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기지에서는 식사/ 반찬이 잘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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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야간당직이라서 남극썰을 풀겠습니다. 원래 별똥별 볼랬는데 현재 눈이 와서 오늘은 아무래도...한국은 덥다던데...참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긴 벌레도 없고 엄청 건조해서 코피가 나요...잡소리 집어치고....
음....장보고 기지에 오시면 맛보시겠지만 상상하실 수 있게 부족한 능력이지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세종기지와 장보고 기지는 별도 운영되서 식자재나 부식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식자재 선정은 극지연구소 기지 운영실에서 기지 특성에 맞게하고, 구매는 각 기지 총무가 합니다. 아주 약간의 자율권이 있어, 조리대원이 선호하는 식자재 구매 권한이 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세종기지는 칠레에서 상시 보급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장보고기지는 12월 하역때 한국에서 아라온호로 가지고온 식자재 보급이 끝나면 2월 뉴질랜드 현지구매 신선 식자재가 마지막 보급입니다. 2번 보급이 있습니다.
현재 장보고에는 18명만 있어서 상대적으로 식사 자율권이 있습니다. 먹고싶으면 먹고 먹기 싫으면 안먹어도 됩니다. 한국에선 안먹을 권리가 당연하죠? 여긴 밥때되면 무조건 먹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해가 뜨기 시작하고 외부 활동이 시작되면, 밥 안먹으면 못버텨요...그리고 음식도 기름진 음식이 많습니다. 에스키모인들이 기름을 많이 먹는 이유와 같습니다. 추위에서 피하지방 소비가 엄청납니다. 하지만 기름만 먹으면 병풍뒤에 향내 맡으러 갈 수 있어....서~~
부족한 엽록소와 비타민 섭취를 위해 소중한 연료와 물을 상추와 나눠요. 상추 묘목을 키워 잎사귀를 온실에서 주기적으로 얻고 있습니다.해가 뜨지 않으니 전기로 인공조명과 온도를 맞추고, 담수화 설비로 물을 주고, 영양분이 없으니 비료까지 줍니다. 글서 저는 그냥 센트룸 먹고, 건나물이나 식이섬유를 먹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뭐 그렇습니다. 암튼..
온실 출입은 허가된 대원만 허락되고 상추는 잘하면 일주일이나 보통 이주일에 한번 먹습니다. 그럼 다른 잎사귀는 안먹냐구요? 남극협약 때문에 종자를 남극에 들어오려면 외교부부터 온갖 부서가 일해야 되서 상추만 먹습니다. 다른 종자반입을 몰래하면 안되냐구요? 옆에 중국기지가 건설중이라, 다른기지서 중국기지 감시할려고 방문할 수 있어 항상 긴장합니다. 딱 중국만 찝어서 갈 수 없어, 옆에 있는 저희 기지도 올 수 있거든요...오면 종자, 폐수배출, 유류관리, 자연보호를 중심으로 들여다 봅니다. 그래서 상추만 키우고 먹습니다.
그리고 상추를 제외한 나머지 식자재는 모두 냉동이라서 산폐가 진행됩니다. 식자재에 특유의 산폐맛과 향이 있어, 간과 향이 강한 양념을 사용합니다. 주말에는 자율배식이라 주중에 남긴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데워먹습니다. 인간 음쓰 처리기입니다. 이태리 기지에선 보통 피자를 만들어먹고, 우리나라는 비벼먹거나 귀찮으면 안먹습니다. 뭐...하루 한끼먹어도 안죽더라구요...저는 잘 안먹지만, 다른 대원님들은 세끼 드시는 분도 있습니다. 기지에선 자기 식기는 자기가 청소하는게 원칙이라서 대부분 식기사용을 최소화하다보니 비벼먹거나 말아드시는 경향이...
하루종일 밤이라서 그런지 요즘 대원분들이 맘의 감기를 앓고 계세요. 그래서 먹는것도 시원치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 있으면 과자나 아이스크림 먹냐고 물어보시는데, 과자값이 비싸고 질소충전으로 부피가 큽니다. 아이스크림은 구매비용보다 운송비용이 어마어마하고 관리가 힘듭니다. 그래서 팝콘을 주로 튀겨먹습니다. 맛있습니다만 부식을 즐겨먹지 않고 풍족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혈세를 과자와 아이스크림으로 녹일 순 없죠....중요한 사실은....
밥먹고 똥싸면 정화조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서 분해합니다. 그래서 슬러지를 거르고 나머지 오수는 정화해서 바다로 방류합니다. 방류한 바닷물에서 소금을 뺀 담수화 과정을 통해 식수와 식물을 키우니 내가 싼 똥을 내가 먹는거나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여긴 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습니다. 똥 슬러지는 남극협약에 따라 한국으로 가져가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너무 길게 쓴 것 같아 오늘은 그만...궁금하신거 있으시면 댓글에 달아주세요...오늘도 땡큐~~빠이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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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3r9r0unD님의 댓글
그나저나, 남극기지쪽 지원은 변화가 없나요? R&D 예산 박살났을 때 특히나 걱정되던 부분이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히 잘 지내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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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도난마님의 댓글
태양열 집열판를 쓰지는 않나요?
(연료가부족하다시기에)
변의 슬러지를 한국으로 수거하신다구하셨는데 수거량이 많으면 혼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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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니쓰님의 댓글
이로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거니까, 럭키비키잖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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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까님의 댓글
미국처럼 맥도날드, 버거킹 컨테이너 공수까지는 못하더라도 기호식품은 충분히 전달이 되도록 배송 업무 처리가 구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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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달기님의 댓글
쉽게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곳에서 원하시는 연구 잘 마치고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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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님의 댓글
역시 현실은 잔혹(?) 하네요.
그래도 한번은 경험해 보고 싶은 생활이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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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비니님의 댓글의 댓글
고스트246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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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방뫙님의 댓글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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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까르고님의 댓글
임무 잘 마치시고 건강히 돌아오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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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리님의 댓글의 댓글
참고로 아라온 동생은 예산 부족으로 전부 입찰 안하고 있다죠?
까만콩애인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꼬끼님의 댓글
마션 참 재밌게 보았는데, 그런 느낌이 나네요.
타지에서 몸 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humanitas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