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습작] 20xx년의 어느 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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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바와 같이.."
"아니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회자가 앞에 놓인 버튼을 누르며 반박하는 발언을 제지한다.
"네, 반론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먼저 들어보시고.. 네, 네. 감사합니다."
자신의 발언이 끊긴 것이 영 못마땅했던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던 A가 말을 이었다.
"네,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를 보세요. 국민도 이미 찬성하고 있어요. 87%에요"
B는 반대편에서 말하고 있는 A를 한 번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메모를 하기 시작한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이 그래프를 보세요. 지금은 현재 0.68명이네요. 0.68명.
우크라이나가 0.72명인데 더 낮아요. 이러다가 대한민국은 소멸하고 맙니다."
B가 A의 말을 끊고 바로 치고 들어온다.
"아니 그러니까 대책으로 내놓다는 것이 로봇을 도입하자는 겁니까!
국민을 고작 일하는 노동자로 밖에 보지 않는 거잖아요!"
B의 언성을 높인다.
"에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지금 저출산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가 없으니.."
"아니. 아이를 왜 안 낳는지, 왜 자녀를 키우기가 어려운지를 분석하고 고민해야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니, 좋다, 그럼 기계로 대체해자! 이게 대책입니까!"
"아니, 그렇제 보시면 안되고, 국민도 원하고 있어요. 4D 직업들은 모두가 꺼려하고.."
B가 웃음을 터트린다. 한숨섞인 실소인지, 짙은 황망함인지.
"하하하, 여보세요. 시작은 그렇게 하시겠지요. 힘들고 어려운 일, 불편한 일들.
결국 그렇게 밑바닥부터 도입되는 로봇으로 결국 노동 시장 자체를 없애려는 거 아닙니까!"
"에이.. 그렇게까지 되지 않아요. 될 수가 없지요. 너무 과하게 반응하시는 겁니다."
B가 고개를 들어 한숨을 내뱉더니 사회자에게 손짓한다.
"저 여론조사 문항을 한 번 다시 보여주세요."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원 그래프가 몇 개 나타나고 위에 설문 문항이 표시된다.
B가 말한다.
"3번 문항을 한 번 보세요. 저 뉘앙스에서 어디 자신의 일자리가 포함된다고 읽힙니까.
설문 조사에 참여하신 분들은 저 의미를 자세히 해석하지 못한 거에요."
A가 손사래를 치면서 말한다.
"그러시면 안되죠. 아니, 국민을 어떻게 보고 그렇게 막 재단하십니까.
충분히 판단하시고 이런 결과를 내려주신 거에요."
"저 질문에 포함된 용어가 무엇인지 설명이 되어 있나요? 알 수가 없어요. 저렇게 하면"
현수가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영상이 멈췄다.
멍하니 스크린을 응시하던 현수는 잠시 침대에서 앉았다가 일어났다.
"그래.. 좋아지는거야. 좋아진거지. 아무렴"
끝.
란초님의 댓글
1분이라는 시간동안 쉬지 않고
쭈욱 읽었습니다. 내용도 머리에
팍팍 박히네요. 대화체라 더 그런듯
합니다!! 이제 출판 준비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