테니까요.
암튼 오늘 너무 고생하셨구요. 맛난 음식들 드시면서 컨디션 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 ^^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현실과 상황일 직시하고 겸손한 게으름으로 즐겁게 뛰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liva123님의 댓글
당분간 충분한 영양보충과 휴식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정말 괜한 고집 피웠으면 아마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을 뻔 했네요 ㅠㅠ
감사합니다 ~
울버린님의 댓글
가족분들이 걱정이 크셨겠어요~~. 회복 잘 하시고, 맛난거 많이 드시고 푹~~ 쉬세요~~
왜 올해는 장거리가 힘들지.... 라는 생각때문에, 지난해 장거리 날짜를 체크해봤는데
러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7월에는 겨우 15키로, 17키로 까지 찍고. 9월 초에 하프 성공 했더라구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제대로 습하고, 더울때, 힘들게 25키로 이상을 달리지는 않았구나~~ 기억이 잘못 됐다는걸 알게되었어요~~ ㅎㅎ
여름에는 25k 이상 달리는게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고, 정신력으로 달리면 큰일 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많이들 하는 말씀이 여름에는 짧고굵게~~. 스피드 위주로, 가을, 겨울에는 장거리위주~ 로 달리기를 한다~ 라는 멘트들을 유념하며 달려야겠습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린 하루였습니다.
상세한 설명과 여러 중요한 마라톤 상식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한 무식하고 무모한 상황이 미리 예방될 수 있을 겁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상당히 주의하고 조심해야 건강하게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Trooperz님의 댓글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오늘 만약에 메스타 신고 나갔으면 과욕에 장비빨까지 더해서 큰일 날 뻔요 ~
아무튼 욕심이 항상 문제네요... 적당히 적당히 ^^
감사합니다 ~
쭝꿍님의 댓글
위기를 잘 넘기시누것 같아 다행입니다.
며칠 푹~ 쉬시고 건강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땀을 엄청 흘리는데 뛰고 나서 식염포도당 한 알 씩이라도 먹어야 겠습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땀 많이 흘리시면 식염포도당을 달리기 전 하나, 달리고 나서도 하나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보스턴은나의꿈님의 댓글
회복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생각해보니 이래저래 탄수화물을 상당히 공급하지 않았더라구요.
더운 여름에 다른 분들도 유사한 상황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까사포르투갈님의 댓글
무사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레메디스트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정말 중도에 돌아간게 정말 다행이다 싶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다 회복되었네요.
깊은 위로 감사드립니다 ~
RealG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