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평택 고덕 - 메이커 페어(Maker faire)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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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커피짱조아 175.♡.28.221
작성일 2024.10.08 10:32
분류 생활문화
69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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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앙과 다모앙에 연재합니다)

안녕하세요. 

평택 이야기를 연재중인데 잠깐 지금 준비중인 행사를 소개할겸 작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건 외전으로 봐주세요 : ) 


메이커페어는 말 그대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미국에서 시작해서 전 세계에서 1년 내내 진행되는 축제이자 꽤 큰 행사입니다. 매달 전세계 도시에서 다양한 규모로 열립니다.

대략 10년전 즈음에 메이커관련 책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보면 워낙 미국쪽에서 시작하고 규모도 어마어마해서 참가한다는 엄두조차 나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8년 우연히 도쿄에서 메이커페어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안그래도 일본여행을 계획중이었고 직업이 아동미술 선생님인지라 업무에도 도움이 될거 같아 겸사겸사 참가했습니다.

난생 첫 메이커페어 참여

매년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에서 열립니다. 빅사이트는 대략 우리나라 코엑스와 비슷한데 체감상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역삼각형 지붕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안으로 들어가면...


어느 축제나 마찬가지로 메인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때는 아이들이 다양한 재료로 자동차를 만들어 굴려서 누가 1등하는지 대결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어마어마한 부스들이 거의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보통 유럽쪽 메이커 페어를 보면 야외에서 대규모 공연이나 거대한 작품같이 스케일로 승부를 본다면 일본은 특유의 작고 특이한 느낌의 부스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수백명의 메이커들과의 만남, 

그리고 엄청난 작품도 있었고 아주 단순한 작품도 전혀 거리낌 없이 전시하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골판지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골판지로 다양한 인형을 만들었네요^^;; 


이 때의 경험이 제 교육 철학으로도,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정하는데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단 만들기라는 분야 자체가 미술쪽에서는 저학년을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방편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영어나 수학에 비해 미술, 특히 만들기는 그저 재미를 위한 활동으로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로

메이커 페어에 참석하고 난 뒤로 바로 원장님께 이렇게 멋진 페어가 있다. 나중에 학원 아이들을 데리고 꼭 가보고 싶다. 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몇달 후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무려 프랑스 메이커 페어에 호스트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사실 비용도 제법 들고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것 자체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이 금액을 과연 납득하시고 입금하실까' 생각했지만 빠르게 정원은 마감되고 부모님들은 바로 이체하셨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에게서 일주일간 해방 + 듬직한 선생님들이 아이가 좋아할만한 곳만 다니고 + 메이커 페어 호스트로 참석해서 다른 나라 친구들과 만나고 + 심지어 파리 미술관도 가고 + 게다가 밤에는 선생님들과 베게싸움까지? 


= 공지된 가격은 완전 혜자다!


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는 동안 새벽에 와서 선생님과 함께 준비하고...


이후에 엄청나게 몰려왔습니다.

그당시 파리 시민과학관에서 열렸는데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고 전체를 대관해서 진행한터라 거의 파리에 있는 모든 초중고에서 온 것 같았습니다.


사실 만든건 단순합니다. 

글루건으로 팽이를 만들어서 함께 노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계획안을 구글 번역기로 번역 후 접수했는데 놀랍게도 통과 메일이 왔습니다. 


이후에 2019년 스페인 메이커 페어도 참석하고 그리고 2020년에는 원래 싱가폴 메이커 페어를 계획했습니다만...

2020년... 다들 아실겁니다.-_- 코로나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되고 학원의 존재조차 위험해지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작년 2023년 다시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메이커페어 서울이 열렸습니다.

2023 서울 메이커 페어

이때 평택에서 숙식노가다를 주6일하는 도중에도 재빨리 신청해서 다시 호스트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재활용 종이를 활용한 종이프라모델과 팽이를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올해에도 어김없이 메이커 페어에 한 부스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메이커페어는 동대문 DDP 광장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공지는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https://science.seoul.go.kr/culture/science/read?menuId=15&progMstId=756


메이커 페어는 어떻게 가나요?

-(서울의 경우) 관람은 무료입니다. 물론 커머셜(상업용도)팀은 판매하는 제품들을 구입하거나 유료로 체험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료입니다. 그냥 편하게 놀러오셔도 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7시까지입니다. 이번에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하고 주차가 어렵기 때문에 5호선 동대분디자인역사역에서 내리셔서 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호스트로는 어떻게 참여하나요?

-호스트 참여는 보통 3,4달 전부터 모집합니다. 보통 메이커 페어 공식(미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akerfaire.com/upcoming-faires/

이곳에서 앞으로 있는 메이커페어 정보가 있고 대략 3,4달 전에 모집하는 걸 계산해서 해당 메이커 페어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메이커 페어 홈페이지를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파리의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구글폼으로 신청 했고 서울 메이커 페어도 인스타,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이 올라옵니다. 때문에 관련 SNS를 팔로우 해서 일정을 공유 받는게 효율적입니다. 참고로 올해 서울 메이커 페어는 6월부터 메이커 접수를 했습니다.


메이커 페어도 등급이 있나요?

-있습니다. 

    1. 플래그십 메이커페어 (Flagship Maker Faire):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메이커페어 본부에서 직접 주최합니다.뉴욕이나 베이에어리어에서 개최. 

    2. 피처드 메이커페어 (Featured Maker Faire): 중간 규모의 행사로, 플래그십 행사보다 작지만 미니 메이커페어보다는 큰 규모입니다.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받으며,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참여합니다.

