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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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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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23 16:18
14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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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놓은 글로 경어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누구를 힐난하거나, 특정 앙님을 대상으로 하는 글은 아닙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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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다고 생각한다.

나는 창창하다고 생각한다.

발로 힘차게 걸을 수 있고,

허리를 멀쩡하게 세울 수 있고,

한 번만 말하면 다른 이들이 재차 묻지 않고,

머리카락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많고,

귀가 어둡지도 않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기둥을 손잡이를 잡고 충분히 버틸 수 있으니,

맛있는 걸 충분히 즐길 줄 알고,

얼큰하게 술에 취할 수도 있고,

얼굴이 그리 잘 생기지는 않아서 길을 걷기 힘들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간이 협소하면 내 곁으로 다른 사람들이 쉽게 다가오는,


나는 젊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더 나이 드신 분이 오시면 바로 자리를 양보해드릴 만큼,

충분히 젊고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젊다고 생각되지 않는 부분들은 숨긴다.

굳이 언급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테지만,

이제는 부품의 연식이 거의 다 된 노후화된 부품들은 숨긴다.

아직 멀쩡하게 잘 작동이 되기도 하고,

약간의 도움을 받으면 예전과 같이 멀쩡하게 잘 작동하니,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위에서는 '아직'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아직'을 넣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제대로 조명될 수 있으니까,

그래야 조금 더 현실에 가깝게 될 수 있으니까.


어쩌면 '젊다'라고 하는 건

그냥 단편적인 나의 평가 기준인지도 모른다.

이 평가 기준표는 작성 자체부터 내가 하는 것이다 보니,

나에게 유리하게, 나에게 강점으로 작용될 수 있는 것들을 전진배치했다.

목록을 위에서 부터 하나 하나 내리다 보면,

한 참을 꼼꼼하게 내려가다 보면, 읽다가 지쳐서

'아 됐어, 너 참 젊어' 라고 얼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그렇게 아주 나에게 유리하게 목록을 작성했다.

그러니 나는 아주 젊다.

젊을 수 밖에 없다.

유도하기를 그리 했으니까,

그 결론이 나기 전에게는 절대 눈을 땔 수 없을 만큼

아주 유리한 것들만 꽉꽉 채워 넣었으니까.


하지만, '아직'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남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젊음', '젊지 않음'은 상당히 두리뭉실한 표현이니까,

그 표현에 부합하는 절대적인 지표 같은 건 있을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난 '젊다'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거다.

마치, 나의 노년은 절대 오지 않을 것처럼.


하지만, '그런 날'은 반드시 온다.

아기가 꼬마가 되고, 꼬마가 청소년이, 젊은이가, 장년이, 노년으로

그렇게 되어가는 것처럼, 그런 날로 흘러가게 된다.

그 여정 중에 '어느 시점'을 점 찍으며 '나의 젊음은 여기까지다'라고

표시하지 못할 지는 모르지만, '그런 날'은 오게 된다.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나와는 상황이 맞지 않다고,

나와는 다른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삶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세월이라는 건 그런 것이니까.


소모임 '경로당'은 내게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아직 삶이 깊지 않아서,

댓글도 잘 달지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한껏 응원해드리고,

또 함께 마음 아파하거나, 위로를 보내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공간이다.


그대 아직 '젊음'으로 살아가고 계신가.


문득 알 수 없는 마음의 짐에 힘겨워지는 그런 순간이 오면

소모임 '경로당'에 글을 한 번 남겨주시라.

나보다 삶의 깊이가, 사고의 깊이가 더한 분들이 위로해주실지도 모른다.

원래 어른이란 그런 분들이니까, 온기를 함께 하시는 분들이니까.


// 소모임 '경로당'

https://damoang.net/seniorcenter



끝.

댓글 5

팬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11.♡.60.18)
작성일 10.23 17:09
일전에 익산에서 학교 선생을 하는 제 군대 동기를 오랜만에 만나서... 몇년전이니 40대 중후반입니다.
너 군대 가라면 다시 가냐? 했더니... 고민하길래...
훈련소에서 화생방, 매일 구보, 행군... 자대에서의 ftc훈련... 이정도 말하니 미쳤냐고 합니다.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때의 젊음과 나이를 되돌려준다면 가냐? 했더니

당연히 간답니다. ㅎㅎ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10.23 17:17
@팬암님에게 답글 그런데.. '그때의 젊음과 나이를 되돌려주고 장소는 군대로 한정..' ^^;;

삶은다모앙님의 댓글

작성자 삶은다모앙 (2001:♡:647b:♡:e01a:♡:fd2f:543a)
작성일 10.23 17:25
죽어서도 학생부군 인 지라
항상 부족하지요..  요새는 체력

https://youtu.be/Bf00g81MGB0?si=shq47iwzqK9FVe36

Blizz님의 댓글

작성자 Blizz (2620:♡:13d0:♡:0000:♡:0000:5d3)
작성일 10.24 01:28
아... 머리카락에서 걸리네요... ㅜㅜ

소금쥬스님의 댓글

작성자 소금쥬스 (118.♡.226.139)
작성일 10.24 03:39
우리 경로당의 정체성이 묘해지네요..
마치 글쓴당 같다고 할까요..
우리 경로당과 글쓴당은 꼴라보 해서 부가가치를 더 높게 올리면 좋겠습니다..
저는 필력이 부족해서 글쓴당에 글 도 제대로 못올리는 사람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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