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용]사주와 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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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6.♡.112.157
작성일 2024.08.05 17:29
분류 시술·수술기
1,20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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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당직입니다. 남극은 저뻬곤 나머지 월동대원들은 한국 주식이 박살난줄 모릅니다.ㅋㅋ 나가기까지 비밀로 할까 생각하지만, 내일 당직이 분명 이야기할겁니다.. 오늘의 썰은 사주가 주는 맘의 평안함입니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운명을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과 사주가 합쳐져, 분만 시간을 요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산모가 그렇게 요구하면 다른 선생님에게 분만하라고 얘기합니다. 암튼....

전공의때, 가끔 제왕절개를 시간을 정해서(몇분까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분만은 날짜를 정해놓고 유도분만을 한 적이 있습니다.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전공의라 배우는 입장이고 뭐라 할 짬밥도 아니니 그냥 그러러니 했습니다.

보통 부모님들이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고, 수술실 들어갈 때 양가 부모님들이 산모에게 ‘잘 들어갔다와라’ 보단, 의료진에게 꼭 시간 맞춰달라고 하십니다. 남편이나 산모는 부담되게 얘기하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실 시간을 맞춰 제왕절개를 하지만, 앞수술이 딜레이 되거나 응급수술이 들어오는 경우 지체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 시, 산모는 척추마취로 하반신만 마취돼 의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시 산모가 걱정하거나 필요 없는 오해를 일으킬까, 극도로 말을 아낍니다. 법적으로 분만 시간은 마취 기록지에 적기 때문에, 마취과에 분만 시간을 환자가 원하는 시간으로 적어달라고 미리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뒤엔...알아서 상상하시면 그게 맞습니다....

그럼 시간에 맞춘 아기들은 운이 좋고 인생이 술술 풀릴까요? 제가 봤던 케이스 하나 말씀드리면, 제가 전공의 1년차에 들어갔던 제왕절개 수술서 시간 맞춰 태어난 아기가 3년뒤 음주운전 사고로 응급실에 들어와 운명을 달리한 케이스를 응급실 후배에게 들었습니다. 그럼 그 아기는 사주 때문에 3년이라도 산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믿고 싶은 마음이었던걸까요? 사주가 허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도 모르는 미래를 믿고 싶은 마음이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길 하고 싶었습니다.

보통 분만하면 남편과 시댁은 손주를 따라가더라구요…아기를 뱃속에서 10달을 키우고, 수술받거나 분만하려고 고생한 산모도 있는데요…..가끔 남자가 봐도 쫌 그래요….아빠는 가야합니다…등록하러…뭐 그렇다구요…


두줄요약

앞으로 손주나 조카가 나오면 아기도 좋지만….말이라도 산모부터 챙기자!!!

아기엄마 어떻냐고 물어라도 봅시다....앞으로 애기 키울라면 지옥을 맛볼텐데....


아래 링크는 남극 장보기 기지 기상대원이 만든 남극 장보고 기지에서 볼 수 있는 기상현상입니다. 관심있으면 보세요....참고로 오로라같은건 없습니다....ㅎㅎ 즐거운 퇴근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는데......

댓글 10 / 1 페이지

오일팡행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일팡행주 (121.♡.233.228)
작성일 08.05 20:05
추운데 고생 많으세요

지미니쓰님의 댓글

작성자 지미니쓰 (58.♡.174.6)
작성일 08.05 23:48
항상 잼난 글~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렌즈운 직접 보면 되게 멋질 것 같네요.

Lig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87.184)
작성일 08.06 12:15
(택일해서 날짜를 정하는 경우는 종종 들었는데 시간까지 요구하는 사람도 있군요.....)
분만해보니, 엄마와 아기, 이끌어주는 의료진 모두가 고생... 다 한 팀으로 느껴졌습니다.

자비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자비 (121.♡.181.136)
작성일 08.09 22:48
@Ligo님에게 답글 제왕시에 날을 잡는다, 택일을 한다.... 여기엔 시간도 반드시 들어가고,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몇월 몇일 13 : 26 ~ 15 : 25 까지 구체적으로, 또 14시~15시 근처면 된다, 라고 구체적으로....
또, 태어날 병원이 어디냐에 따라, 동해안이냐? 서해안이냐?.... 태양이 뜨는 시간이 다르니, 경도에 따른 시간 보정도 해 줘야 하구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사주란게.... 태어나는 그 순간, 첫 호흡에서 우주만상의 기를 받아 들이고.... 이게 그 사람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 따른 겁니다. 어떤 사주쟁이는 제왕은 본래 타고난 사주가 아니라서 어쩌구 합니다만....
제왕이던 자연이던.... 응애~ 우는 첫 호흡은 동일 하므로 운명에 끼치는 영향력은 동일하다고 봐야 합니다.

6미리님의 댓글

작성자 6미리 (222.♡.218.190)
작성일 08.07 13:47
남편은 아내 옆에 있고 싶어도 간호사샘이 자꾸 부릅니다;; 뭐 하고 뭐 하라고... ㅎㅎㅎㅎ
보호자가 저로 되어 있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게 제 일이더군요.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08.08 05:21
@6미리님에게 답글 아빠는 신생아실 아기 등록해야해서 일이 제법 있습니다.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을 이야기한겁니다....나중에 보호자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미혼모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humanitas님의 댓글

작성자 humanitas (78.♡.45.236)
작성일 08.12 03:58
80-90년대에 들어 봤던 이야기들인데....
지금도 그렇군요...

태어날 아기에게 뭐든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긴 했을 텐데...
이 시대에 까지....... 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드는군요...

optimum님의 댓글

작성자 optimum (39.♡.231.207)
작성일 08.14 13:32
나이가 드니까 사주에 관심은 늘었습니다만 태어난 시가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조합이니까 그럴 수 있겠네요.

자비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자비 (121.♡.181.136)
작성일 08.14 18:19
@optimum님에게 답글 일반적으로 월이 제일 중요합니다만, 일단 무시하구요....
확율적으로 년이 제일 중요한 사주 1/4.... 월이 1/4..... 일이 1/4.... 시가 제일 중요한 사주 1/4 이잖아요?
시가 정확치 않아도 나머지가 3/4 에 해당하니 시 없이 4주가 아니라 3주 만으로도 사주를 볼수 있는 것이구요,
아무래도 시가 정확치 않으면 보고 나서도 좀.... 찜찜하죠. ㅎㅎ

Rania님의 댓글

작성자 Rania (211.♡.22.89)
작성일 08.19 11:03
저희 아이가 개띠인데 임산부카페에서 그런 글이 올라왔던 기억이 나네요.
제왕절개 수술일을 잡았는데 달력을 보니 복날이라고..
그 글에 복날이면 좀 찜찜할 것 같긴 하다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고 저도 그렇겠다 생각했거든요.
사주를 맞추려고 수술 날짜 잡으려는게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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