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울트라수영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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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퀸포에버 211.♡.149.248
작성일 2025.01.13 16:17
94 조회
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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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을 빌어 이 대회를 준비해주신 주최측 관계자분들과 고생하신 심판진들에게 감사 말씀드립니다.

이 대회를 알고난 뒤로 장거리를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그 전에도 원래 영법 자체가 장거리에 좀 특화되어있기도 하고 신체적으로 일반적인 마스터즈 대회를 나가기에는 약점이 많아서 보통 오픈워터 대회만 출전하곤 했습니다.

아침일찍 도착할 생각으로 새벽에 출발해서 약 4시간 정도 운전해서 갔습니다.

10km 경기는 오후에 시작이라 선수등록을 12시에 한다고 해서

오전에 한숨 자고 일어났습니다.

선수등록하고 기념품을 받았는데

대회 기념품이 나쁘지가 않았습니다. 알차게 구성된 느낌이었습니다.



컨디션도 괜찮았고 평소기록을 바탕으로

대회 목표는

SUB245(2:45:00)와 10위권이었고

아무리 못해도 SUB3(3:00:00)는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출발준비 방송을 듣고 해당 레인에 가니 양쪽팔과 등에 심판진이 번호를 적어줬습니다.

잠깐의 워밍업 시간이 지나고 방송에 맞춰 1번주자부터 마지막 주자까지 각 5초정도의 텀을 두고 출발했습니다.

두 번째바퀴부터 제 목표는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뒷 주자들이 추월을 시작하더군요.

이 대회는 추월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추월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했는데 페이스 기복이 발생하는 경기 중후반부터 간헐적으로 있을거고 추월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경우에 따라 추월을 해야될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벌써 추월을 시도하는 걸보고 이건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비슷한 기록대의 선수들끼리 같은레인을 쓰기 때문에 100m기준으로 페이스차이가 1~2초 차이정도 밖에 나지 않을텐데 경기 초반에 추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 안되는 행동이었거든요.

레인과 주자 사이에 끼인데다 투닥투닥 팔은 계속 부딪히고 너무 불편했습니다.

이대로 계속가면 반대편 턴지점까지 이 상태로 가야되고 결국 오른쪽에 있는 제가 불리한 상황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자유수영이었으면 제가 앞서 나가서 떨궜을텐데 경기초반이라 오버페이스 하기는 싫어서 먼저 보내주고 나중에 잡자하는 생각으로 보내줬는데 속도를 줄여 한 사람을 보내주니 뒤를 이어 줄줄이 추월하더군요.

그러다 두명이 제 왼쪽 어깨를 발로 차고 갔습니다.

아무리 기록경기라지만 추월도 제대로 못하는 이런 사람들이 왜 이리 무리하고 위험하게 수영을 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어깨 차이고 난 뒤에는 페이스도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돌다 10바퀴쯤부터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이대로 가면 어깨 나간다라는 걱정과 함께 포기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새벽운전까지하며 온 게 너무 아까워서 이미 기록은 물 건너갔으니 최대한 왼쪽 어깨를 안 쓰면서 완영만 해야되겠다라는 생각으로 페이스를 늦췄습니다.

결국 완영은 했지만 평소 기록보다 30분이상 늦은 기록이라 몸과 마음의 상처만 남은 대회가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레인에 여자분 한분은 턴지점까지 가운데로 계속 수영하시던데 진짜 너무 위험했습니다. 저도 턴하다 부딪힐 뻔 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과도 계속 그러시더라구요.

이 대회는 추월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대회지만 턴지점 추월금지는 반드시 생겨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큰 사고가 날 것 같아요.

몸싸움하는 것과 수영하다 다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저와는 너무 맞지 않는 대회였습니다.

어깨를 최대한 안쓴다고 했는데도 아픈 상태에서 9km를 수영하는 바람에 어깨에 무리가 많이 간 것 같습니다. 복귀하는 중에도 왼손으로 운전을 못해서 오른손으로 하고 왔는데 오면서 다시는 이 대회 안 온다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깨가 올라가질 않아서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팔이 어깨위로 아예 올라가질 않더라구요.

우선 X-RAY와 초음파로 확인을 했고 관절주사와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충격과 피로누적으로 통증이 계속되는거면 관절와순이 의심되니 MRI를 찍어봐야 될 것 같다고 하시네요.

우선 주사와 약으로 당분간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아픈건 둘째고 당분간 수영을 못하는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 ㅜ

이전 대회 후기들을 좀 찾아보니 원래 그런 대회였더라구요.

애초에 저와는 결이 맞지 않는 대회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괜히 나가서 몸만 다쳤네요. ㅜ

올해 제가 출전해보고 대회가 괜찮으면 지역 동호인들과 내년에 같이 나가려고 했는데

대부분 수영스타일이 저와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셔서 제 얘기들으면 아무도 안 나가실 것 같네요.

장거리 수영에 관심있으신 분들 중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희소성 있는 대회이니 한 번쯤 나가보셔도 괜찮겠지만 저처럼 몸싸움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을 못하겠습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체력 다써서 내려올 때 운전이 너무 힘들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왼손 못 쓴 거 말고는 체력이 남아 돌아서 내려오는 길은 편했습니다.

다음주에 강사 실기테스트가 있어서

그 전까지는 어깨를 회복해야되는데 걱정입니다.

수영할 때는 강철어깨인데 외부충격에 이리 약할 줄은 몰랐네요. ㅎ

여기까지

수영을 하지 못하면 우울해지는

쿠크다스 어깨를 가진 자의 울트라수영대회 후기였습니다

댓글 2

tj11102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tj11102 (121.♡.242.90)
작성일 어제 16:23
이런 수영대회도 있군요 ... 수영에 몸싸움이라니 생각도 못했네요.

jerich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jericho (89.♡.101.170)
작성일 어제 16:48
고생하셨고, 완주 축하드립니다. 3.8Km 영상 본적 있는데 10Km는... 상상이 안되는군요.
https://youtu.be/Et3PGnCQaDA?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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