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KOH-I-NOOR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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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연필이 여럿 있지만 100여년 전, 정확히는 1900년 언저리에는 KOH-I-NOOR라는 연필이 인기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코이누르, 코이누어, 코이노어, 코이누아 등… KOH-I-NOOR를 어떻게 읽으시는지요? 이 연필 브랜드는 (영국에 있는 유명한 다이아몬드에서 이름을 딴 것이라서 그 다이아몬드를 관습적으로 부르는 명칭인) 코이누르가 맞을까 싶기도 하지만 국내 수입처에서는 ‘코이누어’, '코이노'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일본의 영향 등으로 ‘코히-‘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한국에서는 “KOH-I-NOOR”를 읽는 방법이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통일이 되지 않을지, 과거의 비슷한 사례에 빗대어서 희망을 섞어 예측해봅니다. 옛날 문구점 주인 분들은 ‘Faber’라는 글자를 ‘파버’나 ‘화바’는 물론, ‘훼이바’라거나 혹은 그 비슷한 무언가로 읽기도 하셨지만 이후 Faber-Castell이 정식으로 수입되자 비로소 ‘파버’로 통일된 바 있습니다. 지금처럼 KOH-I-NOOR가 지속적으로 유통된다면 그 표기법도 고정시킬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코이누르는 가장 처음으로 나온 고급의 노란색 연필이라고 통칭하지만 실제로는 오렌지 빛이 약간 도는 모습입니다. 요즘에 나오는 것은 더 오렌지 색이 되었습니다. 100년도 더 전에 왜 하필 노란색으로 칠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설이 있지만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연필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이후 많은 연필들이 코이누르를 따라서 노란색 외관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이누르의 노란색 연필은 최근 국내에서도, 독일제 대비 낮은 원가와 시장에서의 희소성, 역사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기반으로 문구편집샵 등지에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회사의 역사를 생각하면 지금의 모습은 조금 안타깝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민족 구성의 오스트리아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초창기에 시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세계대전을 거치며 그 일대가 민족과 이념에 따라 대립하면서 되레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코이누르 연필은 1차세계대전 이전의 것이 가장 유명하고, 2차대전 이전의 것이 그 뒤를 따르는것 같습니다.
코이누르는 1930년대까지도 British Graphite를 사용했다고 홍보했습니다. 1910년대까지는 연필에도 자랑스럽게 영국산 흑연으로 만들었다고 적어두었지만 1920년대부터는 패키지에만 그 문구가 적혀있고, 1940년대부터는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영국의 가장 유명한 흑연이 컴벌랜드의 흑연이니 그곳의 흑연을 어떻게든 사용했을 수도 있겠지만, 당시 대영제국의 식민지에 있는 흑연 광산까지 생각하면 실론의 흑연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론의 흑연은 19세기 초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미국의 딕슨과도 연관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의 흑연은 순도가 괜찮은 데다가 매장량도 상당하여서 오늘날에도 이베이에서는 스리랑카에서 채굴한 품질 좋은 흑연 덩어리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흑연 채굴의 역사는 위키피디아의 'Graphite mining in Sri Lanka' 문서에 누군가가 감사히 정리해두었습니다.
KOH-I-NOOR HARDTMUTH. (n.d.). History of company. KOH-I-NOOR HARDTMUTH. Retrieved May 29, 2024, from https://www.koh-i-noor.cz/en/history
물갈낭구님의 댓글의 댓글
https://www.youtube.com/@KOHINOORHardtmuth/videos
Callisto님의 댓글
저기꺼 픽스펜슬 갖고 싶었었는데 아직 없네요 ^^
렌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