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그런 걸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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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같이 일했던 지인 중 한 분과 커피를 마시다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와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괜찮.. 어떤 차량이 앞지르기를 하길래 경적을 울리며 따라갔었..
아무튼 그 분의 젊은 시절 얘기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그런 걸 시도해보자'.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그럴 걸 해보고 부딪쳐봐야하지 않을까.
해서, '전라도를 가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자신의 고향 경상도에서 서울, 경기, 강원도 정도는 가봤는데,
전라도는 가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듣기에 '그 쪽은 무섭다, 어디서 뒷통수를 맞을지도 모른다.'
'사기치는 사람도 많고,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이런 얘기들을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합니다.
마치 전라도에 간다는 것은 '북한을 간다'는 것과 비슷한 거였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가지 마라, 괜히 가서 몸 상할 수 있다'.. 이런 얘기들도 들었데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 진지하게' 그렇게 얘기를 해주더군요.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지 모른다고 마음을 굳게 먹고 전라도로 향했고,
저녁 즈음에 도착한 그 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떡이랑 먹을 것을 나누어주더랍니다.
'이게 뭐지? 나를 어떻게 알아보는 거지? 내가 여기 사람이 아니란 걸 어떻게 아는 거지?'
황당하고 두렵고.. 그랬지만 계속 보니 그 분들 정말 순수하게 먹을 것도 주고 해서,
결국 경계를 풀고 음식도 먹고 맛있다도 엄지로 치켜올리고 그랬다고 합니다.
'와, 여기 좋구나. 인정이 막 넘치는 구나'
그리고, 다음 날.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기 저기 음식을 얻어먹으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다릅니다. 어제는 막 눈만 마주치면 음식을 주려고 했던 사람들이 쌩 하더랍니다.
'이게 뭐지'.. 싶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날이 '5.18 전야제'였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참 작은 이 나라를
남북으로 가르고, 또 동서로 가르고 해서.. '참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Java님의 댓글
몇몇의 뭣도 안되는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별 짓을 다 하는 것이 인간인가봅니다.
BonJovi님의 댓글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소리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던 그 사람들의 의식이 이제라도 바뀌었기를 기대하지만... 모르겠습니다.
동짓달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