    3.  미니 메이커페어 (Mini Maker Faire): 지역 커뮤니티에서 주최하는 소규모 행사로, 메이커페어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진행됩니다. 주로 지역 메이커와 커뮤니티 참여에 초점을 맞추며,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방문객이 참여합니다.


제가 다녀온 서울, 도쿄, 파리는 피쳐드 등급이었고 스페인은 미니 메이커페어였습니다. 

하지만 다 같은 피쳐드는 아니었습니다. 

파리>도쿄>>>>>>서울

다만 파리는 교육적인 목적이 강합니다. 주 방문객이 학교였다면 도쿄는 그야말로 개인 메이커들, 살짝 오타쿠 느낌의 메이커분들,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서울은 뭔가 애매합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메이커 페어 자체가 아직은 많이 생소합니다. 주변에서 90% 확률로 '메이크업 페어', 화장하러 가냐고 물어봅니다. 


당신은 작년에 무엇을 했나?

평택에서 숙식 노가다를 하면서도 아이들 수업에 대한 갈망도 깊어져 갔습니다. 평택으로 오라고 한 사람도 이전에 함께 했던 선생님, 바로 윗 사진에 프랑스에서 함께 엄지척을 하고 찍은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먼저 퇴직하고 평택에서 일하면서 '돈을 좀 모으고 싶으시면 꼭 한번 내려오시라' 라는 말을 했고 실제로 퇴직한 후 선생님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그 선생님도 돈은 모으고 있지만 아이들 수업에 대한 그리움, 향수를 항상 느끼고 있었습니다. 가끔 만날 때 마다 프랑스 메이커페어 준비할 때 고생한 것들, 스페인에서 지하철표를 사기당했던 일 등을 낄낄거리며 얘기했습니다. 그 친구는 여전히 저를 학원때의 직급, 부원장님이라 불렀습니다. 심지어 현장에서 만나도 멀리서 '부원장님~!' 이라고 해서 민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 선생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내가 월급주고 고용하고 싶은 사람' 


이었습니다.


워낙 덩치도 크고 미술적인 감각도 뛰어나고 하나를 알려주면 다음날이면 어떻게든 연구해와서 몇배로 정보를 가져오는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워낙 고생하며 자라서 그런지 싹싹하고 생존본능이 뛰어난,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의 눈을 보니 평택에서 일하며 여전히 수업에 대한 그리움이 눈에 그렁그렁 맺힌게 보였습니다. 


다음 날도 현장에서 일하고 점심시간때 쉬면서 문득 그 친구의 눈빛이 아른거렸습니다. 그리고 메일함을 보니 메이커 페어 호스트로 참가할 수 있다는 접수결과가 왔습니다. 바로 그 친구에게 전화했습니다.


네! 부원장님!


여전히 밝은 목소리에 나를 반장이라 하지 않고 부원장이라 불러주는 유일한 녀석입니다.


그 친구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했습니다. 


"너 나하고 일하나 하자'


(이어서)

댓글 5 / 1 페이지

히어로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히어로즈 (14.♡.239.138)
작성일 10.08 13:38
이런 전시도 있군요.
이번주에 일정이 있어 구경 못가지만,  꼭 기억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컨텍스트님의 댓글

작성자 컨텍스트 (125.♡.41.31)
작성일 10.08 23:23
우리나라도 메이커페어 행사를 하는 것 같긴 했는데, 관심은 있었는데 직접 가보진 못했네요,

이렇게라도살자님의 댓글

작성자 이렇게라도살자 (124.♡.16.206)
작성일 10.09 09:58
제 애가 완전 좋아할 전시회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네요.

Realtime님의 댓글

작성자 Realtime (75.♡.158.112)
작성일 10.09 13:15


제가 아직 한국 살던 2013 이전에는 메이커페어, 구글핵페어 등등에 자주 참여 했더랬습니다. 2012년엔 운 좋게도 도쿄 메이커페어에 참여하는 즐거운 일도 있었더랬죠. 그 때는 빅사이트가 아닌 그 옆의 국립과학미래관에서 열렸었죠. 안 통하는 영어로 일본 주최측 및 방문객들을 곤란하게 했던 기억 입니다 ㅎㅎ 역시 도쿄의 행사 인지라 4층짜리 전시관 건물을 꽉 채운 부스들과 그 다양함이 대단하긴 했죠. 전자나 IT 뿐 아니라 미술 쪽으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아 제게도 공부가 꽤 되었더랬습니다.

당시 한국에선 한빛미디어가 정말 많이 힘 써 주었는데, 요즘은 조금 더 다양한 단체가 주최를 하나 봅니다. 첫 메이커페어 서울은 서교예술센터에서 열렸었고, 구글핵페어는 강남 cnn 비즈센터에서 열렸었네요.

https://developers-kr.googleblog.com/2012/10/google-hackfair.html

찾아보니 당시 링크가 살아 있네요. 제 작품도 이 중에 껴 있습니다 ㅎㅎ

커피짱조아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커피짱조아 (175.♡.28.221)
작성일 10.11 10:56
@Realtime님에게 답글 와우 구글도 핵페어 라는게 있었군요! 도쿄 메이커페어 호스트 참여! 저도 언젠가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서울 메이커 페어는 석유저장고 문화비축단지? 거기서 하던거 보러간게 처음이었네요. 빅사이트의 규모에도 놀랐지만... 국립미래과학관도 엄청 크다고 들었습니다.. ㅋㅋㅋ 그때 풍경이 왠지 예상이 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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