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Night Run 대회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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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조정경기장에 있었던 써머 나이트런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한여름밤에 치뤄지는 10Km 달리기 대회. 달리기 후 시원한 맥주와 함께 닭강정이 제공되고 가수들의 공연까지 있다고 하는 한여름밤의 축제같은 대회를 기대하고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갔습니다.
출발시간이 저녁 7시인데 조정경기장에 도착한 5시에 이미 주차장은 거의 만차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출발지점에서 1Km가 넘게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달리기 복장으로 갈아 입은 후 출발지점으로 가다가... '아차!' RFID 태그를 차에서 안 가져온 것입니다. 다시 차로 돌아가 RFID 태그를 신발에 부착한 후 다시 출발점으로 이동. 또 '아차!' 이번에는 뛰기전에 먹으려고 가져온 파워젤을 차에 두고 온 것입니다. 차에 다시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귀찮아져서 안 갔습니다. 파워젤을 못 먹게 되어 걱정이 살짝 되긴 했습니다.
워밍업을 마치고 이제 대회 행사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상에 이봉주 선수가 있길래 정말 반가왔습니다. 이봉주 선수를 소개할 때 현장의 러너들은 다같이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이 전에 있었던 다른 정치인들의 소개때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아마 다른 정치인들은 이봉주 선수를 정말 부러워했을 것 입니다.
주최자가 준비해온 준비운동까지 마치고 스타트라인으로 갔는데 이미 그곳에서는 많은 러너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5분 주자까지는 1그룹 출발, 55분까지는 2그룹, 그 외의 주자들은 3그룹 출발이었는데, 원래 계획은 45분 그룹의 제일 마지막에서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제 최고기록이 46분 정도인데 45분 그룹의 마지막에 서면 교통체증(?) 없이 잘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계획이 수포로 들어가 2그룹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1그룹이 출발하는 듯 했고 이어 2그룹이 출발하였습니다. 1그룹이 모두 떠난 다음에 시차를 두고 출발 시킨 것 같지 않고 1그룹에 이어 2그룹을 바로 출발시킨 듯 했는데 2그룹에서도 뒤에 있었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드디어 저도 출발을 했는데 저보다 느리게 달리는 많은 주자들을 사이로 추월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약 4Km 정도 지나서야 어느 정도 달릴수가 있었는데 그때에도 주로가 좁아 나란히 달리는 주자들이 있을 때는 여전히 속력이 줄어들었습니다.
6~7Km 지점이 되자 어두워졌습니다. 조명이 없는 구간이 있었는데 저 멀리서 엄청나게 밝은 조명이 이곳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눈뽕을 피해 몇백미터를 달리느라 힘이 들었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두운 주로를 더 밝게 하려고 설치한 조명으로 이해는 되지만 좀 더 좋은 방식으로 비추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주자의 정면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주자의 등쪽을 비추는 방식은 어떨까 합니다.
8Km 구간에 접어드니 주로를 벗어나 잔디위에서 쓰러져서 고통받고 있는 러너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살피고 있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도 약간의 죄책감이 듭니다.
마지막 역주를 하여 드디어 피니쉬. 46:57 기록하였습니다. 최고기록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더운 날씨와 많은 러너들을 극복하고 달성한 기록이라 만족하였습니다.
그런데 온열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 같았습니다. 급하게 대회장으로 들어오는 엠뷸런스를 여러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집에 와서 채팅방과 뉴스를 보니 소방서에서 재난 1단계가 발령했다고 하고 예정되었던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저야 이번 여름 내내 달리기 연습을 하여 이 정도의 더위가 익숙하여 (오히려 조금은 시원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별 문제가 없었는데, 달리기 경험이 적은 주자들은 특히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을 주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름밤의 축제가 되었어야 할 달리기 대회가 재난 수준의 문제거리가 되어 뉴스에 나온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작년 대회에 비해 참가인원을 1만명으로 늘렸다고 하는데 대회장의 주로는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특히 더운 여름 그리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밤에 이뤄지는 대회인 만큼 주최측에서는 더 많은 대비가 있었어야 했는데 주최측에서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앞으로는 달리기 대회를 주최측은 정말로 만반의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오늘 달리다가 다치거나 아펐던 모든 러너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봉주 선수도 빨리 회복하여 우리들과 함께 달렸으면 합니다.
달린거리: 10.01Km
달린시간: 46:57
평균페이스: 4:41/Km
평균심박수: 161bpm
8월 누적거리: 164.49Km
꽃부자님의 댓글의 댓글
kama21님의 댓글
스타필드 생기기전에는 주말에 팔달대교까지 가는 코스로 대회도 많았었는데 요즘은 거의 조정경기장에서만 돌고 있으니 매우 아쉽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단트님의 댓글
여름에 대회 참여는 어지간한 고수가 아니고선 참가하면 안되겠다 싶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고 생상한 후기도 감사합니다
고바우님의 댓글
블르블랑님의 댓글
저는 B그룹 후미에서 달리는데 뚫고 나가기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ㅠㅠ
그리고 진짜 조명 눈뽕은... 오히려 앞 사람을 안 보이게 하는 효과로 사고가 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저희 아이들은 경서 공연 보러 왔다가 마술쇼 중간에 중단되어서 많이 속상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걸 계속 보고 있으니 섭섭해도 이해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전마협 경기는 좀 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모가 커진 것에 비해 협회가 따라가질 못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해봐라님의 댓글
하남 마라톤 대회 온열 질환자 다수 발행이라고 해서
무슨일인가 했었는데요,
역시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 때문이였군요.
야간에 달리는 주자를 향해 마주쏘는 조명이라니 이 무슨 바보같은
운영인지 모르겠네요.
마라톤 인구가 많아지니 다들 장삿속이 되어가나 보군요.
수고하셨습니다.
liva123님의 댓글
힘든 대회 잘 치뤄내셨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RealG님의 댓글
끼융끼융님의 댓글
그래도 폭염에 기록 잘나오셨네요.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저스트리브님의 댓글
울버린님의 댓글
아싸라비아님의 댓글
해바라기님의 댓글
미숙한 대회운영까지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이 되다 보면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생생한 후기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포체리카님의 댓글
돈에 눈이 멀어 이 사단이 나네요.
수고하셨어요~
카슈밀님의 댓글
야간 대회에 조명이 없고, 여름 대회에 급수대가 부족한게 말이되나 싶더군요.
다음부터는 전마협 대회는 거르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