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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용]제왕절개와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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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2024.07.22 06:47
분류 시술·수술기
3,121 조회
20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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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문신이야기가 나와서.....새로 시작된 월요일 아침 기분좋게 시작하시라고 썰 하나 풀어드리겠습니다.


한줄요약: 문신하고 사고나지 말자. 아니면 문신하고 돈 많이 벌자....


주한미군 가족중 흑인 산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피부가 검정색이면 백인보다 잉크가 많이 듭니다.

그래서 피부과서 흑인 문신제거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당연히 검정피부에 들어간 잉크양이 많겠죠.

도화지를 생각하시면됩니다. 다크 브라운 컬러에 블랙을 보이게 하려면 화이트에 비해 더 힘들죠.

이 이야기는 문신하는데 통증이 더 크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원체 서양사람들은 통증에 민감합니다.

글고 통계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문신을 더 많이 합니다.


각설하고 흑인 산모가 병원에 분만하러 왔습니다. 아기가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

제왕절개 수술이 결정되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 동의서를 받으러가서 겪은 썰입니다.


나)와썹…..알다시피 니 베이비 포지션이 낫굳이야….

환자)아이 노우….쏼라쏼라(굳이 듣지 않습니다. 대부분 자기 힘들단 얘기라)...

나)암 쏘리….수술 동의서야….일반적인거니깐 읽고 구체적인 수술 프로세스를 설명해줄꺼야…

환자)어디에 싸인하면돼?(읽어보지도 않았음)

나)왜 않읽어봐? 읽어보지그래(속으론 와우…쿨녀구만…빨리 끝나겠어…ㅋㅋ)

환자)언니 수술할때 봐서 알아(언니도 저희 병원에서 수술받았더라구요.) 옆에 있던 언니가 웃고 있었음….

나)사운스 그레잇…..글면 수술에 대해서도 설명 필요없어?

환자)응…대신 내가 원하는 썸띵이 있어….

나)(그래 내가 다 들어주마…..) 에니씽 유 원……렛 미 노우…..

환자)언니가 문신했는데 문신이 수술하고 맞지가 않아….그래서 문신 지우고 다시해야해….돈이 많이 들어…..


뭔 개솔인가…애 낳으러와서 문신 타령을 하는가….하지만 쿨하게 오케…수술하는 의사(오퍼레이터)에게 말할께…동의서에 인시젼 사이트(수술 절개부위) 문신을 잘 페어링해달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놨습니다. 글고 수술방에 들어갔는데 비키니 라인이라는 빤스라인에 문신이 되어있었습니다. 골때리는게 뭔 글자인지 모르겠는데 라틴어가 쏼라쏼라 써있었습니다. 문신이 거의 수술 절개부위를 넘어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 환자가 수술하고 피부봉할할때, 문신이 틀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교수님은 고민도 안하시고 자리를 바꾸자고 하십니다. 이 의미는 본인이 수술 어시스트를 할테니 저보고 오퍼레이터(집도의)를 하라겁니다. 당시 교수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노안이 살짝있으셨는데 피부 봉합은 교수님보다 젊은 제가 더 잘하거든요….암튼 제가 수술하고 꼬매야 되는데…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라틴어 글씨가 멋지게 써져서 한문 초서체처럼 꼬부라지고 끝이 튀어나오고….정말 난관이더군요….


보통 제왕절개는 마취부터 환자 깨울때까지 한시간 안짝에 끝나는데…그 환자는 2시간 걸렸습니다….그 다음 수술 딜레이되서 욕먹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절대 문신환자 수술부위 맞춰달라는 요구는 들어주지 말자. 그리고 문신하고 사고나지 말자…..문신하고 수술하면 난감할 수 있습니다…..지우고 다시 문신해야해서 돈이 많이 들수있다….뭐 그렇습니다…일주일 잘 보내세요…..


p.s) 나중에 감사의 편지도 받았습니다. 고맙다고...뭐가 고마운건진 모르겠습니다만...아마도 문신이 아닐까....통증조절도 빵빵하게 해줬는데....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13 / 1 페이지

jooniyah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jooniyah (183.♡.12.185)
작성일 07.22 08:27
ㅎㅎ 덕분에 출근 잘 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gift님의 댓글

작성자 gift (180.♡.248.31)
작성일 07.22 08:27
생각지도 못했는데, 수술로 문신이 틀어지면 난감하기도 하겠네요. ㅎㅎ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07.22 08:34
@gift님에게 답글 건달 아재야 칼빵이 영광의 상처일 수 있겠지만....미용목적의 문신은 칼빵이 보이질 않게 봉합하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문신이 틀어지면 레이져로 지워야하는데 오백원짜리 동전 기준으로 돈을 계산하나봐요...암튼 흑인 환자 말로는 문신이 틀어지게 봉합하면 그냥 문신 비용대비 15배 더 든다고 했습니다.....

gift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gift (180.♡.248.31)
작성일 07.22 08:39
@일리악님에게 답글 환자분이 감사할만 했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

눈팅이취미님의 댓글

작성자 눈팅이취미 (182.♡.218.38)
작성일 07.22 10:08
헉.. 문신 맞추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으아..;;

DoctorAh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octorAhn (218.♡.107.4)
작성일 07.22 19:25
고생하셨습니다. ㅎㅎ

나무와숲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나무와숲 (211.♡.65.49)
작성일 07.22 20:07
글로만 읽어도 머리아픈 작업을 하신 것 같네요. ㅋ 수고하셨습니다.

열심히살자님의 댓글

작성자 열심히살자 (221.♡.182.138)
작성일 07.23 15:25
이번 글도 재미있습니다!

diynbetterlif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iynbetterlife (220.♡.37.28)
작성일 07.24 19:43
와... 의술에 더해 미용까지.. 고생이 배로 들었군요. ㄷㄷ

일리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일리악 (203.♡.180.14)
작성일 07.24 20:52
@diynbetterlife님에게 답글 그냥 오지랖이 넓어서 고생한거 아닐까요?

Run4Fun님의 댓글

작성자 Run4Fun (14.♡.242.238)
작성일 07.25 11:02
문신 부위 봉합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는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고생한 썰은 듣는 입장에선 항상 흥미진진하네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래서 책이든 드라마나 영화든 똥줄 타게(?) 만드는 게 재밌는 거 아닌가 하는 뻘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INIG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INIGO (39.♡.8.58)
작성일 08.02 16:57
보통 그런 특약에 대한 할증같은건?? 없는가요???
일반 슈쳐에 비해 훨씬 어려우셨을것 같은데요.ㅎ
각설하고 고생하셨고 재미있게 글 봤습니다!

gksrjfdma님의 댓글

작성자 gksrjfdma (58.♡.220.53)
작성일 08.08 06:20
이런 일도 있겠군요
재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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