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8/8) 오늘의 한 단어 -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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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8.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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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조회
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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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방법 =
어떤 한 단어를 출제하고, 3줄로 된 글 쓰기를 해봅시다.
( 3줄이 넘어도 괜찮습니다. )
( 개그, 푸념, 에세이, 소설, 댓글, 일기, 언어유희.. 모두 괜찮습니다. )

저도 글 쓰기를 해볼께요.
( 본인 만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보세요. 릴레이소설 아니어도 됩니다. )

*
이 또한 놀랍지 아니한가, 내 안에 이런 본성이 숨겨져 있다니,
무덤덤하고 냉소적이라 생각했다. 타인에 대한 관심.. 그런 건 남이나 하는 거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나 외에는 별로 관심이 끌리는 게 없다.. 라고 생각했다.
맥이 풀린 듯 쓰러지고 있는 그 노인을 발견했을 때,
내 의식과는 무관하게 나는 벌써 달려가 넘어지던 그를 붙들고 있었다.

나는 무덤덤하고 냉소적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



* 앙님도 단어 하나를 출제해주세요. 저도 참여해보겠습니다.


// 글쓰기 모임
https://damoang.net/writing

댓글 8

하늘걷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걷기 (121.♡.93.32)
작성일 08.08 11:55
처음에는 우연이었다.
누군가가 눈이 가려워서 긁다가 눈 흰자위에 작은 선들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바코드.

인터넷에 올렸고 글을 본 사람들이 자기 눈을 확인해 보면서 누구는 바코드를 발견하고 누구는 아무것도 발견 못했다.
스캐너로 확인해 보면 문구가 뜬다.

<등록이 안 되어 상품을 확인하지 못합니다.>

누구는 외계인의 짓이라 했고, 누구는 짐승의 표라며 종교적 이유를 들이댔고, 누구는 로봇이나 안드로이드라고 주장했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08 12:00
@하늘걷기님에게 답글 그들이 들이닥친 것은 불과 며칠도 걸리지 않았다. '미등록 상품들의 수거'라고 하던가..
그렇게 인류의 절반이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남은 절반은.. '등록 상품'이었던 거지. 나를 포함해서.

잘 쓰셨습니다. ^^

사미사님의 댓글

작성자 사미사 (221.♡.175.185)
작성일 08.08 12:12
길을 가다 갑자기 멍해져 잠시 쉬었다. 저 멀리 풍경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려보려 했다.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번쩍이는 무언가가 지나갔다.
피곤해서 잘 못 본 거라며 잊고 집으로 갔다. 비밀번호가 틀리다. 열쇠 구멍이 맞지 않는다.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없는 번호라며 끊겨버린다. 인스타그램에 접속한다. 아이디는 내 것이지만 처음 보는 사진들로 가득하다.
분명 한국이고, 서울인데 어떻게 된 걸까? 익숙한 곳이지만 알고 있던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는 이곳은 어디일까?
아까 눈앞에 번쩍였던 빛이 떠올랐다. 정체가 무엇이었을까?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08 12:19
@사미사님에게 답글 다시 한 번 번쩍. 여긴.. 내 집 앞이다. 현관문, 익숙한 비밀번호를 누르니 띠리릭.. 잠금이 풀린다.
방 안에 들어와 멍한 상태로 침대에 앉아 있다. 분명 무슨 일인가 있었다, 아니 있었었다.
같은 모습이었지만 다른, 같은 세상이었지만 다른. 이건 착각이 아니다.

다시 한 번 번쩍. 침대 시트가 다르다. 이런 취향이 아니다. 벽지도, 조명도.. 난 누ㄱ..
다시 한 번 번쩍. 뭐야? 무슨 일이야..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번쩍..

눈을 떴을 땐, 하얀 복장에 기괴한 마스크를 쓴 몇몇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움직임이 기괴하다. 나, 나는..

잘 쓰셨습니다. ^^

마성의물방개님의 댓글

작성자 마성의물방개 (125.♡.111.103)
작성일 08.08 12:17
니체는 삶이 지루함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지루함을 벗어나려면 늘 새로움을 발견해야 한다.
매일 가는 출근길에서도 앉아있는 책상에서도
놀라움을 발견해야 한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08 12:24
@마성의물방개님에게 답글 자각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보이는 것이 진실인지, 느껴지는 것이 진실인지, 생각하는, 아니 생각되는 것이 진실인지.
진실이라는 것이 진실인지, 이 도도리표처럼 계속되는 물음들이 진정 나의 물음인지.
깨닫는 데에는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나를 풀어내면 더 깊이 묶여 있는 또 하나가 나타났고, 또 그 하나를 풀어내면 더 깊이 묶여 있는 또 하나가 나타났다.
끝끝내 풀리지 않는 매듭 속에 파묻힌 채 끝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 들던 어느 날, 그가 다가왔다.
"시간이 되었군요, 준비..는 되셨나요?"

잘 쓰셨습니다. ^^

멀리가장님의 댓글

작성자 멀리가장 (223.♡.207.10)
작성일 08.08 13:11
투둑, 투툭.
이상한 소리에 급하게 몸을 세웠다.
'뭐지?'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서늘해졌다.
'그건가?'
주변에 사람은 없지만 다리를 오므렸다.
손을 넣어 확인한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발견되지 않아 더 서늘해졌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08 13:14
@멀리가장님에게 답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굴러.. 간다? 대굴대굴.. 잘 고정해주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셨는데.
난처하다. 최대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아야 한다.
저 굴러가는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저 구멍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아아.. 잰걸음으로 나는 그렇게 따라가고 있었다.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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